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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Cut) - 박찬욱과 이병헌 [수정]

2011. 5. 28. 16:04 Data/Video


<컷>을 무척 사랑한다. <달콤한 인생>이후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하는 일이 잦아졌지만, 이병헌이란 배우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든다. <악마를 보았다>를 멍하니 구경하다 문득 이병헌의 얼굴엔 생활이란게 보이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지극히 영화적인 얼굴, 장르영화를 위한 얼굴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확실히 10년전의 이병헌과는 다른 느낌이다. 데뷔초 <해피 투게더>등의 작품에서 선보였던 생활적인 인간미보단 낯선 무정형의 이미지가 점점 강렬지고 있다. 작품 선택에 의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비현실적인 영화적 이미지가 적격인 외형과 톤이다. 그의 낯선 얼굴과 차가운 표현력은 박감독님의 냉소적 세계, 특히 지독한 농담을 거세한 철저한 하드보일드의 세계에 잘 어울릴것 같다. 두번의 작업이 있었지만 모두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공동 경비구역 JSA>는 기술적 측면의 허용도는 높았지만 저만의 개성과 취향을 자유롭게 표출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던 시기였다. <올드보이>에서의 조우가 아쉽게 어긋난 후 <컷>을 통해 재회한 두 사람의 조합은 중단편의 숙명적인 미완결성으로서 끝맺게되었다. 

사족을 잘라내고 오직 극한의 무대만을 조명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이병헌의 극적인 얼굴을 잘 활용한 예라고 생각한다. 이토록 멋들어진 호흡을 보고있자면 헐리웃 시장에서 각기의 방식으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두 영화인의 역동적인 시너지를 하루빨리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자랑하고싶은 욕구를 참아내기가 힘들정도다. 두사람의 협업에 믿음을 심어준 씬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류지호의 모호한 시린 속내이다. 이병헌과 박찬욱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박찬욱의 영화속에선 이병헌의 얼굴은 배로 냉담해지고, 이병헌의 입을 빌린 박찬욱의 영화는 더욱 짙은 장르색을 내비친다.    

마지막으로 격하게 사랑하는 작품이기에 몇마디를 덧붙이고자한다. <쓰리 몬스터>의 마지막 이야기인 <컷>은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일단 단독장편에 비해 상업적 부담의 짐이 덜한 자리였기에 박감독님 특유의 고약한 우스개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박감독님의 뮤지컬 넘버를 어디에서 구경하겠는가. 또한 감독님의 팬으로서 즐길만한 외적 재미들도 심심치 않게 엿보인다. 봉준호 감독이 <이공>속 <싱크 & 라이즈>를 통해 괴물을 스케치했듯이 영화속 영화로 등장하는 뱀파이어물은 <박쥐>에 대한 예고이자 예행연습이었다. 극중 주인공인 영화감독 류지호의 이름은 류승완/김지운/봉준호/허진호 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하니 이 역시 흥미롭지 아니한가. 5년전쯤 시네마클래스 자리에서 이 작품을 박감독님과 함깨 스크린으로 봤던때가 생각난다. '가장 짧기에 부끄러운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좋아한다'며 <컷>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친절한 금자씨>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영화다. 시야와 마음을 넓혀 박찬욱 월드의 근사한 장르놀이를 딱딱한 시선으로 뭉개는 일이 줄었으면 한다. <박쥐>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스토커>행을 결정하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까.   

 

컷(Cut) - 박찬욱과 이병헌

2010. 11. 24. 13:43 Film Diary/It scene


너 잘 들어둬라. 재능없는 예술가는 말야 그게 뭔줄알아? 뭐같애? 그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nothing. 그건 있잖아... 구멍없는 반지나 무슨 네모난 공같은 거야. 알어?


<컷>을 무척 사랑한다. <달콤한 인생> 이후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하는 일이 잦아졌지만, 개인적으로 이병헌이란 배우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악마를 보았다>를 멍하니 구경하다 문득 이병헌씨의 얼굴엔 생활이란게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지극히 영화적인 얼굴, 장르적 색체가 강한 영화를 위한 얼굴로 변해간다는 느낌이다. 확실히 10년전의 이병헌과는 다른 사람같았다. <해피 투게더>에서 보여줬던 생활적인 인간미보단 낯선 무정형의 이미지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작품 선택에 의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비현실적인 영화적 이미지가 강해진 느낌이다. 

