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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웨이 (The way) - 인생을 걷는 시간들

2011. 7. 9. 14:20 Film Diary/Review




울수 있다는건 참 감사한 일이다. 제서야 슬그머니 어른이 되어감을 공감하게되는 요즘, 불시착의 공허함과 숙명적 불안 사이에서 가끔이나마 눈물흘릴 수 있음에 감사해한다. 누군가 나를 바라볼때 비생산적이며 합리적이지 못하다 여길 수 있는 너무나 잦은 습관들. 영화와 술. 언어와 공상만으론 풀리지않을 현실의 고립타분한 매듭에, 안으로든 밖으로든 어느 방향이건 울음을 끌어내 다소간이나마 찰나의 일탈과 황홀한 느슨함을 경험토록 해주는 이들과의 만남이 나이를 먹어갈 수록 더욱 잦아지고 점점 진솔해져 가는것 같다. 운다. 운다는 것. 영화를 사랑하는 첫번째 이유를 요즘에서야 찾게된것 같다. 특히 어젯밤 나와 만나게된 이 작품은 내 마음속에 마르지 않을 추억과 인생살이의 근원적 원동력이란 이름으로 비처럼 흘러내려 평생을 고여있길 바라기에 이곳에 속삭이고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도 싶었다.

사실 이 작품을 감상하며 간간한 맛의 눈물을 많이 흘린건 아니였다. 허나 눈에 보이는 것만으론 우리네 광활한 감정폭을 온전히 묘사해낼 순 없다고 믿는 이중의 하나로서 어젯밤의 나는, 마음속으로 또한 생각과 다짐의 어느 계곡속으로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려 보냈다고 믿고싶으며 그 점에 대해 굉장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어쩌면 안으로 운다는건 지나치게 개인적인 표현일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나는 감상과 경험에 있어 감동과 자극의 반응을 눈물로서 표하는 편이다. 그러하기에 단순히 물방울의 흐름정도로 간단히 설명하기는 아쉬운 구석이 있었다. 극장을 나서고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멍하니 엔딩 크레딧을 바라볼때 비록 눈시울은 촉촉할 뿐이지만 지나간 인생살이와 머나먼 가능성을 향해 장마빗마냥 사정없이 흘러내리는 후회와 시기란 이름의 눈물들은 도구적 신파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생각과 행동들을 정화시켜 준다. 그 시립고 애틋한 몽롱함을 느낄때면 나는 안으로 울었노라... 라며 숨막히는 일상의 강박대기를 참아낼 활력과 위안을 얻는다.  




티나지 않을 흐느낌을 한참 토해내고 나면 해당 작품들의 중심에는 후회와 시기의 동경심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The way> 는 이 두가지 감정선을 가지런히 엮어 나의 눈과 귀 속으로 화사하게 미끄러져 들어왔다. 사실 자신의 경험을 명확히 전달할만한 약간의 감상과 최소한의 정보전달만으로 영화에 대한 추천사로서 충분함을 절감하는 나 이지만 오늘 만큼은 이쁘고 온전한 형태의 기록으로서 이야기를 끝마치고 싶어졌다. 인간이 맞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중 하나인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서글픈 부모의 시선으로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악의 비극을 통탄의 신파가 아닌 삶의 과정, 화합의 도구로서 넘겨내는 <The way>의 사정에 대해 조금은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겠다.

넉넉한 안과의사이지만 한편으론 한없이 공허한 아버지이기도 한 탐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반복적인 업무와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던 어느날 프랑스에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유감스럽게도 당신의 아들인 대니얼이 어젯밤 사망했다는 소식. 소중한 이들을 몇번이고 떠나보낸 그이지만 핸드폰 하나 지니지 않은채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은 예상치 못한 절망으로서 다가오게 된다. 아들의 시신을 데려오기 위해 곧장 프랑스로 향하게된 탐은 싸늘한 아들에게 다가가는 시간,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후 유품을 매만지는 시간, 그 잔인한 진공의 시간속에서 자신의 뜻과는 반대로 자유와 깨달음을 위해 그간 쌓아온 모든것을 뒤로한 채 여행길에 올랐던 대니얼의 뒷모습에대해 생각하게 된다. 여행을 떠나기 전 아들과 겪게된 사소한 마찰, 그리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아들의 속마음. 죄스럽고 의아한 마음들은 그의 어깨에 아들의 가방을 둥여매게 만든다. 현지에서 대니얼을 화장시킨 탐은 가방속에 대니얼의 흔적을 간직한채 자신의 아들이 끝까지 밟아보려 했던 산티아고의 기나긴 순례길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중간 중간 대니얼의 흔적들을 순례길 이곳 저곳에 흩뿌리며 부자는 800km 의 대여정을 함께한다.  

   


생각해보면 영화를 아무리 많이보아도 눈이 매서워지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The way>를 내 생의 영화로 당당히 들어올리는 이 과정에서도 완성도의 견고함에 대해선 보증을 설 수 없을것 같다. 어찌보면 상투적이고 보수적인 작품이란 생각마저 할 수도 있겠다. 이순을 훌쩍넘긴 노년의 자기반성과 화해의 여정.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광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와 인물들. 마치 산티아고의 순례길 곳곳에 대형 스피커들을 박아놓은듯이 끈질기게 흘러나오는 일생살이의 배경음들까지, 로드무비의 과욕과 가족을 바라보는 감독의 평이한 시선은 <The way>를 평작으로 끌어내렸다. 매체지향층의 공통적인 사회관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더 많은 영화인들이 가족을 그림에 있어서 대안을 이야기하며 전복적인 사고를 꾀하고있다. 물론 장르적 관습으로서의 뻣뻣한 가족관 묘사에는 반기를 드는 편이다. 모두가 한결같이 담아내고있는 비슷한 틀속의 나태한 가족관은 되려 클리쉐의 이름을 넘어 환상동화를 읽는 느낌이 들어 불편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The way> 가 부자간의 이해와 화합을 다루는 가족영화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내가 사랑하는 <The way> 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대니얼이란 인생의 회전문을 만난 탐의 다리저린 성장통이었다.

세상의 모든 로드무비는 곧 성장영화이기도 하다는 이야기.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펼쳐진다. 일탈을 통한 내면으로의 여행을 보고있자면 클리쉐의 적극적인 활용이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다. 일탈과 여행이란 단어를 바라본다. 인간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듣고 읽고있지만 저 단어들에 바라는 기대치는 독특한 목적성이 존재하리라 믿고 있다. 사랑과 함께 우리가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도 용감한 순간들. 항상 갈구하게되는 저 행위들의 순간들은 그 자체로서 환상이자 그것은 곧 한차원을 뛰어넘어 보편의 영역으로 들어가버린 구역이라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인류가 일상에선 겪기힘든 예외의 순간들. 그곳에는 모두의 마음을 뜨겁게 지피는 비슷한 굴곡과 비슷의 향기의 길들이 존재한다. <The way> 는 일탈과 성장의 평범한 환상들을 여행자들의 상상로를 따라 펼쳐낸다. 산티아고의 기나긴 순례길.       






전체적인 분위기와 태도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인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결정적으로 마음 깊숙한 곳에 남몰래 숨겨놓은 열망과 컴플렉스를 부추기고 위로해줄 만한 순간순간의 요소들이 필요하다. 극 초반 탐은 아들을 공항까지 바래다주며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내 인생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건 내가 택한 인생이다.' 여기에 이어지는 대니얼의 대답은 이 영화의 주제인 동시에 영화전반의 여정을 설득시켜주는 중요한 이야기다. '인생은 택하는게 아니에요, 아버지. 살아내는 거지' You don't choose a life, you live one. 일년전쯤 <시> 의 미자와 그녀를 그려낸 이창동 감독을 바라보며 나와 영화 사이가 친구이자 사제지간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었다. 그것과 맞닿은 맥락에서 나는 탐과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감독에게 삶의 태도에 대한 긍정적인 가르침을 얻었다. 명확히 밝힐순 없지만 앞으로의 30여년을 살아낼 근원이자 그 이후의 삶과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에 관한 소중한 지표가 될것이다. 역시 운명에는 상황의 연이 필요한것 같다. 짧은 호흡이었지만 30여일간을 테두리 밖으로 나서며 새로운 땅을 걷고 새로운 곳의 공기를 마시는 일의 가치를 체감한 요즘, 어느 고집스런 노인의 하나하나의 발자욱들이 선명히 가슴속에 자국을 내는듯 하다. 

또하나의 사랑스런 습관은 탐이 기나긴 여정속에서 만나게된 세 여행자들의 존재와 그들끼리 나누는 마법같은 순간의 눈빛이다. 각기다른 국적과 각기다른 목적으로 산티아고에 오른 네명의 동반길은 그들 생의 딱 한번만 존재하는 황홀한 조합이자 마법같이 멈춰진 시간으로서 평생 그들의 기억속에서 머물것이다. 어찌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로망일 수 있겠지만 요즘의 상황에서는 이들의 옅지만 운명적인 우정에 짠한 동경이 남는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20대 청년으로선 상상조차 해보지 못할 낭만적인 그림이다. 요즘들어 우리네 만성적 불안에 공포와 혐오를 느끼고 있다. 점점 나이가 들 수록 한정적인 범위로 집중되어가는 인간관계에서 미묘한 고독을 느끼게 된다. 얼마전 기이한 경험을 했다. 몇년을 알고 지내온 이들과 함께한 자리, 너무나 당연하게 한가지 이야기에 목을 메고있는 기괴한 커뮤니케이션. 취직과 합격역시 분명히 생의 중요한 과업이지만, 서로의 불안감을 안정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무의미한 위로를 이끌어내는 못생긴 화법에 주변 모든것들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우리가 살아내는 이 사회의 환경속에선 자연스럽게 끌어내기 힘든 저들의 일탈적인 생의 대화와 화합은 역시나 운명적인 궤를 함께하며 내 가슴에 불을 지폈다.

나는 <The way> 가 참 좋다. 이게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종합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표현일것 같다. 지나치게 작품성에 대해 딱딱한 시선을 지닌 이가 아니라면 한번쯤 좋은 경험으로서 동반해볼만한 여정이 아닐까 싶다. 시기적으로도 참 적절할때 만났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될것 같다. 영화를 관심있게 지켜본지 10년 정도가 흐른 지금,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그 이유에 대해 진심어린 공감과 이해가 가능한 때가 온것같아 더욱 기분이 좋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배우의 부족한 자질과 역량을 지적할 순 있어도 그들의 연기가 훌륭할 경우에는 별다른 말이 필요없는것 같다. 평범한 관객의 형언이 무의미할 정도로 그들은 진지했으며 또한 열정적으로 불탔으니. 참고적으로 영화관람의 독특한 재미가 될것같아 한가지만 더 이야기하자면 영화의 주연을 맡은 마틴쉰의 아들인 에밀리오 에스테베즈가 본 작품의 연출과 아들역인 대니얼을 함께 맡았다. 이런 지극히도 사적인 관계를 알고보면 그들의 연기사이에 흐르는 독특한 대기역시 추가적으로 발견할 수 있을것 같다. 
       



시종일관 걷고 걷는 작품이기에 사운드트랙은 빼곡히 작품의 배경을 체우고있다. 이곳 we7에서 <The way> 의 사운드트랙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니 작품을 본 후 음악의 잔향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 생긴다면 여유로운 주말 아침 이 음악들을 들으며 생각과 다짐들을 정리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춤추는 그대들의 세가지 모습

2011. 7. 1. 14:34 Film Diary/Just Three

삼합의 안정감을 선호한다. 자신들의 몸을 포개어 서로의 근거와 예증이 되어주는 어떤 세가지 것들의 모임. 한가지 컨텐츠를 단단히 구축해낼 자신감도 없기에 이와같은 기획에 내 부족함 역시 기대보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경계와 제한이 존재치 않는 자유로운 공간이 되었으면한다. 비록 사소한 단서가 되더라도 차곡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영화적 감흥이란 이름으로 머릿속에 오래토록 축적되어가는 '순간'과 '사건'의 이야기들이 미련의 여지로서 굳어지기전에 스케치 정도를 기록하고자 한다. 블로그의 존재가치에 대한 의문을 갖고 슬며시 권태의 길로 접어드려는 찰나 본 카테고리의 글들이 새로운 활력과 동력으로서 유일한 취미생활이 수면아래로 가라앉지않게 날 잡아줬으면 한다.     


세점을 잇는 첫번째 이야기는 춤추는 그대들의 모습이다. 사실 영상을 편집해놓은건 4월 경이었다. 당시의 주 목적은 오마주의 어느 단면에 대한 흥미거리였다. 장 뤽 고다르의 64년이 할 하틀리의 92년에게 그리고 94년의 타란티노에게, 최종적으로는 2009년의 정성일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는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영상을 한두번 돌려볼 수록 최초에 선물받은 뮤지컬씬의 달콤한 감흥이 확연히 줄어듬을 느끼게 되었다. 왜 일까? 매일매일은 과장이지만 이따금씩 3명의 젊은이들이 어느 한적한 카페에서 즐기는 순간의 군무들을 떠올리며 고민해봤다. 

두달사이 몇권의 책을 훑으며 몇번이고 마주치게된 이름이 있었다. 진켈리, 그리고 그 중에서도 <파리의 미국인>. 뮤지컬 장르의 분명한 역사이자 보물같은 순간인 본 작품의 모습에 대한 기억을 더듬다보니 극단의 위치에서 색다른 뮤지컬씬을 연출해낸 세 작품들의 단서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야기를 빌려온다. 
「 나는 항상 영화속의 뮤지컬 신들을 좋아했다. 특히 '뮤지컬 장르가 아닌 영화' 속의 뮤지컬 신을 더욱 좋아했으며, 고다르 영화 속의 뮤지컬 신을 가장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의 영화에선 갑자기 뮤지컬 장면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그 신은 매우 매혹적이다.그리고 뮤지컬 장르에 속하는 영화가 아니기때문에, 뮤지컬 신을 삽입하려면 영화의 흐름을 잠시 멈추어야 한다. 그 점이 영화를 더욱 달콤하게 만든다.     

어느정도 생각을 정리한 후에 읽게된 '
돌발적 뮤지컬신'에 관한 타란티노의 이야기는 독자적 편집에 의해 훼손되어버린 이들의 매력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청춘과 불안의 어느 접점에서 튀어오르는 그대들의 몸짓은 <시카고>의 화려함이나 <렌트>의 열정마냥 작은 틀안에 가두어 각자에게 이름을 붙여줄 수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감정과 이야기를 쫓는 방식에 있어 논리적 서사보단 춤이라는, 인간의 육체로 표현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움직임으로서 직접적인 교감을 시도하는 뮤지컬 장르를 갑작스레 끼워넣는 방식은 가장 충격적이며 언제까지나 젊음의 이름으로서 기억될만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걸까, 무의식중에도 이같은 매혹을 어느정도 느끼게된건지 통상의 뮤지컬 신과는 분명히 다른 편집점을 새겨넣긴 했었다. 율동의 시작점이 아니라 최소한의 단서를 선행한 후 출발하는 이들의 춤. <국외자들>에선 군무에 앞서 이들의 성격과 관계에 대한 단서를 주고 싶었던걸까. <심플맨>에서는 그 외침을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카페 느와르>에선 컬러의 무대로 진입한 순간 영수의 어중간한 미소를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어떤 동기에서건 갑작스런 침입의 최소한의 흔적은 남긴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오마주의 흥미로 시작된 관심이 사소하나 나름 의미있는 발견으로 마무리된 본 포스팅의 이야기들. 세명의 남녀가 추는 세개의 경, 본 기획의 첫번째 이야기로 어울릴듯 하다.          

















2001년 정성일은 김홍준과의 대담자리에서 <국외자들>의 카페 뮤지컬신을 최상의 뮤지컬로 손꼽은 바 있었다. 고다르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최상의 뮤지컬은 분명하다던 그 이야기. 새삼 떠오른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에서 잭 래빗 슬림 댄스 컨테스트 역시 이들과 분명한 접점이 있는 모습이긴하나, 영화광의 지독한 욕심은 한 신속에 고작 한편의 작품에게 구애할 순 없었는지 너무나 많은 인용과 오마주가 있었기에 별도의 케이스로 떼어놨다.





[Poster art] 70년대를 그려보자

2011. 6. 25. 09:31 Data/image




70년대를 새롭게 그려보는 프로젝트. 목록을 살피다 문뜩 든 생각이지만 참 좋은영화들이 많았구나. <시계태엽 오렌지> <이레이저 헤드>의 이미지가 특히 마음에 든다. 나머지 이미지들도 상세히 구경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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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스탠리의 시선

2011. 6. 25. 09:11 Data/image


1949년의 여름, Look 매거진은 한 젊은이를 시카고로 보내 바람의 도시를 담아오도록 합니다. 20살을 갓 넘긴 청년의 눈에 비친 시카고의 모습. 한번 유심히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감독이 되기 이전의 스탠리 큐브릭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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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ntin VS. Coen] Round Two

2011. 6. 18. 10:48 Data/Video




샌프란시스코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VS 코엔형제의 기획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 뉴욕에서 전시를 열때부터 무척이나 부러웠었는데 이렇게 또 소식을 접하고 있자니 영 아쉽기만하다. 이리저리 자료를 뒤지다 지난 NYC 전시 당시의 분위기와 공간감을 느끼게 해줄 썩 괜찮은 영상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재기와 개성이 넘치는 자리인지라 스케치 영상의 편집과 연출도 꽤나 활력이 넘친다. 타란티노와 코엔 형제의 팬이라면 한번쯤 볼만한 영상이다. 그리고 전시물들을 감상하고픈 이들은 이곳으로 들어가서 구경하면 된다.  







트레일러의 생명력에 관하여

2011. 6. 17. 18:02 Data/Video


트레일러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접근이 어려운 외진작품일 경우 트레일러가 제공하는 이야기와 분위기는 작품선택과 기다림에 있어 큰 힘과 위로가 되지만 차고넘치는 홍보가 이뤄지는 통상의 상업영화의 경우 트레일러란 존재는 정말이지 해가되면 해가됐지 득의 가능성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상업으로서의 영화를 완성시키는 요소 중 가장 희박한 예술성이 존재하는 영역이기도하다. 보고 들을 수 있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숙명적으로 단순함과 대중성을 엎고가야한다. 이러한 모든 근거의 종착점은 관습이다. 몇가지 관습적인 틀을 기본으로 2시간 가량의 이야기를 축약해야할 운명. 이런저런 사유로 트레일러의 운명은 꽤나 박하다 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칼럼을 읽게됐다. The 10 most unconventional movie trailers of the past decade. 지난 10년간 창의적이며 독특한 면모를 보여주며 통상의 화법을 거스르거나 기발하게 패러디한 트레일러 10편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토록 흥미로운 시선으로 트레일러를 감상한건 처음이었다. 10편의 트레일러를 천천히 살펴봤다. 그간 지나치게 박한 대우를 해왔단 생각이 들었다. 시효를 품고 탄생하는 트레일러에게 생명력을 부여하는 순간들을 목격한것이다. 이벤트로서의 홍보수단, 입과 입을 통해 컨텐츠의 관심도가 상승하는 요즘. 이곳에서 소개하는 비관습적 트레일러의 경우를 보고 독특한 영역구축의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것 같다. 본인의 리스트가 아니기에 다소 의아한 선정도 있다는 것. 그리고 자국의 영화를 대상으로 했기에 시야가 한정적이라는 것. 두가지 아쉬움이 있지만 해당분야의 관심과 애정을 높인 후 언젠가 내 스스로 이와 유사한, 그리고 더욱 넓은 시야의 리스트를 작성해봐야 겠다. 그러기 위해선 본편 공개후의 터벅터벅 기억의 뒤안길로 향해가는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겠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영역이다.  



위의 문단이 작성된 날은 5월 28일. 어쩌다 떠나게된 짧은 여행으로 인해 한참이 지나서야 포스트가 완성됐다. 그 사이 해외 영화싸이트에선 신선한 트레일러 한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타블로이드>, 과거 세상을 놀래킨 조이스 맥키니의 행각과 그 주변으로 형성된 타블로이드지의 삐뚤어진 태도에 대한 에롤 모리스 감독의 유쾌한 정리. 자신의 장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 목소리를 명확히내는 영리한 케이스같다. 아무런 정보나 네임밸류없이 오직 트레일러 한편으로 극동의 청년을 사로잡았으니 본 포스팅과 꽤 시의적절하게 맞물려가는 영상이기에 첫 페이지는 <타블로이드>의 유쾌한 도발로 시작하고 싶다. 


조이스 맥키니는 한국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생소할 것이다. 만약 본 트레일러를 본 후 <타블로이드>에 관심이 생긴 이가 있다면 본 2008년 기사를 읽어보길 바란다. 총기 집착 납치 약물 수갑, 그보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를 양면적인 태도로 욕망하는 몸체와 그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슴없이 돌진하는 선정적인 시선. 머나먼 이곳 한국에서도 분명히 관심을 기울일만한 가치와 동기가 있다. 참고로 <타블로이드>는 2010년 작이며, 여러 영화제에서 공개되며 꽤나 좋은 이야기를 들어온 수작이라고 한다. 92명이 참여한 imdb rate도 8점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 상업영화의 이벤트와 아이디어를 논할시 절대로 건널뛸 수 없는 이름이 있다. JJ 에이브람스. 본 칼럼을 작성한 이도 신작 <Super 8>의 감질맛나고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지만 결코 모른채 할 순 없는 JJ의 설레는 떡밥으로 부터 기획을 시작한 것이었다. 단언컨대 근 10년간 가장 많은 이슈를 몰고온 트레일러일게다. 연출방식의 덕도 있겠지만 본편의 순도와 흐름을 그대로 차용한 트레일러의 현명함이란. 처음 극장에서 공개된 후 수 많은 추측과 논의를 낳았던 놀라운 트레일러.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투어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론 무엇이 있을까. 제리 사인펠트 주연의 다큐멘터리 <코메디언>의 트레일러가 취한 방식은 패러디와 농담이다. 트레일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통상적인 도구와 공식을 조소하며 코미디언의 여정을 쫓게될 본편의 센스를 슬쩍 비춰보이고 있다. 여유롭고 기발하다.     





* 동의할 수 없는 선정     




 

웨스 크레이븐의 기발한 스릴러 <나이트 플라이트>의 트레일러가 취한 방식은 꽤나 독특하다. 가장 동떨어진 장르의 클리쉐를 활용해 의외의 반전을 선사한다. 선남선녀의 우연한 만남과 풋내나는 대화들을 선보이며 로맨틱 코메디 장르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싶더니 종반부에 가 본연의 장르색을 들어내며 본편에 대한 호기심과 충격효과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었다.
 






팜프파탈의 아이디어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부셔버리며 탄생한다. 축약의 본분을 잊은 채 전체상영분의 완급조절을 통해 모든것을 제시한다. 이곳에서 소개하는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비관습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긴장과 섹슈얼리즘, 보는이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기발한 트레일러. 모두 보았으나 다 알순없다. 







동시상영관으로의 유쾌한 행진. 그라인드 하우스의 독창성은 장난스런 기획의도에서 파생된 불가분의 이벤트다. B급 쌈마이 정서로 떡칠한 작품들을 한데모아 홍보하는데 있어 유치찬란한 편집과 비웃음을 유발하는 과장된 성우의 존재보다 더 훌륭한 것이 어디있겠는가. Buckle up ! 얼마전 극장에서 보게 된 <그라인드 하우스>는 정말 롤러코스터였다. 단단히 안전띠를 메야할.     



 


스파이크 존즈와 아케이드 파이어의 긴밀한 협업은 여러 형태로 파생됐다. <Scenes from the suburbs>가 아케이드 파이어의 뮤직비디오를 영화화한 작업이라면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트레일러의 경우는 스파이크 존즈의 영화를 뮤직비디오로 축약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뭔 말이 그리도 많은가. 아름다운 영상과 황홀한 음악이 있는데. 정말이지 끝내주는 작품이다.



 


캐스트 어웨이의 방식은 모든것을 관객의 상상에 맞긴 후 자신있게 극장으로 초대하는거다. <포레스트 검프>의 콤비가 새로운 영화를 찍었다고 하는데, 장르는 분명 조난영화라고 하는데, 어째 영화의 예고편은 본편 서사의 1/20 도 안보여주는 느낌이 든다. 출발선에 서서 손목과 발목을 푸는 지점까지 묘사한 후 극한의 공감은 극장에서 해보자 한다. 수 많은 기대감을 유연하게 컨트롤하는 방식. 



 


본편에서 떨어져나와 독자적인 이야기와 씬을 구축한 느낌이다. 물론 축약의 작업이기에 이야기가 달리 흐를리는 없지만, 2분도 안되는 짤막한 영상속에 특별한 부가설명없이도 긴장과 갈등을 제대로 담아냈다. 짤막한 단편영화의 어느 절정을 떼온듯한 분위기가 불안정한 기차 소음위로 올라타는 순간 기대와 의문은 배가된다. 리틀 칠드런의 독립적인 어느 단면.  



 


8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새롭고 강렬한 설정이다. 킬빌이 선정된 것은 트레일러 본연의 임무, 호기심과 기대치에 대한 매혹적인 현혹 때문인듯 하다. 도저히 닿지 않을듯한 요소들이 정신없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킬빌의 활력넘치는 전율은 아직까지도 비교대상을 찾기가 힘들다. 트레일러의 건강한 현혹. 특히 초반부 쿠엔틴 타린티노의 이름이 대문짝하게 찍히는 순간. 이미 몇몇의 가슴은 고동쳤을거다. 거기다 <재키 브라운>의 후속작이 이런 모습일 줄이야.   
 

[Poster art] Bunch 4

2011. 6. 16. 11:50 Data/image
















































[Poster art] Bunch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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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Scenes

2011. 6. 14. 10:44 Data/image



비하인드 더 씬, 촬영장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들만이 지니고있는 힘과 매력이있다. 특히나 고전영화의 경우라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될것이다. 마치 우연찮게 펼쳐본 오래된 앨범 속에서 너무나 낯설고도 활기찬 부모님의 청춘을 마주할때처럼, 쌓여진 역사가 주선하는 설렘과 반가움들. 지극히 산업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이지만 영화만큼 신뢰와 접촉으로서 완성되는, 추억으로서의 예술도 없을 것이다. 여기 뛰어난 고전영화의 추억어린 뒷모습을 박제시킨 이미지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상위 13개 이미지는 이곳에서 발견하였으며 본 포스팅에 소개하지 못한 몇몇 이미지들도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살펴보시길. 하위 이미지들은 일전에도 소개한바 있으나 본 포스팅과 성격이 동일하다는 판단하에 격하게 사랑하는 촬영장 속 감독과 배우의 한 때를 추가했다.   






















































슈퍼맨
샤이닝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에일리언
고스트 버스터즈
메트로폴리스
프렌치 커넥션
이유없는 반항
스타워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레퀴엠
리오 브라보
노스페라투
파이트클럽
스타워즈
코미디의 왕
택시 드라이버
시계태엽오렌지
인디애나 존스 

고전영화의 발견 03 / 04 / 05 月

2011. 5. 28. 18:47 Film Diary/Classic movies

생각해보면 전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화 프로그램은 꽤 많은 편이다.  그러하기에 수적인 측면에선 별다른 불만은 없다.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부류의 방송들이 창의적 기획과 팬들과의 소통에 있어 여전히 답보상태에 빠져있단게 아쉬울 뿐이다. 방송의 컨텐츠와 실용성에 있어 얼마만큼의 노력이 투자되며 이 기획들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수용자들에게 올바른 길잡이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영화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가이드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면, 우열을 가리기전에 우리는 다섯손가락을 채 굽히지 못할 것이다. TV속 영화소개 프로그램들은 날이 갈 수록 영화팬들을 밀어낸다. 오히려 그들의 타겟은 영화에 취미 이하의 흥미를 보이는, 그렇다고 영화를 증오하지도 않는 대다수의 관객들인것 같다. 다행히 라디오란 매체는 그 속성만큼이나 속깊은 마음으로 영화팬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 일상의 어긋난 취향이 교합되는 공간으로서의 매력이 존재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위에 언급한 문제제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영화음악이란 주제를 걸고 감상적인 위안과 피상적인 정보를 주고받을 뿐이지, 깊이와 열정에 있어선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지난 1월 6일 부터 이주연의 영화음악(MBC fm 4u 91.9)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김홍준 교수의 <고전영화의 발견>은 보석처럼 빛나는 기획이라 생각한다. 통칭 이영음으로 표현되는 이 새벽 영화음악 방송은 영화의 거죽만 둘러쓴 여타의 심심한 프로들에 비해 꽤 알찬 기획을 선보이며 기다림의 노고를 보상해주고 있다. <서편제>의 조감독 출신이자 <장미빛 인생>의 감독, 영화계 이곳 저곳에서 각종 위원장과 프로그래머를 역임한 이이자 현재 한예종의 교수인 김홍준. 앞에 언급한 수 많은 수식어보다 더욱 중요한건 바로,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영화광. 이거다. 김홍준 교수는 매주 목요일 새벽이면 자신의 지식과 애정을 가득담아 <고전영화의 발견>의 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곳에서 매주 1편의 영화를 성의있게 소개하며, 감독의 최소한의 족적과 본 작품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를 30분 속에 녹여내려 한다. 고전이란 영화의 진화를 가능케 한 영화사의 전범이자 어쩌면 상업으로만 남을 수 있던 영화란 매체를 예술의 영역으로 힘겹게 끌어들인 역사의 흔적이다. 이런 거대한 작품들을 30분의 순간에 온전히 담는단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는 듣는이로 하여금 감사한 마음이 일렁일만한 수준의 정성으로서 그 한계 메우려한다.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자리가 아니기에 김교수는 사전적 통상적 범위를 넘어 흥미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준에서 영화의 목록을 채워가고 있다. 초창기부터 심하면 90년대 까지의 영화를 고전으로 규정하고 이곳에서 소개하겠다는 약속은 고전영화의 소중함과 관람의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한 고민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소수를 위한 탐구보단 다수에게 고전의 가치를 알리자하는 본 프로그램의 취지와 노력은 적당한 선에서 알찬 정보를 안겨주고 있다. 다소 지나치게 유명한 작품 위주로 목록이 채워져가는 경향도 있지만, 지독한 영화광의 차고 넘치는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이미 영화를 본 이들이라도 마치 DVD 의 서플을 귀로 감상하고 있는듯한 묘한 2차적 즐거움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본 카테고리를 통해 매주 방송되고 있는 <고전영화의 발견>을 월 단위로 묶어 포스팅을 할 생각이다. 라디오란 매체의 접근성과 더욱 열악한 다시듣기의 불편함이 맘에 걸려 말로만 추천하기 보단 직접 눈앞에 가져다줄 생각이다. 적당한 경계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고전영화의 발견>을 통해 발견혹은 회상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2001년 씨네 21 <김홍준 - 정성일 대담> 을 통해 김홍준 교수는 현존 최고의 감독을 묻는 질문에 존 포드, 오스 야스지로, 루이스 브뉘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로베르 브레송 중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다면  주저없이 꼽겠지만 거장들의 세기가 저문 마당에 그 답은 쉽게 나올 수 없을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가 생각하는 고전영화는 어떤 의미일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 지난 mbc 방송개편을 통해 이주연의 영화음악은 방송시간을 한시간 늦춰진 새벽 3시로 이동하였고 김홍준 교수의 고전영화의 발견 코너 역시 사라지게 됐다. 그래도 김홍준 교수의 새로운 코너를 만나볼 수 있으니 본 포스팅은 제목만 약간 바꾸어 지속할 생각이다. 고전영화의 발견을 통해 매주 위대한 유산을 한편씩 소개해주던 포맷에서 매주 한가지 굵직한 주제를 통해 영화사 이면의 재미난 트리비아를 소개해주는 <김교수의 은밀한 영화이야기>로 방향성을 약간 틀었다.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고전영화의 발견을 통해서도 익숙한 작품들의 숨은 속사정과 재미난 관점포인트를 찝어준 이였으니, 어찌보면 이번 개편의 방향성은 보다 발전적이고 흥미로운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고전영화의 발견을 통해 소개된 작품은 총 18편이었다. 지난 1 / 2 월 포스팅을 통해 소개된 8편의 작품 이후의 10 작품들은 방송날자와 무관하게 본 포스트에 몰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5월 포스팅 부터는 <김교수의 은밀한 영화이야기>로 찾아뵙겠다.  