 그의 낯선 얼굴과 차가운 표현력은 박감독님의 냉소적 세계와 잘 어울릴것 같다. 두번의 작업이 있었지만 모두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공동 경비구역 JSA>는 박감독님의 기술적인 측면은 맘껏 뽐낼순 있었어도 저만의 개성을 표현하기에는 조심스런 자리였다. <올드보이>에서의 조우가 아쉽게 어긋난 후 <컷>을 통해 재회한 두 사람의 조합은 50분 가량의 중편이었기에 미완의 아쉬움으로 끝맺었다. <쓰리 몬스터>의 마지막 이야기인 <컷>은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긴하다.

 일단 단독장편에 비해 상업적 부담의 짐이 덜한 자리였기에 박감독님 특유의 고약한 우스개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박감독님의 뮤지컬 넘버를 어디에서 구경하겠는가. 영화 외적으로도 재미난 부분이 있다. 일단 영화속 영화로 등장하는 뱀파이어 물은 <박쥐>에 대한 예고이자 예행연습이었다. 그리고 극중 주인공인 영화감독 류지호의 이름은 류승완/김지운/봉준호/허진호 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하니 이 역시 흥미롭다.

 다시 배우 이병헌과 박찬욱감독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족을 잘라내고 오직 극한의 무대만을 조명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이병헌의 극적인 얼굴을 잘 활용한 예라고 생각한다. 내게 이런 믿음을 심어준 장면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영화 중반부 쯤 등장하는 류지호의 시린 속내이다. 이병헌과 박찬욱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박찬욱의 영화속에선 이병헌의 얼굴은 배로 냉담해지고, 이병헌의 입을 빌린 박찬욱의 영화는 배로 장르적이다.    

 머리가 안좋아 영화 속 대사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재능없는 예술가에 대한 냉소적 시각은 유일하게 떠올리곤 하는 대사다. 인용까진 아니여도 이런 저런 무재능을보며 자주 연상되는걸 보니 확실히 이 장면이 맘에 들었나보다. 결론은 하나다. 두분이 손잡고 어서 한 작품 하시길.  

박찬욱 감독님 할리우드 입성하나요? <Stoker>

2010. 11. 18. 10:28 Film Diary/Column


* UPDATE 본 게시물은 2010년 11월에 작성된 것으로서, 4개월 사이 <Stoker>의 출연진이 교체 되었음을 공지합니다. 주인공역은 캐리 멀리건에서 미아 와시코우스카로, 조디 포스터 역은 니콜 키드먼으로, 마지막으로 정체 불명의 괴상한 삼촌 역은 <킹스 스피치>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콜린 퍼스로 확정되었습니다. 개봉예정은 2012년 입니다. 캐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전과 일치하기에, 배우 변동사항에 대해 언급해봤습니다. 제작을 맡으신 <설국열차>도 2012년 쯤 공개될것 같은데, <박쥐>를 통해 필요이상의 당혹감을 느끼셨을 박감독님에게 2012년은 좋은 일만 가득한 해가 되었음 합니다. 


 박찬욱 감독님이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의 시나리오 데뷔작으로 헐리우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입니다. 제목은 <Stoker>로 아직 자세한 내용까진 밝혀지진 않았지만 소녀와 정체불명의 삼촌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소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족들에게 돌아온 괴상한 삼촌에 관한 이야기라고만 소개되어 있네요. 주연으로는 <언 애듀케이션>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여배우 캐리 멀리건이 함께하고요, 믿음이가는 배우 조디 포스터의 이름도 함께 올라와 있네요. 아직 정체불명의 괴상한 삼촌역은 확정되진 않았지만, 폭스 서치라이트는 현재 캐리 멀리건과 조디 포스터와 비슷한 네임벨류의 남자배우를 섭외중이라고하니 아마 우리에게도 익숙한 배우가 출연하게 될것 같네요. 

 그간 한국 감독님들의 헐리우드 입성 소식이 종종 들려왔었지만 거진 수포로 돌아간 경우가 많아 아쉬웠었는데, 이번엔 굉장히 구체적인 느낌이라 기대가 되네요. 얼마전엔 <올드보이> 미국 리메이크 버전에 관한 재추진 소식이 들려와서 반가웠었는데, 이렇게 영어권 입성 뉴스까지 듣게되니 더욱 기쁘네요. 봉준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김지운 감독님은 <살인의 추억><괴물><마더><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박쥐><장화 홍련><달콤한 인생> 등의 작품을 통해 해외에서도 유능한 감독으로 인정받아 헐리우드로 부터 러브콜을 몇차례 받아오긴 했었지만, 대부분이 그저 그런 일회성 호러물이나 자신의 연출색을 담긴 힘든 기획영화였기에 연출을 고사해왔다는데요. 그말은 곧 김지운 감독님의 <Last standing>이나 박찬욱 감독님의 <Stoker>의 경우는 자신들의 장점과 색체를 확실히 담을 수 있는 작품이기에 연출을 결심하신거라 믿어봐야 겠네요. 김감독님의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박감독님의 음산한 기운이라 충분히 기대되네요. 연출하는 모든 영화마다 해외에서 열렬한 호평을 얻고 있는 봉준호 감독님의 경우는 박찬욱 감독님이 제작에 참여하신 특급 프로젝트 <설국열차>를 통해 해외 영화팬들과 만나볼 가능성이 높으니, 이 역시 기대해봐야 겠네요. 