바보들의 행진 







사랑은 비를 타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엘리자베스 테일러







장국영







관계의 종말







하드 데이즈 나이트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오즈의 마법사








그랑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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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Cut) - 박찬욱과 이병헌 [수정]

2011. 5. 28. 16:04 Data/Video


<컷>을 무척 사랑한다. <달콤한 인생>이후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하는 일이 잦아졌지만, 이병헌이란 배우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든다. <악마를 보았다>를 멍하니 구경하다 문득 이병헌의 얼굴엔 생활이란게 보이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지극히 영화적인 얼굴, 장르영화를 위한 얼굴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확실히 10년전의 이병헌과는 다른 느낌이다. 데뷔초 <해피 투게더>등의 작품에서 선보였던 생활적인 인간미보단 낯선 무정형의 이미지가 점점 강렬지고 있다. 작품 선택에 의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비현실적인 영화적 이미지가 적격인 외형과 톤이다. 그의 낯선 얼굴과 차가운 표현력은 박감독님의 냉소적 세계, 특히 지독한 농담을 거세한 철저한 하드보일드의 세계에 잘 어울릴것 같다. 두번의 작업이 있었지만 모두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공동 경비구역 JSA>는 기술적 측면의 허용도는 높았지만 저만의 개성과 취향을 자유롭게 표출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던 시기였다. <올드보이>에서의 조우가 아쉽게 어긋난 후 <컷>을 통해 재회한 두 사람의 조합은 중단편의 숙명적인 미완결성으로서 끝맺게되었다. 

사족을 잘라내고 오직 극한의 무대만을 조명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이병헌의 극적인 얼굴을 잘 활용한 예라고 생각한다. 이토록 멋들어진 호흡을 보고있자면 헐리웃 시장에서 각기의 방식으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두 영화인의 역동적인 시너지를 하루빨리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자랑하고싶은 욕구를 참아내기가 힘들정도다. 두사람의 협업에 믿음을 심어준 씬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류지호의 모호한 시린 속내이다. 이병헌과 박찬욱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박찬욱의 영화속에선 이병헌의 얼굴은 배로 냉담해지고, 이병헌의 입을 빌린 박찬욱의 영화는 더욱 짙은 장르색을 내비친다.    

마지막으로 격하게 사랑하는 작품이기에 몇마디를 덧붙이고자한다. <쓰리 몬스터>의 마지막 이야기인 <컷>은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일단 단독장편에 비해 상업적 부담의 짐이 덜한 자리였기에 박감독님 특유의 고약한 우스개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박감독님의 뮤지컬 넘버를 어디에서 구경하겠는가. 또한 감독님의 팬으로서 즐길만한 외적 재미들도 심심치 않게 엿보인다. 봉준호 감독이 <이공>속 <싱크 & 라이즈>를 통해 괴물을 스케치했듯이 영화속 영화로 등장하는 뱀파이어물은 <박쥐>에 대한 예고이자 예행연습이었다. 극중 주인공인 영화감독 류지호의 이름은 류승완/김지운/봉준호/허진호 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하니 이 역시 흥미롭지 아니한가. 5년전쯤 시네마클래스 자리에서 이 작품을 박감독님과 함깨 스크린으로 봤던때가 생각난다. '가장 짧기에 부끄러운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좋아한다'며 <컷>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친절한 금자씨>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영화다. 시야와 마음을 넓혀 박찬욱 월드의 근사한 장르놀이를 딱딱한 시선으로 뭉개는 일이 줄었으면 한다. <박쥐>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스토커>행을 결정하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까.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 폴라로이드

2011. 5. 28. 14:55 Data/image



영화 100년사의 기적으로도 일컬어지는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그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몇년 전인 79년과 84년 사이 러시아와 이태리에 머물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찍어낸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올려본다. 간단하고 즉흥적인 포착이지만 사진 한장한장마다 정적인 여운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영화와도 닮은 느낌이기에 기억해둘 필요가 있을것 같다. 이미 몇년이 흘러버렸지만 국내에선 얼마전에 소개되었기에 언급해보는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안티크라이스트>속에 타르코프스키를 왜 넣었을까. <멜랑꼴리아>로 돌아온 요즘, 히틀러 지지발언을 하는 그를 보고있자니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다. 이곳에 가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전부 감상할 수 있다. 러시아 웹이지만 상단의 네모박스를 누르면 페이지를 넘기며 감상이 가능하다. 이곳에 몇몇 사진을 올려본다. 마음에 드는 이들은 링크를 통해 감상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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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RP MINIMAL HEROES AND VILLAIN

2011. 5. 26. 22:40 Data/image





THE SHARP MINIMAL HEROES AND VILLAIN by Grégoire GUILLEMIN

[月刊 Poster] 5월의 시선

2011. 5. 20. 04:47 Data/月刊 Poster

요즘 드는 생각. 확실히 포스터 아트는 한계가 있는것 같다. 그만의 매력이 있다지만 일러스트 기반의 재해석이 기획적인 사진매체의 드넓은 스펙트럼을 감당하기는 버거운것 같다. 포스터 아트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기본에 소홀했다는 생각이든다. 2차 해석, 오마주는 어디까지나 예외고 해프닝이다. 하나의 대중예술로도 읽힐 수 있는 영화 포스터에 더 관심을 기울여보고자 한다. 月刊 Poster는 그런 의미에서 다달이 열댓장의 뛰어난 포스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포스터들을 전시하고자 한다. 제작년도 는 구분치 않는다. 오늘 공개된 뜨거운 이미지일 수도, 무성영화 시절의 고전 이미지가 올라올 수도 있다. 月 1회 포스팅을 기준으로 포스터를 보다 더 가까이 들여다 보고자 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영화 포스터를 전시하는 공간에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작품을 대문에 건 이유는 씁쓸한 연상작용때문이었다. 한참을 떠올린 후에야 알게된 사실이다. 지난달 미술관에서 접한 살가도의 몇몇 작품중 유독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소년이 있었다. <아틸로 길위에서의 종교적 화합>이라는 작품. 피난민들의 고된 어깨 사이로 홀로 화창한 미소를 간직한 소년의 얼굴. 처음보는 이미지임에도 너무나 친숙했다. 몇주가 지나서야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류승범이 생각났다. 단단한 현실의 벽의 높이를 잊게 해주는 순진무구한 미소. 영화와 타장르 사이의 교점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던 찰나에 발견한 반갑고 씁쓸한 희망들이다. 




Sleeping Beauty 설명이 필요없는 순간도 있다. 




Dogtooth 거칠게 담긴 <송곳니>의 스틸. 하나의 작품으로서 독자적인 수명을 가지지만 대체로 포스터란 매체는 사전 전시효과에 주된 기능이 집중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기대감이나 암시보다는 여운에 훨씬 큰 비중이 쏠리는 경우이기에 기억해 두고자한다. 주제면에서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거니와 제목 석자를 잊지 않는 이상, 영원히 잊기힘든 끔찍하고도 비참한 현장이기에 작품의 감상자로서 독특한 여운을 마주한 현장에서 이미지의 박력을 기억하고자 한다. 




Submarine 기대작이기에 편애한다는 오해는 말길. 감상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이기에 주의깊게 소식들을 수집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새로 공개된 이번 포스터의 색감은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기에 올려본다. 소소한듯 보이지만 어느 청춘에게는 한없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인생의 질문들. 그 익사의 위기를 스스로를 잠수함이라 믿어보는 대책없는 확신으로서 성장하고 헤쳐갈 시간들. <서브마린>의 포스터는 단순한 이미지 위에 맑은 색감을 통해 주제와 분위기를 대변하는 현명한 작품이다.  




그 때 그사람들 속된말이지만, 그야말로 간지나는 포스터다. 제 아무리 잘생긴 배우들을 내세운다 한들 이런 방식의 컨셉과 분위기가 뿜어내는 아우라는 이길 수가 없다. 모든것을 간소화하고 인물들의 상황과 시대상을 보여주는 시각 정보만으로 모든 것들을 설명한다. 전체적인 블랙톤과 주황색 타이틀 역시 훌륭한 궁합. 번호판의 활용은 귀여운 애교. 




Page One 소재를 전면으로 내세우다 우연히 딸려온 자신감 




Sin nombre 소녀의 여정, 카메라를 응시하는 소녀의 시선 속에 많은 사연이 읽혀서일까? 동행의 욕구가 솟구친다. 좋은 포스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작품 속에 동참하고 싶은 욕구는 지울 수 없다. 




Scenes from the suburbs 아케이드 파이어와 스파이크 존즈의 경계를 허무는 재미난 실험. 그 과정을 설명하는데 있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포착도 없을듯. 포스터에 자랑스럽게 찍힌 영화제 마크를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 그나마 이미지의구도에 맞게 살짝 돌려놓은 노력이 귀엽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그런데 결국 저 상은 박찬욱 / 박찬경 형제에게 돌아갔지. 언제나 궁금한 영화, 언젠간 꼭 봐야할.   



Life in a day 지구를 하루에 담는 거대한 프로젝트, 대단한 시도지만 본 작품이 유지해야할 시선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사소한 구도. 일상의 위대함을 기록할 따듯한 타임머신. 봄과 여름의 어느 중간쯤 위치한 포스터의 기운이 사랑스럽다. 모두가 행복해지길 비는 마법같은 바램이 뭍어난다. 기분좋은 녀석이다. 




THE FUTURE




일대종사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티져 하나만으로 관객 한명은 예약해뒀다. 왕가위의 어떤 매력이 나올지.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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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매혹시킨 한장의 사진, 영화인이 사랑한 사진작가

2011. 5. 18. 21:58 Data/image

창작의 세계에서 영감(靈感)은 신의 선물과도 같다. 찰나의 순간에 스쳐지나간 한 줄기 빛을 잡아늘이다보면 어느새 수심이 가득했던 창작자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른다. 종합예술로 불리는 영화는 유독 많은 영감의 원천을 갖고 있다. 한곡의 음악, 한점의 그림, 한편의 소설에도 영감의 선물은 가득하다. 특히 한장의 사진은 영화의 드라마를 창출해내거나, 인물을 창조하기도 하며 장면의 빛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곤 한다. 영화인들에게 신의 선물을 하사한 사진작가들로는 누가 있을지 궁금했다. 연출, 촬영, 미술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8명의 영화인들은 저마다 영화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예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영향을 끼친 사진작가를 추천했다. 사진과의 첫 만남과 그로부터 얻은 영감이 자신의 작품으로 이어진 사연들을 가나다순으로 소개한다. 그들의 영화세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한석 / 강병진  씨네 21 2007.03.09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청춘의 빛 [ 김지운 영화감독  브루스 데이비드슨의 <영 커플>(1958) ]


 “매그넘 회원이기도 한 브루스 데이비드슨은 미국사회의 루저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촬영해온 작가다. 오래전에 백수생활할 때 이 작가에 관해 알게 됐는데, 그 뒤로도 우리나라 갤러리에서 사진전 등을 할 때 보러 가곤 했다. 그가 관심을 두고 자주 담는 건 흑인, 노동자들, 할렘가의 아이들, 길거리 서민들, 서커스의 난쟁이 단원들 혹은 아주 낮은 곳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다. 대체로 미국사회의 어둡고 낮은 부분들을 많이 다뤄왔는데, 놀라운 것은 카메라와 대상 사이에 어쩔 수 없이 놓여 있을, 그 거리감이 마치 증발되어버린 느낌이 있을 만큼 대상이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나를 매혹시킨 한장의 사진은 <영 커플>이라는 제목의 사진이다. 서민들이 지나다닐 법한 허름한 공간에서 두 젊은 남녀가 거울을 보고 몸을 치장하는 것을 포착한 것인데, 마치 그들은 현실이나 세상에 대해서는 관심없다는 투로 아마 그 나이 때에나 가질 수 있는 거침없는 모습을 발산하고 있다. 그들의 전망은 밝지 않은 게 분명한데도, 그 순간만큼은 그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빛나는 이미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기성세대에 편입되기 직전의 그 찰나,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가질 만한 모습 말이다.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진이다. 누구도 뺏어갈 수 없는 짧고 아름다운 순간을 명징하고 아름답게 포착했다. 처음으로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된 내 시나리오 <좋은 시절>도 바로 이런 어두운 시기에 자신만의 빛을 내는 젊은 그들에 대한 느낌을 담으려 했다.”


타인을 인정하는 따뜻한 시선 김태용 영화감독  다이앤 아버스의 <일란성 쌍둥이, 로젤>(1967)


“다이앤 아버스는 비정상인들, 아니 이 세계의 이방인들을 많이 찍어왔다. 왜 우리가 그들을 대할 때의 어떤 딜레마가 있지 않나. 특별하다고 말하는 건 위악인데, 그렇다고 평범하게 본다고 말한다면 그것 또한 위선이 되는, 그들을 똑같이 대한다고 말할 때의 혼란. 그런데 다이앤 아버스의 사진은 그것에 대해 너무 당당하여 오히려 그 혼란을 무화하는 지점이 있다. 가령 새로운 사물을 찾기보다 사물을 새롭게 보려고 노력하는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방식이 있는가 하면, 다이앤 아버스의 경우는 실제로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찍는다. 다이앤 아버스 사진 중에는 기형인들이 많다. 그전에는 이런 사진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사람 사진을 보며 생각이 좀 바뀐 것 같다. <일란성 쌍둥이, 로젤>이라는 제목의 이 사진도 그중 하나다. 보고 있으면 내가 이 이방인들과 함께 세상에 같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세계에서 도망가지 않고 그들을 봐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언급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보다 언급하며 친구가 되려는 것이 촌스러운 것처럼 치부되곤 하지만, 인정하지 않고 멀어지는 것보다는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다이앤 아버스의 사진에는 그걸 인정하는 태도가 있다. 피하기보다 그 자리에서 직시하기, 아프지만 거기에 계속 서서 뻔뻔하기, 다른 데 보며 고상하게 모른 척 있으려 하지 않고 ‘바로 여기 있다’고 응시하기. 딜레마를 대하는 그 태도가 감동적이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영화 같은 민병훈 영화감독  만 레이의 <Noire et Blanche>(1926)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연출한 민병훈 감독은 만 레이의 사진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모성과 자연, 또는 순수함을 느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의아하게 볼 것이다. 그런 다양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고전인 듯하다.” 만 레이는 친구인 파블로 피카소와 마르셀 뒤샹의 초상사진과 여성의 누드와 뒷모습을 담은 작품들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진작가이면서 화가이자 영화감독이다. “만 레이는 삶 자체도 섹시하지만, 사진에 투영된 이미지들도 관능적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에 등장하는 여성의 뒷모습이나 사물들의 이미지에도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만 레이가 발명한 당시로는 혁신적이었던 기법들 또한 민병훈 감독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영화에서 CG를 눈치채지 못하는 것과도 같다. 만 레이의 사진들은 기교를 사용하면서도 오히려 그 기교가 가장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민병훈 감독은 전작들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만 레이의 사진에서 얻은 느낌들을 반영했다. “<괜찮아, 울지마>는 영국에서만 사용되는 약품으로 인화했고, <벌이 날다>는 필름에서 색을 뺐다. 영화의 내용과 이미지에 가장 알맞은 기교를 사용하여 관객이 오히려 더욱 자연스럽게 봐주길 원했다.” 민병훈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목각인형을 손에 쥔 한 여자의 얼굴이다. “눈을 감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오히려 우리의 눈을 뜨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기술이 곧 예술이다 박기형 영화감독  로버트 실버스의 <엘비스>(2001)


로버트 실버스는 기존의 사진들을 모자이크로 조직해 새로운 사진을 만드는 포토모자이크의 창시자다. 수천개의 꽃사진으로 다이애나비의 초상을 만들어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가 하면, <라이프>의 커버를 가지고 만든 마릴린 먼로의 얼굴은 <라이프>의 60주면 기념 표지를 장식했다. 2002년 한 전시회에서 로버트 실버스의 작품을 처음 보게 된 박기형 감독은 “기술이 곧 예술이라는 말을 체감했다”고 한다. “보자마자 소름이 끼쳤다. 마릴린 먼로나 다이애나비의 초상은 아이디어적인 것이라 할 수 있지만,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스페인 시민전쟁의 사진들로 그려낸 작품은 새로운 형태의 사진예술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박기형 감독이 로버트 실버스의 작품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기존의 것들을 가지고 재조합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다는 점이었다. “있는 것들의 재조합으로 창작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태도다. 영화 역시 훌륭한 고전이 많고, 새로운 작품들 또한 그것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기술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 또한 시사하는 바가 컸다. “기술과 노력이 천재성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창작의 뿌리인 것 같다.” 그가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진들로 만든 프레슬리의 초상이다. “그 어떤 사진보다도 엘비스 프레슬리를 가장 정확하고 풍부하게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시각의 혁명 이명세 영화감독  듀안 마이클의 <사물의 기이함>(1973)


8인의 영화인이 공통으로 자주 거론하는 작가가 듀안 마이클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그를 선점한 이명세 감독이 듀안 마이클을 말한다. 복잡한 그림과 사진들이 섞여 있는 이명세 감독의 영화 <M>의 콘티 중에도 듀안 마이클의 사진은 어김없이 참조물로 등장한다. <앤디 워홀>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에서 영향을 받은”, 마치 베이컨이 자신의 자화상이나 이런저런 삼면화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인간 신체의 늘어짐을 생각나게 하는 사진이다. “듀안 마이클의 사진은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거다. 거기에는 마그리트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듀안 마이클의 사진 중에는 마그리트의 그림 앞에 마그리트를 세워 찍은 사진들도 있다). 듀안 마이클의 사진은 우리가 하고 있는 생각들, 꿈과 현실, 이 모든 것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보게 만드는 감동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사물의 기이함>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있다. 처음에는 욕조의 미니어처처럼 보이지만, 연속사진으로 액자 속에 또 액자가 있는 걸 거듭 알게 되면서 과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액자 안의 무엇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지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듀안 마이클은 연속 사진을 통해 사진적 철학에 접근한 작가로 유명한데, 이명세 감독이 추천한 <사물의 기이함>은 그의 세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례로 손꼽히고 있다.


 

풍경과 인물의 리얼리즘 이모개 촬영감독  요제프 쿠델카의 1979년작


“사람들은 그가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 20년 전 사진동아리의 한 선배가 해준 말은 이모개 감독이 요제프 쿠델카의 사진집을 펼쳐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사진들이 매우 세게 느껴졌다. 어떤 사진들은 세상에 없는 시간을 찍어낸 것 같더라. 예를 들면 마르케스 소설의 리얼리즘 같은 느낌이다. 한장의 사진 안에 수만 가지의 감정이 있는 듯했다.”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사진작가인 요제프 쿠델카는 1968년 프라하의 봄에 뛰어들어 셔터를 누른 사진작가로 유명하지만 이모개 감독에게 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집시들의 삶을 담아낸 사진들이었다. “드라마틱한 사진들은 아니지만, 오히려 느낌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좋다. 날것 그대로를 담아낸 듯한 사진들도 이면의 사연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1979년 프랑스에서 촬영된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는 듯한 어느 커플의 모습이 담긴 사진. 감독 자신이 워낙 바다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진작가의 존재감보다는 피사체가 그 자체로 주인공이 되는 사진이기 때문. “개인적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영화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촬영자의 의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풍경과 인물에 깊이 몰입하는 태도가 감동적이었다. 나 역시 그런 작업에서 느낄 수 있는 기운을 얻고 싶다.”



사진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법 정정훈 촬영감독  낸 골딘의 <담배 연기가 자욱한 차>(1979)


<친절한 금자씨>를 준비하던 정정훈 촬영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집에서 낸 골딘의 사진집을 발견했다. 인물들이 슬픔과 기쁨,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사진에서 정정훈 감독은 “촌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가가 구도를 위해서 어느 자리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알맞은 각도를 위해서 움직인 것도 아니다. 낸 골딘은 그저 그 공간에서 자기가 서 있는 위치에서 찍은 것 같다.” 특히 책 표지에 나온 ‘세컨드 팁에서 화장을 고치는 C’라는 제목의 사진은 금자를 만든 중요한 모티브였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금자가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는 장면이 바로 이 사진에서 비롯된 장면이었다고. 정정훈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낸 골딘의 사진은 ‘담배 연기가 자욱한 차’란 제목의 사진이다. “역광으로 들어오는 빛이 강렬했다. 특별한 연출없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빛의 힘을 그토록 자연스럽게 담아낸 게 놀라웠다.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금자가 제니와 근식과 함께 봉고차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 비슷한 연출을 해보고 싶었다.” 정정훈 감독을 사로잡은 또 한장의 사진은 애인에게 맞아 얼굴에 멍이 든 채로 찍은 낸 골딘 자신의 셀프 포트레이트. “자신의 아픔을 쿨하게 보여준 사진이다. 영화나 사진이나 의사소통의 도구인 측면에서 공유하는 면이 많은데, 낸 골딘도 사진작가의 직함을 떠나 사진으로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숨은 이야기가 있는 풍경 류성희 미술감독  로버트 프랭크의 <Parade-Hoboken, New Jersey>(1955)


“영화 작업을 시작하면서 사진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로버트 프랭크는 다이앤 아버스와 함께 내 영화 작업에 영향을 준 최초의 사진작가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현대사진의 기수로 불리는 미국의 로버트 프랭크를 꼽는다. “로버트 프랭크는 결정적 장면을 포착해서 본질을 미학적으로 완벽하게 찍어내려던 그 이전의 보도사진들과 달리 연출이 아님에도 현상이나 사건을 주관적인 감정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느낌이 있어 좋다. 성조기가 걸려 있는 이 사진도 보통의 작가라면 난리 법석인 행진 그 자체에 관심을 갖고 그 풍경에서 뭔가 구하려고 했을 텐데, 이 사람은 개인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성조기가 그 사람들을 가리고 있는 이 장면을 찍었다. 위대하다고 치부되던 당시 미국사회의 시민이 실제로는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그 국기에 가려진 얼굴들로 느끼게 한다. 우상화를 배제할 뿐만 아니라, 대단히 시적이다. <살인의 추억>을 할 때 봉준호 감독이 참조하라고 준 건 신디 셔먼의 사진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을 많이 생각했다. <살인의 추억>이 감독 개인의 입장에서 주변적인 시각을 모아 복합적인 요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금 말한 그런 방식의 예술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군중성이나 공공성이 아닌 작은 것을 놓치지 않으며 원인을 찾아가는 로버트 프랭크의 작가적 태도는 창작자로서 바로 내가 닮고 싶은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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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공드리의 매혹적인 MV 월드 + How are you doing

2011. 5. 18. 16:53 Data/Video



한개의 기사와 또다른 칼럼. 미쉘 공드리에 얽힌 두가지 이야기를 같은 날 접한 후, 잠시 잊고지냈던 (영화감독으로서의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바라보며 그의 탁월한 재능이 소모되는것만 같아 애써 잊으려 했던) 공드리 월드의 매력을 새삼 깨닿게되어 신작 MV <How are you doing>을 소개함과 동시에 24년 가량 쌓아온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뮤직비디오중 몇편을 선별해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상위에 흐르고있는 작품, The living sisters 의 <How are you doing>은 공드리 월드의 달콤한 추억을 자극하기 충분한 영상이다. 96년 작이었던 Cibo matto 의 <Sugar water>를 더욱 정교하고 산뜻한 방식으로 업데이트시킨 느낌이기에 더더욱 즐거웠다. 공드리가 직접 그려넣은 것이 분명한 초상화를 시작으로 세자매의 해프닝 가득한 만남의 일정을 깔끔하게 나눠담은 작품. 컨셉과 소품의 활용은 <수면의 과학>의 아기자기함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처음엔 심심한 구석이 많았는데 자꾸 듣다보니 She & Him 마냥 편안하게 빠져든다.  

앞서 언급한 칼럼의 제목은 <10 Reason why michel gondry should stick to musicvideo>, <비카인드 리와인드>에서 무책임하게 감각만 남겨놓곤 훌쩍 떠나버리더니 <그린 호넷>이란 새로운 도전을 통해 결국은 스스로 한계점을 자진신고해버린 현 시점에서 미쉘 공드리에게 던지는 자극제인 동시에 영화를 통해 그의 능력치에 의문점을 새긴 일반에게 미쉘 공드리의 천개적 감각을 상가시켜주는 격려가 아닐까싶다. 1988년 Oui Oui 의 <Junior et sa voix d'or>부터 2011년의 <How are you doing> 까지, 그간 공드리가 연출해온 수십편의 뮤직비디오 중 그만의 장점과 특색이 잘 들어나는 기념비적 순간을 간추려 MV 업계에 그가 끼친 영향과 매력에 대해 정리해놓은 칼럼이었다.   

 
첫째로 공드리의 매력을 10편에 다 담는것은 불가능했기에, 둘째로 누군가의 역사를 회고하는 일은 불가피하게 감각보단 가치에 초점이 맞춰지기에 그곳에서 선정한 10편의 뮤직비디오를 중심으로 본인의 취향을 섞어 12편의 새로운 목록을 만들어봤다. 지나치게 유명해진 다프트 펑크의 <Around the world>는 생략했지만 도저히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놀라운 뮤비는 뺄 수가 없었다. 2003년작인 <The hardest button to button>을 시작으로 대니보일의 <인질>을 Beck 의 뮤직비디오와 절묘하게 믹스한 97년작 <Deadweight>까지 12편을 소개한다. 한번쯤 분명히 감상해볼만한 작품들, 케미컬 브라더스의 <Star guitar>,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이미지와 리듬의 절묘한 궁합. 기막힌 작품이다. 앞서 애정을 표했던 치보 마토의 <Sugar water>와 <이터널 선샤인>과 <수면의 과학>을 관통하는 공드리의 세계관이 묘하게 뭍어나는 라디오 헤드의 <Knives Out>, 반복과 단순함의 매혹으로 가득한 카일리 미노그의 음악과 똑닮은 <Come into my world>도 놓쳐선 안될 작품이다. 11번째로 소개된  <Behind>는 비록 큰 매력은 없지만 이 플레이리스트에서 가장 사랑하는 음악이기에 (모조의 Lady와 이 노래는 정말 하루 24시간을 연속해서 들을 수 있다) 올려봤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계속해서 듣는 음악. 마지막으로 <Behind>의 컨셉을 제대로 즐기려면 공드리가 연출한 리바이스 CF 를 찾아보는게 좋을게다. 환상적인 광고다. 



White Stripes - The hardest button to button 2003






Chemical Brothers - Star guitar 2001





Donald Fagen - Snowbound 1993






Mia doi todd - Open your heart 2010






Cibo Matto - Sugar Water 1996






Radiohead - Knives Out  2001






Bjork - Declare Independence 2007






White Stripes - Fell in with a girl 2002






Kylie Minogue - Come into my world 2002






Steriogram - Walkie Talkie Man 2004







Lacquer - Behind 2003






Beck - Deadweight 1997




Justin Reed ART

2011. 5. 15. 17:00 Data/image

수잔 손택 -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

2011. 5. 14. 17:54 Film Diary/Column

본문의 글은 수잔 손택의 저서 <해석에 반대한다 Against Interpretation (1964)>에 실린 에세이,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 Flaming Creatures (1963)> (국내 번역판의 명칭은 불타는 족속들이었지만 국내영화제 상영당시 사용된 황홀한 피조물들로 수정하였다.)에 관한 지지와 분석이다. 본문의 택스트와 하위에 첨가된 영상들은 어쩌면 누군가에겐 다소 선정적이고 불쾌한 경험이 될 수도 있음을 고지하는 바이다. * 배경음악은 상위 검은바를 이용 (미미시스터즈 - 우주여행)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 이 근접 촬영한 흐물흐물한 성기, 거대한 젖가슴, 자위행위, 그리고 구강성교 장면에 내가 유일하게 유감스러운 점은, 이런 장면들 때문에 이 걸출한 영화를 그냥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힘들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변호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입에 올린다거나 변호까지 한다고 해서, 내가 이 영화를 실제보다 덜 괴이하다거나 덜 충격적인 영화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는건 아니다. 공식적으로 <황홀한 피조물들>은 여자 두명과 그보다 훨씬 많은 남자들이 중고품 할인점에서나 팔만한 현란한 색상의 여성복을 입은 채 시종일관 시시덕거리고 어울려 춤추면서, 온갖 방탕한 장면과 성적광분, 로맨스, 흡혈귀 짓을 보여주는 영화다. - 여기에 몇 곡의 라틴가요 (시보니, 아마폴라) 로큰롤, 긁히는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 연주, 투우음악, 몇명의 남자들이 여장을 한 채 등장했던 '하트모양 립스틱' 이라는 기이한 신제품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중국노래, 떨리는 고성으로 이뤄진 합창곡, 가슴 큰 어느 여자를 집단 강간하는 장면이 유쾌하게 집단 성교로 바뀌는 장면에서 나온 비명소리등이 반주로 곁들여 진다. 