 한국 대중들에겐 <올드보이> 이후로 아리송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게 사실이고, 평단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있지만, 박찬욱 감독님이 영감으로 가득한 영화다운 영화를 창조해내는 명장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최종 수용과정에서 취향의 호 불호만 있을 뿐이지 그의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매혹적이며 창조적이에요. 그렇기에 영화에 많은 관심을 지닌 해외 영화싸이트의 네티즌들은 이번 영어권 연출 소식에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하고 있네요. 복수 트롤로지로 묶인 그 세편의 작품들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올해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4편을 다시 감상해봤었네요. 복수 3부작과 <박쥐>. 역시나 <복수는 나의 것>이 으뜸이더군요. 다음으론 <친절한 금자씨>와 <박쥐>가, 역시나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님의 느낌이 덜난달까나. 개인적인 생각으론 높은 입지와 대중적 인지도면에선 반가운 작품이지만, 역시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는 냉담하거나 뒤틀린 느낌이 잘 어울려요. 조만간 시간을 내서 <컷><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심판> 을 봐야겠어요. 짧고 굵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단편들이에요. 기성 감독들이 데뷔이후 만든 단편들 중에선 이 세작품들이 유독 맘에 들어요. <컷>의 경우는 가장 재밌다고 생각하는 단편이고, <찬드라의 경우>는 가장 울적한 단편, <심판>의 경우는 가장 강렬한 단편이에요. 결론적으로 박찬욱 감독님이 참 좋답니다.  

 아직은 ' In talk (소문에 의하면)' 'May (아마도)' 라는 불확실성이 붙어있긴 하지만 이번엔 꼭 연출하셨으면 좋겠네요.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장동건씨의 <워리워스 웨이>나  김지운/박찬욱/봉준호 감독님의 신작들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둬서 한국영화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네요. 나쁠건 전혀 없는 일이니까요. 박감독님의 신작을 자막을 통해 봐야한다는건 조금 억울하긴 하지만 뭐 그정도 쯤이야. 


박감독님 관련 포스팅이기에 생각난 사진입니다. 4년전에 시네마테크에서 만난 박찬욱 감독님은 참 자상한 사람이었어요. 아마도


박찬욱 + Tom waits = Black wings

2010. 7. 13. 12:01 Film Diary/It track

사용자 삽입 이미지
 

 쓰리 몬스터가 개봉할 당시니깐 꽤나 예전의 일이야. 이적의 드림온이란 라디오 프로에서 영화 홍보를 위해
박찬욱 감독님이 나오셨었어. 당시 <쓰리 몬스터 - Cut>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음악을 추천하는
시간에 Tom waits의 Black Wings 를 선곡하셨지. 이 곡을 트시면서 자신이 나중에 만들 뱀파이어 영화에 꼭 사용
하고 싶은 음악이라면서, 다른 감독님들에게 그때까진 이 음악을 써주지 말아달라는 장난스런 부탁도 하셨던것
같아. 물론 그 영화는 작년에 개봉했던 <박쥐>. 아쉽게도 완성된 작품에는 이 음악이 들어가지 않았어.

 아마도 당시의 구상과 <박쥐>는 뱀파이어물이란 공통점만 있을 뿐 꽤나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 진것 같아.
cut 의 오프닝 씬에서도 염정아 씨가 뱀파이어로 등장해서 차기작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주신것 같은데,
그 영상과 tom waits의 이 음악을 조합해 보자면 쫌더 걸쭉하고 꽤나 유머러스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네.  
 
 그 방송을 들은 이후로 이 음악이 너무 좋아졌어. 박찬욱 감독님이 만들어낼 벰파이어물의 음악이라니...
비록 송강호씨의 창백한 얼굴 뒤로 흐르는 tom waits의 목소리는 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참 좋다. 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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