간단히 말해서 <황홀한 피조물들>은 괴이하며, 또 그럴 작정으로 만든 영화다. 제목에서부터 바로 그런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공교롭게도 <황홀한 피조물들>은 포르노가 아니다. 성적흥분을 일으키려는 명백한 의도와 내용을 지닌 장르를 포르노라고 정의한다면, 이 영화의 나체 장면이나 (직접적인 성교가 두드러지게 생략된) 온갖 성적장면의 묘사는 너무나 비애감에 차있으며, 너무나 천진난만해 음란하다고 보기 힘들다. 스미스의 성교 이미지는 감상적이거나 음탕하다기 보다는 어린아이 같고 재기발랄하다. 


<황홀한 피조물들>에 대해서 경찰 당국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않다. 스미스의 영화가 법정에서 목숨을걸고 싸워야만 하리라는 것도, 슬프긴 하지만 불가피한 현실일 것이다. 실망스러운 점은 성숙한 지식인과 예술가의 공동체가 이 영화에 대해 무관심이거나 신경질적 반응, 혹은 노골적인 적의를 보였다는 점이다. 거의 유일한 지지자는 충직한 영화감독 동아리와 시인들, 그리고 젊은 '빌리지 사람들' 뿐이었다. <황홀한 피조물들> 은 아직 일종의 컬트, <영화문화>라는 잡지를 근간으로 하는 뉴 아메리카 시네마 그룹의 입상작 수준을 졸업하지 못했다. 

우리는 스미스의 영화를 비롯해 여타 수많은 새로운 작품들을 우리에게 소개하기 위해 거의 혼자 힘으로 꿋꿋이 영웅적으로 작업해온 조나스 메카스에게 감사해야하리라. 그렇지만, 메카스와 그의 동료들의 선언이 과장되고 때로는 실질적으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황홀한 피조물들>을 포함한 이 새로운 유파의 영화가 영화사상 전례없는 발전이 될 것이라는 메카스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그런 호전적인 태도는 <황홀한 피조물들>의 미덕을 이해하는데 불필요한 장애로 작용해 오히려 스미스에게 해가된다. <황홀한 피조물들>은 어느 특정한 전통, 즉 충격적인 시적 영화의 작지만 소중한 결실인 것이다. 이 전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는 브뉘엘의 <안달루시안의 개> 와 <황금시대>, 에이젠슈타인의 <파업> 일부, 토드 브라우닝의 <별종들> , 장루쉬의 <미친 지도자들> 프랑주의 <짐승의 피> 레니카의 <미로> 케니스 앵거의 작품들 <불꽃> <살아난 전갈> 노엘 뷔르쉬의 <사제수업> 등이 있다. 

미국의 초기 아방가르드 감독들 (마야 데렌, 제임스 브러튼, 캐니스 앵거)은 상당히 치밀한 기법을 연구한 단편영화로 돌아섰다. 아주 저예산으로 작업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이 만든 영화의 색체와 카메라 촬영술, 연기, 이미지와 음향 합성은 전문적 기량을 최대한으로 살린 것이었다. 미국 영화계에 등장한 두가지의 새로운 아방가르드 스타일 가운데 하나 (그레고리 마코폴로스나 스텐 브래키지 보다는 잭 스미스나 론 라이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는 고의적으로 조잡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새로운 조류들 - 수작과 졸작, 태작 모두 - 은 부아가 치밀 정도로 영화기법의 모든 요소를 무시하고, 철저하게 계산된 투박함을 보여준다. 이는 매우 현대적인, 매우 미국적인 태도다.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미국만큼 구태의연한 유럽적 낭만주의가 긴 수명을 유지하는 곳도 없다. 깔끔하고 꼼꼼한 기법이 즉흥성과 진실성, 직접성을 방해한다는 믿음은 다른 어느 곳보다 미국에서 강력하게 살아있다. 아방가르드 예술의 일반적인 기법이 대부분 이 신념을 표명하고 있다. (기법에 반대하는 것조차 기법이 필요하다) 

음악의 경우, 이제는 우연성을 활용한 작곡뿐만 아니라 연주도 행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음의 재료를 찾고 기존의 악기들을 절단하는 식의 새로운 방법까지 등장했다. 회화와 조각의 경우에는 일회용품이나 기존의 잡동사니들을 재료로 이용하는 방법, 일부러 부서지기 쉬운 작품 (한번 쓰고 버리기) 을 만드는 방법, '해프닝' 같은 방법이 있다. 나름대로 <황홀한 피조물들>도 일관성과 기술적 완성도라는 예술작품을 둘러싼 속물적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캠프적인 미학을 응축하고 있는 이 전무후무한 이단적인 작품은 도착적이며 비순응적인 정의불가능한 성의 주체들의 사육제를 극화하며, 저속하면서도 또한 극한적으로 숭고한 그러나 표면만이 존재하는 실낙원의 인물들을 재연한다. 아마 모든 캠프적 영화들은, 요컨대 <핑크 플라멩고>에서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까지, <황홀한 피조물들>에 진 빚을 갚지 못할 것이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황홀한 피조물들>의 (내가 세어본 바에 의하면) 일곱 시퀀스는 서로 확연히 구분될 분만 아니라 이야기도, 줄거리도, 마땅한 순서도 없다. 일련의 대목에서는 정말로 과도한 노출을 의도한 것이 아닌가 의심도 하게 된다. 그 어떤 장면도 그보다 더 길거나 짧지 않은 바로 그 길이로 만들어야 했다는 이유를 납득시켜주지 못한다. 쇼트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맞춰지지 않았다. 머리 부분이 잘려 나온다거나 아무 연관 없는 인물들이 장면 끝머리에 불쑥 등장하는 식이다. 카메라는 대부분 손으로 들고 찍었고, 영상이 자주 떨린다. (이런 방법이 완전히 효과를 거둔, 그리고 의심의 여지없이 의도된 부분은 집단 성교를 찍은 장면이다)

그러나 <황홀한 피조물들>이 보여주는 아마추어적인 기법은, 최근의 수많은 언더그라운드 영화들이 그런 것처럼 보는 이를 짜증스럽게 만들지 않는다. 스미스가 시각적으로 감칠맛 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영화는 매순간 볼거리로 가득하다. 게다가 그 영상에는 흔히 보기 어려운 즐거운 전율과 아름다움이 있다. 강력한 영상이 쓸모있는 영상 때문에 그 효과가 떨어지는 순간에 조차, 혹은 좀더 다듬어 졌더라면 더 좋았을 장면에서 조차 그렇다. 

오늘날에는 기교에 대한 무관심이 휑뎅그렁함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신중한 계획에 반감을 드러내는 현대예술은 흔히 미학적 금욕주의의 형태를 띄는 것이다. (추상표현 주의 회화들이 대부분 이런 금욕적 특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황홀한 피조물들>의 금욕주의는 이와는 다르다. 다시말해, 이 작품에는 시각적 소재가 흘러넘친다는 뜻이다. <황홀한 피조물들>에는 생각이나 상징도, 무언가에 대한 논평이나 비판도 없다. 스미스의 영화는 순전히 감각에 바치는 향응이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프랑스의 수많은 아방가르드 영화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문학적' 영화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황홀한 피조물들>을 보는 즐거움은 우리가 보고 있는것을 이해한다거나 해석할 수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영상 그 자체의 직접성과 강력함, 양적인 풍성함에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진지한 현대예술과 달리, 이 작품은 좌절된 의식, 막다른 궁지에 몰린 자아를 다루지 않는다. 이렇듯 스미스의 조잡한 기교는 <황홀한 피조물들>에 구현된 감성 - 생각을 부인하는 감성, 부정 너머에 자리잡은 감성- 에 멋지게 이바지 한다. 

<황홀한 피조물들>은 현대에 보기드문 예술작품이다. 이 영화는 기쁨과 천진난만함을 다룬다. 분명히, 이 기쁨, 이 천진 난만함은 (보통 기준으로 볼때) 뒤틀리고 퇴폐적이며, 아무리 못해도 대단히 연극적이고 인위적인 주제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정확히 이 때문에 이 영화가 아름다움과 현대성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황홀한 피조물들>은 오늘날의 한 장르, 즉 '팝아트'라는 경박한 이름으로 통하는 장르의 훌륭한 견본이 되는 작품이다. 스미스의 영화는 팝아트의 쾌활함과 꾸밈없는 천진함, 교훈주의에서 벗어난 활력 넘치는 자유도 있다. 팝아트 운동이 지닌 한가지 위대한 미덕은 뭔가 주제에 대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낡은 규범을 후려갈기는 방식에 있다. (말할것도 없이 세상에는 입장을 취해야만하는 일련의 사안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건 아니다. 그런 사안을 다룬 예술작품의 극단적인 사례가 <대리인>일 것이다. 내말은, 인생에는 입장을 취할 필요가 없는 요소들, 특히 성적 쾌락같은 요소들도 있다는 뜻이다)

팝아트라고 불리는 작품들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작품들은 예술에서 묘사된 것 -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인생에서 경험한 것- 에 반드시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낡은 사명을 내던지겠다는 의도를 실천한다. (바로 이것이 새로운 체제순응주의의 또다른 징후, 대중문화의 가공물에 환호하는 일종의 열병 현상이라며 팝아트를 도외시하는 자들의 생각이 어리석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팝아트는 이전 같으면 모순으로 여겨졌을 멋지고도 새로운 요소가 뒤섞인 행동양식을 받아들인다. 이렇듯 <황홀한 피조물들>은 성교를 재기 발랄하게 조종할 뿐만 아니라 성적 충동을 과장되게 그리고 있다. 시각적인 면만 보더라도 이 영화는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 즉석에서 만들어낸 것이 분명한 장면들, 가령 늘씬하고 여자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앙상하고 털투성이의 사람들이 뒹굴고 춤추고 성교하는 무질서한 장면들 중간 중간에 매우 치밀하게 계산된 시각효과 (레이스 달린 옷가지,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잎, 활인화)가 삽입되는 식이다. 

스미스의 영화는 복장도착증의 시학을 주제로 다룬 작품이라고 도 볼 수 있다. <황홀한 피조물들>에 제 5회 독립영화상을 수여한 <영화문화>는 스미스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는 변태들에 대한 값싼 동정이나 호기심이 아니라, 복장 도착증 환자들의 영광과 화려함, 요정나라의 마술로 우리를 강타했다. 그는 우리 삶의 한구석에 불을 밝혀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멸시하는 구석이긴 하지만" 

 
<황홀한 피조물들>은 알고보면 동성애보다는 이성애를 다룬 영화다. 스미스의 통찰은 자신이 그린 천국과 지옥의 그림에서 몸부림치는 인물, 파렴치한 인물 등을 독창적으로 묘사해낸 보슈의 통찰과 비슷하다. 동성애적 사랑의 아름다움과 공포를 그린 앵거의 진지하고 감동적인 영화 <불꽃> 이나 주네의 <사랑의 찬가>와는 달리, 스미스의 등장에서 중요한 사실은 누가 여자고 누가 남자인지 쉽사리 알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성애의 다종다양한 쾌락 속에서 불타오르는 '피조물'들이다. 이 영화는 모호함과 다의성의 복잡한 거미줄로 엮어낸 작품이며, 그 으뜸 이미지는 남자의 몸과 여자의 몸이 분간되지 않는 혼란스러운 장면이다. 흔들리는 젖가슴과 흔들리는 성기를 바꾼다한들 상관이 없어지는 것이다. 

보슈는 고통과 쾌락을 동시에 보여주는 남녀양성 소유자와 나체를 배경 삼아, 자신만의 기이하고 불완전한 관념적 형상을 구축해냈다. 스미스에게는 엄밀한 의미의 배경 대신에 (인물이 실내에 있는지 야외에 있는지도 구분하기 힘들다) 의상과 몸짓, 음악 같이 철저하게 인공적인 경관이 있다. 그의 영화에서는 양성성의 신화가 진부한 음악, 광고, 의상, 춤 그리고 무엇보다도 촌스러운 영화들에서 끌어온 한 다발의 환상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스미스는 '캠프'에 관한 지식을 풍부히 콜라주해 <황홀한 피조물들>을 촘촘히 짜놓았다. 흰색옷을 입은 채 머리에 백합을 한송이 꼿고 고개를 수그린 여인 (여장남자)이 있고, 관에서 나온 말라빠진 여인이 있다. 이 여인은 나중에 흡혈귀임이, 그리고 끝에 가서는 남자임이 밝혀진다. 그리고 검은 레이스가 달린 만털라를 두른 채 부채를 들고 스페인 풍의 춤을 추는 커다란 검은 눈의 무희(이 사람도 복장도착증 환자다) 


<아라비아의 족장>이라는 그림에서 따온 두건 달린 외투를 입은 채 비스듬히 기대누운 남자들과 무신경하게 한쪽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아리비아의 여부, 슈테른베르크가 1939년대 초반에 디트리히와 함게 찍었던 영화들의 밀도 높고 복잡한 구성을 연상시키는 꽃과 엉마에 기대 누운 두 여인의 장면등이 있다. 스미스는 라파엘 전파의 나름함, 아르누보, 1920 대의 이국적 스타일, 스페인과 아랍의 분위기, 대중문화를 즐기는 현대의 '캠프'기법에서 끌어온 표현 형식을 통해, 영화의 이미지와 구성을 만들어낸다. 

<황홀한 피조물들>은 세계를 심미적으로 바라보는 통찰력을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리고 그런 통찰력은 십중 팔구 양성성을 근저로 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예술은 아직껏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황홀한 피조물들>이 움직이는 영역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비평가들이 예술의 자리로 지정해 왔던 도덕관념의 영역이 아니다.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에게는 도덕의 영역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잣대로 보자면 <황홀한 피조물들>은 정말로 형편없는 영화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심미적 영역, 쾌락적 영역도 있다. 여기가 바로 스미스의 영화가 움직이며 그 생명을 누리는 곳이다.

 - the end 수잔 손택 <해석에 반대한다> 中 -

잭 스미스

캠프 영화의 고전이자 금지된 걸작으로 영화 애호가들의 소문 속에 회자되던 <황홀한 피조물들>의 감독, 잭 스미스는 그의 작품 하나 만으로도 미국 아방가르드 특히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감독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유럽의 감독들(예를 들어 페데리코 펠리니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장-뤽 고다르, 아그네스 바르다 등)은 벨기에와 뉴욕을 방문하였고 그의 팬이었던 앤디 워홀이 자신의 팩토리를 통해 영화 작업에 뛰어들었던 것 역시 유명한 일화이다. 분명 잭 스미스의 영화들은 부박하고 화려한 캠프적인 취미에 흠뻑 빠진 채 어떤 윤리적 명령의 강요도 영향을 미치는 순진무구한 관능과 열정 사이로 유영하는 현대 영화의 괴물들이다. 잭 스미스는 그 스스로 공공연한 게이였으며 자신의 영화에서 당시의 하위문화로부터 비롯된 게이 정체성, 특히 드랙 퀸과 이성복장착용자들, 성전환자들의 다양한 문화적 정체성을 인용하였다. 그런 점에서 그가 자신의 영화를 통해 재현한 인물들에 대한 그 스스로의 정의였으며 그의 작품 제목에 빈번히 등장하기도 하는 '피조물(creatures)'은 매우 시사적이다. 느와르 영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디즘적인 범죄자나 팜므 파탈이 동성애 정체성의 은유로 전유되었거나 아니면 공포 영화에서 괴물의 이미지를 통해 배제된 자, 비천한 존재로서 자신을 재현했던 동성애자들과 유사하게 잭 스미스 역시 자신의 불법적인 섹슈얼리티를 기괴한 모습의 인물들을 통해 표상한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에서의 비극적이면서도 모호한 존재인 범죄자, 요부, 괴물들과 달리 잭 스미스는 매우 유쾌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이들의 삶을 일종의 문화적 인공물로 가정한다. 즉 잭 스미스는 우리 모두의 삶을 장식과 수사, 색채와 양식화된 몸짓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간주한다. 잭 스미스는 영화 감독일 뿐 아니라 다른 아방가르드 영화 감독들의 배우로서, 사진작가, 연극 연출자, 디제이, 열정적인 의류 수집가, 비평가이기도 하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현재 잔존하고 있는 그의 작품 중 복원이 완료된 <황홀한 피조물>을 비롯한 5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 2003년 쾌락의 셀룰로이드 궁전 프로그램 당시 감독 설명 -





영화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수 많은 책들을 넘겨본다. 그곳에는 걸작의 가치에 대한 찬사가 있을 수 있으며, 때때론 시대사적 해프닝들의 단편적 제시와 빛바랜 논란의 역동들이 담겨있기도 하다. 허나 드넓은 스펙트럼의 그물망에도 잡히지 않는 비사들도 존재한다. 특히 세계영화사를 한글로만 읽어내려 간다면 만나보기 힘든 이름들도 존재하고있다. <아라이아 로렌스>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던 해, 고다르는 <경멸>을 구로자와 아키라는 <천국과 지옥>을 펠리니는 <8 1/2>을 김기영은 <고려장>을 세상에 내놓은 해. 영화의 타이틀이 사서에 오르는 순간에는 항상 탄생년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흐름을 읽어 내려가며 영향과 가치를 분석할때 가장 명확하고 편의적인 방법은 시대사적인, 년도분류에 따른 구분일 것이다. 1963. 이들을 묶는 하나의 공통어, 네자리 숫자의 그림자속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과거의 용암, 실험영화의 어느 지점인 동시 수 많은 논란을 낳은 문제작. 잭 스미스 감독의 <황홀한 피조물들>에 대한 에세이를 위에 소개해봤다. 세가지 연유에서 옮겨봤다. 첫째론 수잔 손택에 대한 탄복이지만, 이는 본 포스팅에 있어 발단이나 동기 정도의 단서이니 다음 기회에 더욱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남겨두도록 하고, 두번째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토록 소중한 영감의 원천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혹은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에 대한 역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어쩌면 반세기전의 특수한 영화운동의 흐름과 시효만료의 논란만이 <황홀한 피조물들>의 유일한 존재가치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는 지나치게 틀에 얽매인 심심한 사조놀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2011년에 와 이 작품을 지지하고 언급하는 일이 비상식적이고 퇴폐적인 컨셉에대한 치기어리고 무조건적인 지지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것이다. 물론 시초에 대한 예우도 아니다. 
일반의 시야에서 극단적 예술의 영역으로 치부되며 장외로 밀려나버린 본 형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반세기를 건너서도 유효한 특수해석의 가치를 유지하게 됐다는대에서 <황홀한 피조물들>에 대한 수잔 손택의 지지와 미인지자들에 대한 경각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현재는 물론이고 50여년 전 <황홀한 피조물들>이 등장했을 당시에도 본 작품의 가치는 평상의 해석적 시각으로 재단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익스페리멘탈 / 언더그라운드 무비로 분류되는 본 작품의 해석은 심미적이고 직관적인 탐색을 통해 이뤄져야 할것이며,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온 이런류들의 자유롭고 쾌락적인 세계관은 흡사 미술관에서 경험해온 현대미술의 수용방식과 비슷한 형태로라도 받아들이며 그 가치와 존재이유를 논의하고 공유해야 할것이다.      

컬트무비에 대한 매혹과 열광도 끌어와본다. 특이취향의 과도유입과 특수팬덤을 노린 기획적 허술함들로 설명되는 현대영화의 돌연변이들, 그들이 치장한 마이너한 분위기에선 찾아보기 힘든 유영하는 자유로움들을 이전의 중단편 실험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 작품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는 크리스 마르케의 1962년작 <활주로>역시 영감과 상상력으로 가득한 과거의 신품이라 생각한다. 그야말로 소수에게 회자되는 기념비적인 컬트무비의 조건은 어쩌면 이들에게 더 유리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내러티브의 파괴가 작품의 입장을 더디게 하지만, 장르와 매체를 초월한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들을 대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창의적인 영감의 긍정적 원천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 연유는 통제와 닳아가는 것들에 대한 단상이었다. 멀리갈것 없이 <황홀한 피조물들>의 감상 전후로 경험한 <악마를 보았다>의 검열과 <블랙 스완>의 충격요법에 대한 개인적 의문이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1963년 영화가 공개되었을 당시 작품의 표현수위는 충격적인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로인한 사회적 파장도 엄청나 본 작품을 지지한 어느 누군가는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반세기전의 빛바랜 해프닝을 듣다가 문득 두가지 갈래로 의문이 생겼다. 폭력과 성에 관한 표현수위. 이전에 7인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실험영화 <제한해제>를 다루며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적이있다. 나체의 전시와 상식에 어긋난 성교로 점철된 필름이라고 해서 포르노취급을 당해야 하는가? 김지운과 이병헌의 메인스트림의 폭을 넓힌 과감한 시도가 어째서 1,2 초 차이로 제한상영과 청소년관람불가 사이를 오가야 하는가? 이 시점에서 페이드 아웃과 함께 과거장면 하나를 인서트 하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박찬욱 감독이 2002년 <죽어도 좋아> 제한상영가 판정당시 올렸던 격문이다. 

그뒤로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그 영화 얘기를 해댔습니다. 기자들을 만나면 빨리 감독 인터뷰 잡으라고 충고했고 감독들을 만나면 우리 반성하자고 촉구했으며, 민간인을 만나면 “기다려라, 죽이는 영화가 너희 곁을 찾아갈 것이니. 한국영화, 이제 장난 아니니라”며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이번 판정으로 저, 완전히 바보됐습니다.

구강 아니라 비강으로 한들 뭐가 대숩니까, 아래로 들어가면 정상이고 위로 들어가면 변태입니까? 국가가 체위도 정해주나요? 남성기가 크게 잡혀서 안 된다고요? 중요한 건 어느 신체기관이 찍혀 있느냐가 아니잖습니까. 영화가 무슨 축군가요? ‘핸들링’처럼 ‘페니슬링’하면 반칙인가 보죠? 그럼 성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해놓은 미술사의 숱한 걸작들은 다 뭡니까. 그리고, 성교를 가짜로 했든 진짜로 했든 그런 게 왜 문제죠? 가짜로 하는 영화들일수록 진짜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않나요? 예를 들어 너무 실감나게 연기해서 꼭 진짜 같아 보이는 어떤 에로틱한 영화가 있다고 칩시다. 그럴 때 여러분은 배우들을 불러 실제 삽입 여부를 조사 확인한 다음, “삽입이면 제한이요, 불입이면 십팔이라…”, 이러실 건가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자기들 좋아서 진짜로 성교하는 장면과 아무 애정도 없는 배우들이 억지로 성교하는 척만 하는 장면 중에 어느 쪽이 보기에 아름다운가요? 그 장면에서 심의위원 여러분은 정말 성적 수치심을 느끼셨나요, 아니면 ‘나는 아니지만 우리 국민은 그럴 거야’라고 생각하셨나요. 전자면 과민이요, 후자면 오만이라….

제 생각에는 여러분이 뭔가를 심판하려는 자세로 영화를 봐서 그런 착각이 생겼지 않았나 싶군요. 그냥 편한 마음이었다면 여러분도 아마 저희 부부처럼 입으로는 웃고 눈으로는 우는 희한한 경험을 하셨을 텐데, 참 안 됐네요. 


<황홀한 피조물들>과 <악마를 보았다>의 연계를 상상하며 내가 언급하고자하는 바는 논리적인 반박이나 시스템에 대한 모순지적이 아니다. 음악부터 영화까지 도통 이해가 불가능한 현 체계에 대해 놀라움을 표할뿐이다. 수잔 손택의 글을 옮기게 된 몇몇가지 연상중 하나이기에 언급하며 문제제기할뿐 도저히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 <숏버스>와 <악마를 보았다>를 향한 몰상식하고 박한 대우들. 과연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것이 맞을까. <블랙스완>에 대한 고민은 충격과 표현이 점점 닳아져갈 몇몇 장르영화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었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심리스릴러 한편을 본 후 <황홀한 피조물들>의 해프닝을 듣고나니, 대런의 강박적 걸작이 몇십년 후에 받을 평가에 있어 연출장치에 대한 둔화가 걱정되어 살짝 고민했던건데, 얼마전 시네마테크에서 브라이언 드 팔마의 <시스터즈>을 보면서, 예상가능하고 고립타분한 순간을 영화적 고민을 통해 놀랍고도 지속가능한 충돌로 변환시키는 모습을 보며 한시름 걱정을 덜어놓긴 했다. 케익살해씬은 관객을 엄습하는 독특한 힘이 존재한다. 정말 사랑스러운 영화다.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이거다.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은 보다 더 많이 언급되어야 하며, 수잔 손택의 글들은 보다 더 많이 읽혀야 한다는 것. 어쩌면 괴상한 40여분의 영상물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영화적 고민을 파생시켜준 독특한 경험이었기에 애정과 존경을 아끼고 싶지 않다.  

[Link] 다양한 포스터아트를 한눈에

2011. 5. 13. 14:28 Film Diary/Link


 

간혹 받게되는 질문, 포스터 아트의 출처는? 마음같아서야 친절히 하나 하나씩 알려주고 싶어도 나역시 수십가지의 영화관련 싸이트 혹은 디자인 싸이트를 옮겨다니다 산발적으로 튀어오르는 이미지들을 출처도 모른채 가져오는 경우가 많기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애매했다. 요 몇년 이미지를 따라 이곳저곳 스며들다보니 포스터아트만을 집중적이고도 꾸준히 업로드하는 싸이트는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맘 편하단 생각도 들었었다. 허나 얼마전 꽤 독특한 장소를 발견하게 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초반에는 다소 편중된 취향의 이미지들이 올라와 그렇게 멋진 곳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는데, 자료를 업로드하는 지속성과 보다 다양해진 수용성에 조금씩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Reelizer , 차곡히 쌓여가는 성실함도 마음에 들지만 이토록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배려심이란 ! 한 페이지에 40개의 작품을 차분히 펼쳐놓은 후 손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이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다.  


이미지를 선택하면 확대된 이미지의 전시와 함께 최소한의 정보, 제목과 아티스트 그리고 카테고리의 단순한 구성이다. 아티스트나 카테고리의 내용을 선택하면 작가와 분류별로 이미지를 감상할 수도 있다. 요즘 발도장을 가장 잦게 찍는 곳이다. 부디 한결같은 모습으로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 



[기대작] 라이프 인 어 데이 Life in a day - 멋진 하루

2011. 5. 12. 12:48 Film Diary/Preview


역사라는 단어를 마주할때면 항상 뒤따라다니는 의문과 아쉬움이 있다. 어떤 의미로든, 어떤 사유에서든  대의와 분류를 위해 뭉뚱그려지고 분해되는 개개인의 단면들. 어쩔 수 없는 한계지만 역시나 어쩔 수 없는 미련이다. 불편한듯 편이한 기억의 눈들 모두가 소유할 수 있는 요즘, 어쩌면 완벽은 아닐지라도 일정수준 이상의 갈증은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우리는 시도때도 없이, 어쩌면 필요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으로 시간만이 기제된 수 많은 문화와 일상을 밀어넣고 있다. 먼훗날. 일상의 역사란 측면에서 이들을 뒤돌아 볼때면 파편처럼 흩어진 우리의 수 많은 기록들은, 충분한 자료인 동시에 흐름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여기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매체의 긍정적 장악이 있어 기대감을 걸어본다. 

2010 년 7월 24일,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몇몇가지 기준점을 찍어 지구별을 하나로 묶는다. 숫자로 명시된 제한적 시적 범위와 햇빛과 달빛이라는 단 하나의 조명 그리고 닮은듯 다른 수십의 언어와 감정들. 리를리 스콧과 케빈 맥도날드는 보편적인 통로를 통해 국적불문, 주제불문의 일상을 모집한다. 한 가지 조건은 2010년 7월 24일의 일상이여야 한다는 점, 개인적으로 가장 흥분되는 단서다. 세계각지의 생활인들이 하루의 일상을 담아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업로드한 것을 리를리와 케빈의 선택으로 다듬고 이어붙여 한편의 영화로 탄생시켰다. 


<Life in a day> 197개국의 45개국어로 구성된 8만여개의 하루. 비록 95 분의 최종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해프닝은 그 과정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추억이며 모두에게는 소소한 역사가 됐을 것이다. 편집과 연출을 맡은 케빈 맥도날드 감독은 이번 작품을 미래 후손들에게 건내는 어떤 하루의 타임캐슐이라 칭했으며, 선댄스 집행위원장 존 쿠퍼는 이 작품을 영화제에 추가하며 전 세계인의 스토리텔링 지원과 경험과 감정표현에 대한 플랫폼 기능으로서의 역활을 언급했다. 뜨겁고도 이토록 따스한 해프닝의 핵심을 비춰주는 좋은 취지들이다.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명쾌한 설명이다. (트레일러에서 가장 눈부신 단어 역시, Filmed by YOU)

이 작품은 지금껏 2가지 방식으로 공개되었다. 지난 선댄스를 비롯한 몇몇 영화제 상영과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단 한번의 유튜브 중계. 솔직히 말해서 간발의 차로 중계를 놓치긴 했지만, 이처럼 스펙터클한 로케이션과 신선한 내러티브의 다중플롯으로 구성된 의미있는 작품을 극장에서 처음으로 접할 생각을하니, 이 역시 나쁘지 않은것 같다. <인사이드 잡> 의 정식개봉을 바라보며 이번 작품, 그야말로 영상매체의 새로운 바람으로 기억될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극장에서 마주할 날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 귀여운 트리비아는 본 작품의 북미 개봉일은 2011년 7 월 24 일이다. IMDB rate - 8.4 (491 vote)   
 




트레일러를 살펴보면 감상자들에게 인사를 건내는 한 사나이가 있다. 이번 작품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2001년 부터 9년간 자전거를 타고 190개국을 돌아다닌 자전거 탐험가 윤옥환씨 이다. 여행이란 특수성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조건이지만 같은 나라 사람을 이런 곳에서 마주하는건 꽤나 신나는 일이긴하다. 




몇개월 전부터 가장 소개하고 싶던 작품이었고, 얼른 완성하고픈 포스팅이였다. 어쩌다보니 이제야 올리게됐지만, 참 기분이 좋다. 훌륭한, 하지만 상업성의 불확신으로 인해 주류에선 밀려난 타국의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정말로 즐겁다. 인터넷은 일단 언어로서 구획을 나눈 후, 주제로서 각자의 틀을 완성하는 느낌이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한국어로 이뤄진 정보를 접하며, (이런 페이지를 떠도는 우리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다. 수 많은 블로거와 정보제공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떼어놓고 읽는다면 분명 무게감있고 존재가치 있는 조각으로서 각자의 몫을 다하고 있지만, 다소 편중된 경향이 보인다. 영화정보의 장이라는 틀 속에 그들의 조각들을 모으면 대부분은 겹칠것이며, 커다란 덩어리 사이사이로 무수히 많은 빈큼과 공백이 생길 것이다. 발견은 거창하고 필수는 과하지만, 이런 비상업적 작품에 대한 소개와 공유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전시를 위한 단문의 감상보단 잠시의 흥분과 유익한 교류가 가능한 이와같은 기회가 더 늘었으면 한다. 언젠가 불어와 일어도 공부하고 싶다. 깊이도 중요하지만 폭의 매력에 점점 빠진다. 본편과는 다소 무관하나, 상당히 매혹적이고 경쾌한 트레일러를 마지막으로 ...
 

[Poster art] PICTOGRAM MOVIE POSTERS

2011. 5. 11. 23:10 Data/image




픽토그램이란 그림을 뜻하는 픽토 Picto 와 전보를 뜻하는 텔레그램 Telegram 의 합성어로서 사물과 시설 혹은 행동을 단순화하여 직관적인 정보전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도한 시각 디자인이다. 일상의 곳곳을 메우고 있는 이 단순하고 깔끔한 시각 디자인에 영향을 받은 포스터 아트 기획이 있어 소개해본다. Victor Hertz 의 작품으로서, 인물과 사물의 최소한의 표현을 통해 재치있고 절묘한 이미지를 선사해준다. 더 많은 이미지들이 있지만, 크게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착실히 표현해 낸 몇몇 작품들을 소개한다. 모든 이미지를 보려면 이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건 '가장 보통의 존재'인 화장실 디자인을 샤워 꼭지와 나이프의 첨가만을 통해 서스펜스의 중심으로 이동시킨 <싸이코>의 창의성이다.   



































































[Poster art] 스탠리 큐브릭 전시회

2011. 5. 11. 14:56 Data/image


세계 최대규모의 영화 아카이브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는 현재 스탠리 큐브릭 전시회가 한창이다. 기획 전시회 소식을 듣고 혹시나마 귀한 자료 한둘쯤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싶어 불어로 도배된 낯선 페이지들을 표류하다 흥미로운 자료를 찾게되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일단 간단하게 이번 전시회의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몇몇 사진을 가져와봤다. 두개층에 걸쳐 그의 멋들어진 장편들을 구획에 따라 나눈 후 각각의 영감과 과정들을 펼쳐보이며 큐브릭의 사적인 소품부터 영화사의 역사가 된 자료들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영화의 소품과 상징은 물론이고 얼터너티브 필름 씬 부터 자필 노트까지, 스탠리 큐브릭의 팬이라면 누구라도 흥분할만한 화려한 자료들이 가득하다.    




본론으로 들어가 이번 전시회의 다양한 기획 중 타국의 팬들을 위한 특별한 콜렉션이 눈에 띄어 가져와봤다. 스탠리 큐브릭과 관련한 팬아트 혹은 포스터아트, 그리고 영상자료까지. KUBLICK et le web 카테고리에는 큐브릭의 세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과 오마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꽤 익숙한 이미지부터 신선한 자료들까지. 방대한 양의 소중한 자료이기에 소개해본다. 본 페이지로 들어가 각각의 이미지들을 큰 사이즈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불어를 소화할 수 있는 분들은 이곳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이번 전시회의 이런저런 소식도 접해보면 좋을것 같다. 결론은 하나다. 역시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위대한 곳이구나. 



[Poster art] Maximalist Poster arts

2011. 5. 11. 02:40 Data/image

흔히들 포스터 아트의 지면속에 영화를 옮겨담을땐 결정적 순간의 포착이나 상징적 이미지의 쓸쓸한 전시를 선호한다. 열악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한 일반적인 컨셉에 반하는, 대척점에 위치하고 있는 조금은 낯설고 독특한 이미지가 있어 소개해본다. Emma Butler의 수다스러운 이미지들, 무심한듯 세심한 배열로 영화를 이야기하는 작품. 원작의 색채를 차용해 가득찬 따듯함을 선사하는 <주노>의 선택이 가장 마음에든다.   


































고전영화의 발견 201102

2011. 5. 6. 14:03 Film Diary/Classic movies

생각해보면 전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화 프로그램은 꽤 많은 편이다.  그러하기에 수적인 측면에선 별다른 불만은 없다.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부류의 방송들이 창의적 기획과 팬들과의 소통에 있어 여전히 답보상태에 빠져있단게 아쉬울 뿐이다. 방송의 컨텐츠와 실용성에 있어 얼마만큼의 노력이 투자되며 이 기획들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수용자들에게 올바른 길잡이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영화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가이드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면, 우열을 가리기전에 우리는 다섯손가락을 채 굽히지 못할 것이다. TV속 영화소개 프로그램들은 날이 갈 수록 영화팬들을 밀어낸다. 오히려 그들의 타겟은 영화에 취미 이하의 흥미를 보이는, 그렇다고 영화를 증오하지도 않는 대다수의 관객들인것 같다. 다행히 라디오란 매체는 그 속성만큼이나 속깊은 마음으로 영화팬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 일상의 어긋난 취향이 교합되는 공간으로서의 매력이 존재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위에 언급한 문제제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영화음악이란 주제를 걸고 감상적인 위안과 피상적인 정보를 주고받을 뿐이지, 깊이와 열정에 있어선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지난 1월 6일 부터 이주연의 영화음악(MBC fm 4u 91.9)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김홍준 교수의 <고전영화의 발견>은 보석처럼 빛나는 기획이라 생각한다. 통칭 이영음으로 표현되는 이 새벽 영화음악 방송은 영화의 거죽만 둘러쓴 여타의 심심한 프로들에 비해 꽤 알찬 기획을 선보이며 기다림의 노고를 보상해주고 있다. <서편제>의 조감독 출신이자 <장미빛 인생>의 감독, 영화계 이곳 저곳에서 각종 위원장과 프로그래머를 역임한 이이자 현재 한예종의 교수인 김홍준. 앞에 언급한 수 많은 수식어보다 더욱 중요한건 바로,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영화광. 이거다. 김홍준 교수는 매주 목요일 새벽이면 자신의 지식과 애정을 가득담아 <고전영화의 발견>의 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곳에서 매주 1편의 영화를 성의있게 소개하며, 감독의 최소한의 족적과 본 작품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를 30분 속에 녹여내려 한다. 고전이란 영화의 진화를 가능케 한 영화사의 전범이자 어쩌면 상업으로만 남을 수 있던 영화란 매체를 예술의 영역으로 힘겹게 끌어들인 역사의 흔적이다. 이런 거대한 작품들을 30분의 순간에 온전히 담는단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는 듣는이로 하여금 감사한 마음이 일렁일만한 수준의 정성으로서 그 한계 메우려한다.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자리가 아니기에 김교수는 사전적 통상적 범위를 넘어 흥미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준에서 영화의 목록을 채워가고 있다. 초창기부터 심하면 90년대 까지의 영화를 고전으로 규정하고 이곳에서 소개하겠다는 약속은 고전영화의 소중함과 관람의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한 고민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소수를 위한 탐구보단 다수에게 고전의 가치를 알리자하는 본 프로그램의 취지와 노력은 적당한 선에서 알찬 정보를 안겨주고 있다. 다소 지나치게 유명한 작품 위주로 목록이 채워져가는 경향도 있지만, 지독한 영화광의 차고 넘치는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이미 영화를 본 이들이라도 마치 DVD 의 서플을 귀로 감상하고 있는듯한 묘한 2차적 즐거움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본 카테고리를 통해 매주 방송되고 있는 <고전영화의 발견>을 월 단위로 묶어 포스팅을 할 생각이다. 라디오란 매체의 접근성과 더욱 열악한 다시듣기의 불편함이 맘에 걸려 말로만 추천하기 보단 직접 눈앞에 가져다줄 생각이다. 적당한 경계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고전영화의 발견>을 통해 발견혹은 회상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2001년 씨네 21 <김홍준 - 정성일 대담> 을 통해 김홍준 교수는 현존 최고의 감독을 묻는 질문에 존 포드, 오스 야스지로, 루이스 브뉘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로베르 브레송 중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다면  주저없이 꼽겠지만 거장들의 세기가 저문 마당에 그 답은 쉽게 나올 수 없을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가 생각하는 고전영화는 어떤 의미일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20110203 서편제







20110210 Vertigo







2 월 17 일자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편 부터는 코너 속 소개음악이 편집되지 않고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20110217 Elevator to the Gallows







20110224 Blade Runner






김홍준 교수님께서는 이영음 게시판을 통해 청취자들의 질문과 후기에 친절하게 답변을 달아주시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영화를 보고난 후 생긴 궁금증이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곳 <고전영화의 발견> 게시판에 의견을 남기시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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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의 5월

2011. 4. 26. 02:42 Film Diary/Column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고있기에, 라는 단서뿐이겠는가. 알고 있더라도 물리적 방문이 힘겹기에 영상자료원이나 인디상영관에서의 개봉 소식은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었다. 허나 우연한 계기를 통해 잠시 딴맘을 먹게되었다. 이상하게 들리지 모르겠지만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준 친구는, 필요에 따라 문자를 보낸다는 마셰티 양반이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마셰티>를 극장에서 보기 몇달전나는 이 작품을 집에서 먼저 감상했었다. 최소한 개봉작만은 극장에서 만나보자는 이기적 순결주의자였지만 솔직한말로 장난으로 시작해 장난으로 끝나는, 심지어 아무런 맥락없이 잔인하기까지한 이 작품이 대한민국 극장에 걸리리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아마 현 캐스트에서 몇몇 배우들의 이름을 지워버린다면 DVD 직행의 운명을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굉장히 실망스러운 작품이라 속단했었다. 하지만 극장에서 이 작품을 다시 본 후 <마셰티>를 완성시키는 요소는 다름아닌 극장이란 공간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작품성이나 완성도에 대한 부담은 버리고 시작한 농담이었다. 엉성한 비율의 화면과 스크린에 애써 박어넣은 촌티들. 영화적 헛점을 극대화시키는 극장이란 공간이야 말로 요 쌈마이스런 로드리게즈의 농에 가장 적합한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화룡정점은 나와 비슷한 각도에서 의도된 순간에 적절한 낄낄거림으로서 그들의 발악에 예를 갖추는 관객 친구들이었다 (생판 남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친구같은 존재들이었다). 

이래저래 <마셰티>에 대한 미안함과 로드리게즈에 대한 오해를 정리하고 영상자료원에서 준비한 5월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읽어봐도 주제와 근거가 전혀 이어지지 않고있지만 이번 <마셰티> 해프닝을 통해 깨우친 간단한 교훈은 첫째, 극장에서 멀쩡히 영화가 상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구석에서 소박하게나마 감상한 후 영화에 대해 제멋대로 실망하는 짓거리는 어쩌면 바로 옆동네에 사는 처자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멋진 시간을 보내볼 수 있음에도, 화상채팅을 통해 그녀와 한두시간 떠든 후 '이번 소개팅에서 만나본 여자는 영 별로였어...' 라고 중얼거리는 것 만큼 안쓰럽고 희안한 짓이나 광경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이런 진실되고 황홀한 스크린의 경험을 단 한번의 언질과도 마주하지 못해 갈등의 기회조차 맛보지 못할 극소수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함이다.
 
고전은 개뿔, 어쩌면 10년 후면 제목조차 기억하지 못할 작품들도 섞여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이유는끝내주는 몇몇 걸작들도 섞여있기도 하지만 그것보단 누군가에게는 그 어떤 걸작보다 소중하게 맘에 담아둘만한 이쁜 영화들이 꽤 많기에, 그리고 그런 인연과 어긋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걸어놓고 누군가는 인지하길 바라기 떄문이다. 5월 1일,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전이 끝나면 <블루레이 특별전>과 <앵콜극장전>이 이어진다. 

블루레이 특별전의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5월 3일부터 7일까지 비교적 짧게 진행되며 각 영화당 상영횟수는 2회 정도다. 상영일자와 시간은 이곳 상영스케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판의 미로  2006 / 15세관람가  기예르모 델 토로
 그라인드 하우스  2007 / 18세관람가  쿠엔틴 타란티노 - 로버트 로드리게즈
 허트 로커  2008 / 15세관람가  캐서린 비글로우
 렛 미 인  2008 / 15세관람가  토마스 알프레드슨
 싱글맨  2009 / 15세관람가  톰 포드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2010 / 12세관람가  이시아라 타츠야 - 타케모토 야스히로

일단 5년전 일반 상영관에서 기립박수를 칠뻔한 <판의 미로>를 감상할 수 있다. 스크린으로 다시볼 생각을 하니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번 라인업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그라인드 하우스>다. 북미흥행 실패로 타국에선 매정하게도 쌍둥이를 각기 다른 곳으로 입양시키는 꼴이 되버렸던 웨인스타인의 횡포로 (그도 그럴것이 <그라인드 하우스>는 지난 10년간 최악의 흥행성적을 거둔 작품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인해 흥겨운 이벤트의 쾌감의 반의 반도 느끼지 못했던 지난날의 원통함을 씻어내릴 기회다. 상영시간 191분이 이리도 반가울 수 있을까.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두 감독의 작품을 합치고 중간에 일라이 로스, 에드가 라이트, 롭 좀비가 별 지랄을 다해놨어도 <카페 느와르> 보다 러닝타임이 짧다. <플래닛 테러>와 <데스 프루프>를 동시에, 그것도 스크린으로 접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주 씬나죽겠다. DVD 로 몇번이고 돌려본 작품이지만 기껏해야 안방 티비로 감상한게 전부이기에 이번 기회야말로 <그라인드 하우스>와의 진정한 첫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것 같다. 


블루레이 특별전에 이어 우릴 맞이하는 건 <앵콜극장전>이다. 누가 한건진 몰라도 참 이쁜 짓이다. 본 프로그램의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로큰롤 인생  2007 / 35mm / 전체관람가  스티븐 워커
 우리 의사 선생님  2007 / 35mm / 12세관람가  니시카와 미와
 몽골  2007 / DV     / 15세관람가  세르게이 보드로브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2008 / 디지털/ 전체관람가  파울 슈마츠니 - 마리아 슈토트마여
 오슬로의 이상한 밤  2008 / 35mm / 15세관람가  밴트 해머
 산타렐라 패밀리  2008 / 35mm / 15세관람가  나초 G. 베일라
 파리 36의 기적  2008 / 35mm / 15세관람가  크리스토퍼 빠라띠에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  2009 / 디지털 / 12세관람가  요코하마 사토코
 아이 엠 러브  2009 / 35mm / 18세관람가  루카 구아다그니노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  2010 / 디지털 / 12세관람가  피나 바우쉬
 환상의 그대  2010 / 35mm / 18세관람가  우디 앨런
 사랑하고 싶은 시간  2010 / 디지털 / 18세관람가  실비오 솔디니
 세상의 모든 계절  2010 / 35mm / 12세관람가  마이크 리

솔직히 이 13편의 작품을 다 감상한건 아니지만, 일단 음악과 춤이 인생과 만나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해내는 <로큰롤 인생>과 <엘 시스테마> <댄싱 드림즈>가 안보이나. 이따금씩 극장 관람을 상상해본 작품들이기에 심히 반갑다. 그뿐인가 때려죽여도 결코 변하지 않을 2011년 최고의 걸작 두편이 라인업에 끼여있다. 나는 사랑일세 라며 황홀한 자아회복귀를 펼쳐보인 평범한듯 비범한 <아이 엠 러브>와 인생의 진실과 거짓을 교묘히 배열해 사람 맘을 제멋대로 들쑤셔놓은 마이크 리 할배의 <세상의 모든 계절>을 다시볼 수 있다. <미드나잇 인 패리스>를 만나기 전에 잠시 보류했던 우디 앨런의 최근작도 만나볼 수 있고, 설원의 풍경만큼이나 시린 농으로 점철된 <오슬로의 이상한 밤>의 분위기에 빠져볼 수 도 있는 기회다. 5일 부터 19일까지 상영되며 자세한 상영일정은 이곳 상영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편중 10편 가량은 고대하고 있다. 물론 다 볼수는 없을게다. 애석하게도 잠실에서 바라본 영상자료원의 위치는 서울같지 않은 서울이다. 얼마전 비행기를 타고 갔던 제주도가 더 금방 도착했던것 같다. 여하튼 루카 구아다그니노, 마이크 리 평생을 기억하게 될 내생의 걸작을 선물해준 두 감독의 작품은 기필코 다시찾을 생각이다. 그리고 <그라인드 하우스>는 사적 쾌락을 충족하기 위해 누가 때려죽인다고 해도 가볼 생각이다. 나머지 작품들은 기회가 된다면야 최대한 노력해서 스크린을 통해 만나보고 싶다. 그러고보니 영상자료원에 대해 이야기를 안했다. 위치는 여기고, 가격은 공짜야. 시설은 준수하다네. 인사는 못하겠지만 함께 즐거이 영화를 감상해보자고. 마셰티 땡큐.  

[月刊 Poster] 4월의 시선

2011. 4. 24. 13:21 Data/月刊 Poster

요즘 드는 생각. 확실히 포스터 아트는 한계가 있는것 같다. 그만의 매력이 있다지만 일러스트 기반의 재해석이 기획적인 사진매체의 드넓은 스펙트럼을 감당하기는 버거운것 같다. 포스터 아트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기본에 소홀했다는 생각이든다. 2차 해석, 오마주는 어디까지나 예외고 해프닝이다. 하나의 대중예술로도 읽힐 수 있는 영화 포스터에 더 관심을 기울여보고자 한다. 月刊 Poster는 그런 의미에서 다달이 열댓장의 뛰어난 포스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포스터들을 전시하고자 한다. 제작년도 는 구분치 않는다. 오늘 공개된 뜨거운 이미지일 수도, 무성영화 시절의 고전 이미지가 올라올 수도 있다. 月 1회 포스팅을 기준으로 포스터를 보다 더 가까이 들여다 보고자 한다.   



Warrior 각기다른 목적을 안고 링에 오른 두 사나이의 이야기. <워리어> 의 포스터는 두 주인공의 얼굴 반쪽만을 서로 서로 내세우고 있다. 무엇하나 앞에 내세워 전시하기 애매하기에 함께 올려본다 . 얼마전 <파이터>를 본 뒤 든 생각이있다. 권투라는 종목의 원초적인 힘과 고독한 싸움이 부여하는 개인사의 절실함들.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 나타난 얼굴에 맺힌 땀방울과 상처의 조각들이 얼마나 많은 드라마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도 느꼇다. 톰 하디와 조엘 에저튼의 치열한 눈빛과 짧은 문구만을 명시한 이 포스터는 영화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기대는 해봐야겠다. 권투영화를 극장서 관람하는 짜릿함을 데이비드 O. 러셀에게서 충분히 배웠으니. 






박쥐 한국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티져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팬들의 모든 관심이 쏠린 시점에서 등장한 강렬한 이미지. 본 포스터보다 훨씬 유명한 이미지가 되었다. 두 주인공의 창백하고 비정한 표정이 대문짝만하게 박혀있는 정식 포스터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대신 팜플렛 내부에 틀어박힌 이 기괴한 이미지를 가위로 오려 방안 벽면에 전시해뒀다. 꽤 많은 시간이 흘러 한국영화 포스터사를 되짚어 본다고 해도 분명히 언급될 순간이다. <친절한 금자씨>도 그렇고 정말이지 멋드러진 취향이다.  








The greatest movie ever sold 감독인 동시 주연배우, 혹은 실험체이기도 한 모건 스펄록을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다. 주구장창 햄버거만 입에 쳐넣던 것도 벌써 7년전의 일이다. <슈퍼 사이즈 미>를 통해 패스트 푸드가 인체에 가하는 악영향을 몸소 보여줬던 그가, 오사마 빈 라덴을 직접 잡아내겠다며 미국인의 정체모를 두려움에 뒷통수를 가격하던 그가, 이번에는 다소 안락한 모습으로돌아왔다. 대신 이번엔 몸보다 머리가 힘들었을게다. <더 그레이스트 무비 에버 솔드>는 영화와 기업,협찬등의 관계를 코믹하게 그려내며 온전히 기업의 협찬만으로 찍어낸 유쾌한 다큐멘터리다. 영화 홍보시에도 본 포스터와 같이 양복 위에도 협찬사의 로고를 잔뜩 달고 돌아다니는 그야말로 인간 카메라가 아닐지. <더 그레이스트 무비 에버 솔드>의 포스터는 영화의 핵심과 분위기를 명확히 표현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Muriel 알랭 레네 감독의 1963년작 <뮤리엘>은 아직은 감상 전이라 이미지에 대한 별다른 코멘트를 하긴 힘들지만, 순간의 매혹이 관람욕을 이끌어버리는 묘한 기운이 있기에 소개해 본다. 본 작품은 장 뤽 고다르의 67년작인 <그녀가 알고 있는 두세가지 것들>에 영향을 준 영화라고 한다.  








Tree of life 테렌스 멜릭의 신작 포스터. 예고편을 보고도 감이 잡히지 않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단순히 영화 속 스틸컷들을 하얀 폭 속에 나열한 수준이지만, 인물들 사이로 보이는 황홀하고 신비스런 몇몇 이미지들의 존재는 평범한 플롯을 전복시키는 묘한 흥분감을 지니고 있는듯 하다. 유년에 대한 회상으로 진행될 이 이야기가 과연 얼마나 광범위한 사고를 오가게 될지 포스터 속에 박힌 한장 한장의 사진을 살펴보다 보면 마냥 궁금하고 설렐뿐이다. 






MA JEANNE D'ARC 명확히 아는바는 없으나 (사실 전혀 모른다), 고요한 아름다움이 인상적이기에 올려본다. 여백과 단출함에 끌리는듯 하다. 거칠게 다듬어진 후반처리도 좋고 묘하게 볕이 드는듯한 느낌도 좋다. 







Children of invention 








Perfect host 






Snow town 







Meek's cutoff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놈놈놈> 의 칸 영화제 버전 포스터다. 이렇게 멋지고 적절한 이미지를 뽑을 수 있으면서도 주연배우들의 얼굴만을 대문짝만하게 박아넣어야할 디자이너들의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수십억대 상품으로서의 숙명이겠지만, 앞으로는 창작자와 팬층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B컷 포스터도 동시에 배포해줬으면 한다. 이렇게 근사한 이미지의 포스터라니, 팜플렛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극장전 홍상수 감독에 대한 첫번째 의문. 다작, 그것도 작품성의 균형을 잃지않는 다작의 원동력. 그리고 또다른 수수께끼. 홍상수의 포스터들은 하나같이 걸작이란 것.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제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영화 속 한순간을 지면위에 옮겨놓은 듯한 무심함이 느껴지지만, 하나같이 작품의 주제와 농담을 품고있는 비장한 한 컷이다. 그중에서 <극장전>은 김상경의 시선만으로도 작품의 형식과 분위기가 생생히 전달되는 묘한 작품이다. 신기한 사람.  







How to live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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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의 발견 201101

2011. 4. 18. 23:49 Film Diary/Classic movies

생각해보면 전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화 프로그램은 꽤 많은 편이다.  그러하기에 수적인 측면에선 별다른 불만은 없다.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부류의 방송들이 창의적 기획과 팬들과의 소통에 있어 여전히 답보상태에 빠져있단게 아쉬울 뿐이다. 방송의 컨텐츠와 실용성에 있어 얼마만큼의 노력이 투자되며 이 기획들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수용자들에게 올바른 길잡이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영화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가이드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면, 우열을 가리기전에 우리는 다섯손가락을 채 굽히지 못할 것이다. TV속 영화소개 프로그램들은 날이 갈 수록 영화팬들을 밀어낸다. 오히려 그들의 타겟은 영화에 취미 이하의 흥미를 보이는, 그렇다고 영화를 증오하지도 않는 대다수의 관객들인것 같다. 다행히 라디오란 매체는 그 속성만큼이나 속깊은 마음으로 영화팬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 일상의 어긋난 취향이 교합되는 공간으로서의 매력이 존재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위에 언급한 문제제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영화음악이란 주제를 걸고 감상적인 위안과 피상적인 정보를 주고받을 뿐이지, 깊이와 열정에 있어선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지난 1월 6일 부터 이주연의 영화음악(MBC fm 4u 91.9)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김홍준 교수의 <고전영화의 발견>은 보석처럼 빛나는 기획이라 생각한다. 통칭 이영음으로 표현되는 이 새벽 영화음악 방송은 영화의 거죽만 둘러쓴 여타의 심심한 프로들에 비해 꽤 알찬 기획을 선보이며 기다림의 노고를 보상해주고 있다. <서편제>의 조감독 출신이자 <장미빛 인생>의 감독, 영화계 이곳 저곳에서 각종 위원장과 프로그래머를 역임한 이이자 현재 한예종의 교수인 김홍준. 앞에 언급한 수 많은 수식어보다 더욱 중요한건 바로,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영화광. 이거다. 김홍준 교수는 매주 목요일 새벽이면 자신의 지식과 애정을 가득담아 <고전영화의 발견>의 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곳에서 매주 1편의 영화를 성의있게 소개하며, 감독의 최소한의 족적과 본 작품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를 30분 속에 녹여내려 한다. 고전이란 영화의 진화를 가능케 한 영화사의 전범이자 어쩌면 상업으로만 남을 수 있던 영화란 매체를 예술의 영역으로 힘겹게 끌어들인 역사의 흔적이다. 이런 거대한 작품들을 30분의 순간에 온전히 담는단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는 듣는이로 하여금 감사한 마음이 일렁일만한 수준의 정성으로서 그 한계 메우려한다.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자리가 아니기에 김교수는 사전적 통상적 범위를 넘어 흥미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준에서 영화의 목록을 채워가고 있다. 초창기부터 심하면 90년대 까지의 영화를 고전으로 규정하고 이곳에서 소개하겠다는 약속은 고전영화의 소중함과 관람의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한 고민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소수를 위한 탐구보단 다수에게 고전의 가치를 알리자하는 본 프로그램의 취지와 노력은 적당한 선에서 알찬 정보를 안겨주고 있다. 다소 지나치게 유명한 작품 위주로 목록이 채워져가는 경향도 있지만, 지독한 영화광의 차고 넘치는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이미 영화를 본 이들이라도 마치 DVD 의 서플을 귀로 감상하고 있는듯한 묘한 2차적 즐거움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본 카테고리를 통해 매주 방송되고 있는 <고전영화의 발견>을 월 단위로 묶어 포스팅을 할 생각이다. 라디오란 매체의 접근성과 더욱 열악한 다시듣기의 불편함이 맘에 걸려 말로만 추천하기 보단 직접 눈앞에 가져다줄 생각이다. 적당한 경계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고전영화의 발견>을 통해 발견혹은 회상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2001년 씨네 21 <김홍준 - 정성일 대담> 을 통해 김홍준 교수는 현존 최고의 감독을 묻는 질문에 존 포드, 오스 야스지로, 루이스 브뉘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로베르 브레송 중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다면  주저없이 꼽겠지만 거장들의 세기가 저문 마당에 그 답은 쉽게 나올 수 없을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가 생각하는 고전영화는 어떤 의미일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20110106 MODERN TIMES 



 



20110113 ONCE UPON A TIME IN AMERICA - THE WEST







20110120 BEAUTY AND THE BEAST








20110127 BARRY LYNDON







본 영상은 <고전영화의 발견> 3번째 시간에 추천한 장 콕토 감독의 1946년작 <미녀와 야수> 의 한 장면입니다. 화면이 가장 아름답게 담긴 흑백영화 중 한편이라는 명성이 괜한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따로 간직하고픈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자막을 붙여 함께 올려봅니다.   



김홍준 교수님께서는 이영음 게시판을 통해 청취자들의 질문과 후기에 친절하게 답변을 달아주시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영화를 보고난 후 생긴 궁금증이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곳 <고전영화의 발견> 게시판에 의견을 남기시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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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의 영화 속 Great Musical Moment 13

2011. 4. 17. 14:01 Film Diary/Column




사랑스런 필모그래피의 소유자,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독특한 감성과 캐릭터 만큼이나 적재적소에 인상깊게 파고드는 선곡으로도 유명하다. Paste 매거진에서 그의 영화속 위대한 뮤지컬 모멘트 13을 선정했다. 잡지사의 초이스란게 실상 소수의 취향이긴 하지만 웨스 앤더슨의 팬이라면 꽤 흥미롭게 추억해볼만한 리스트가 아닐지. 
 
 
13. Jarvis Cocker, “Petey’s Song” (The Fantastic Mr. Fox)




12. The Ramones, “Judy Is A Punk” (The Royal Tenenbaums)



11. The Rolling Stones, “I Am Waiting” (Rushmore)




10. Sigur Ros, “Staralfur” (The Life Aquatic with Steve Zissou)



9. The Kinks, “This Time Tomorrow” (The Darjeeling Limited)





8. Peter Sarstedt, “Where Do You Go to My Lovely” (Hotel Chevalier)




7. The Rolling Stones, “Ruby Tuesday” (The Royal Tenenbaums)





6. Iggy & The Stooges, “Search and Destroy” (The Life Aquatic with Steve Zissou)





5. Seu Jorge, “Life On Mars” (The Life Aquatic with Steve Zissou)





4. The Who, “A Quick One While He’s Away” (Rushmore)





3. Elliott Smith, “Needle in the Hay” (The Royal Tenenbaums)






2. Nico, “These Days” (The Royal Tenenbaums)




1. The Kinks, “Strangers” (The Darjeeling Limited)

[Poster art] Bunch 3

2011. 4. 17. 13:50 Data/image











































































아네스의 노래

2011. 4. 7. 18:52 Film Diary/It track


자주 돌려보곤 합니다. <시>의 마지막을 자주 보고 듣곤 합니다. 처음 극장에서 이 장면을 마주했을때는 마음의 일렁임이 심해 문자를 삼키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어느순간부터 영상을 내리고 소리만을 듣게되었습니다.  눈을감고 낭독을 경청하듯 미자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이 더 좋아졌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시> 란 영화도 1살이 됩니다. 잔잔한 충격과도 같았던 아네스의 노래를 오랜만에 들어보기위해 소리만을 빌려와봤습니다. 미자와 소녀의 낭독은 아마 지난해에 제가 만난 그 어떤 노랫말보다 더 아름다운 사운드트랙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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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시> 관련 인터뷰 중 - 영화란...

2011. 4. 7. 17:53 Film Diary/Interview



2010년 6월 3,4 양일간 박혜진이 만난 사람들에 출연하신 이창동 감독님의 인터뷰중 일부입니다. <시>의 메세지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된 이 짧은 대화는 비단 <시>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진정한 씨네아스트인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시각과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아 올려봅니다. 예술과 오락의 경계에서 끈임없이 흔들리고 고뇌하는 영화란 존재. 그것을 만드는 이의 고민과 수용하는 이의 선택에 있어 꽤나 큰 조언이 될것같습니다. 영화를 감상한 후 언제나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마음 깊숙한 곳에 아로 새겨주는 그의 영화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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