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3. 15:23 Film Diary/Column
1. 제작년도와 관계없이 2010년 한국 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봉된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함 (영화제/특별상영 제외).
2..국외작품 상영에 대한 제한적 여건과 개봉지연 사유로 인해 미개봉 및 DVD 직행의 운명을 맞은 전세계의 모든
2010년 제작영화들까지 그 대상으로함.
3. 접근성이 떨어지는 남미/유럽/아시아 각국의 작품들은 1,2년 정도의 제작년차는 감안해 북미개봉 기준 2010년
상영작들을 그 대상으로 함. (이런 작품들은 북미개봉을 기준으로 소개될때 비로소 존재를 알리곤하니)
4. 月을 영어로 표기한 작품은 국내개봉이 아닌 외국기준의 개봉일입니다.
20위 - 이층의 악당 (10.11.24) D : 손재곤 A : 한석규, 김혜수
관객의 기대치를 정확히 충족시킨 현명한 히어로물입니다. 조금 더 강하게 갔다면 지금과는 다른 평가가 났을 수도. 뒤틀린 상상력을 메인스트림에서 어떻게 다뤄야할지, 좋은 선례를 남긴것 같습니다. 아쉬울것 없이 똑부러지는 영화이지만 속편에서는 주인공 킥애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할것 같아요. 누가보면 제목이 힛걸인줄 알겠어요.
18위 - 시라노 연애조작단 (10.09.16) D : 김현석 A : 엄태웅, 최다니엘, 이민정
에드가 라이트는 역시나 젊습니다. 만화적 관계에 대한 비디오 게임식 응답은 신선함, 그 자체였습니다. 신인류의 대중영화를 다루는 그의 행보는 확실히 보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젠 슬슬 오리지널리티를 선보일 차례인것 같습니다. 패러디와 인용이 아닌 그의 진짜 색을 다음엔 볼 수 있기를.
8위 - 옥희의 영화 (10.09.16) D : 홍상수 A :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
수잔 손택 -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 (1) | 2011.0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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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8. 02:59 Film Diary/Column
예전 블로그를 살펴보니 4,5년의 시간이 흘러도 유일하게 뿌듯한 포스팅은 당해년의 감상작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선별한 후 분야별로 의미없는 수상을 해본것 뿐이었다. (영화 블로그에 있어) 새출발을 결심한 첫해인만큼,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선정한 2010년의 중요한 순간, 즉 10편의 작품들을 뽑아보고자 한다. 시간만 허용된다면 BEST 10의 선정뿐 아니라 분야별로 뛰어난 재주를 선보인 이들의 재능에 감사를 표하는 자리도 마련해보고 싶다. 기준과 후보작들은 다음과 같다. 아래의 46편의 영화들 중 선정하고자 한다.
1. 제작년도와 관계없이 2010년 한국 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봉된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함 (영화제/특별상영 제외).
2..국외작품 상영에 대한 제한적 여건과 개봉지연 사유로 인해 미개봉 및 DVD 직행의 운명을 맞은 전세계의 모든 2010년 제작영화들까지 그 대상으로함.
3. 접근성이 떨어지는 남미/유럽/아시아 각국의 작품들은 1,2년 정도의 제작년차는 감안해 북미개봉 기준 2010년 상영작들을 그 대상으로 함. (이런 작품들은 북미개봉을 기준으로 소개될때 비로소 존재를 알리곤하니)
위 1,2,3 기준에 따라 선정된 후보작들 (전체 감상작들 중 최소한 실망은 안한 작품들을 선정)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 (The Secret in Their Eyes / El secreto de sus ojos) - 2009년 스페인/아르헨티나
엉클 분미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 2010년 태국
옥희의 영화 (Oki’s Movie) - 2010년 한국
울지마 톤즈 - 2010년 한국
하하하 (夏夏夏) - 2010년 한국
유령작가 (The Ghost Writer) - 2010년 독일 / 영국 / 프랑스
하얀 리본 (The White Ribbon / Das weiße Band) - 2009년 독일 / 오스트리아 / 프랑스
경계도시 2 (The Border City 2) - 2010년 한국
시 (Poetry) - 2010년 한국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Bedevilled) - 2010년 한국
인셉션 (Inception) - 2010년 미국 / 영국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 2010년 미국
시라노 연애 조작단 - 2010년 한국
사사건건 (Nice Shorts) - 2009년 한국
꼬마 니콜라 (Le Petit Nicolas) - 2009년 프랑스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 2008년 미국
의형제 - 2010년 한국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 2008년 미국 / 영국
그린 존 (Green Zone) - 2010년 미국 / 영국
시리어스맨 (A Serious Man) - 2009년 미국
언 애듀케이션 (An Education) - 2009년 영국
예언자 (A Prophet / Un prophete) - 2009년 이탈리아 / 프랑스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 2009년 미국
킥 애스 : 영웅의 탄생 (Kick Ass) - 2010년 미국
공기인형 (Air Doll / 空氣人形) - 2009년 일본
클래스 (The Class / Entre les murs) - 2008년 프랑스
악마를 보았다 - 2010년 한국
애프터 라이프 (After.Life / After Life) - 2009년 미국
부당거래 - 2010년 한국
노라 없는 5일 (Nora's Will / Five Days Without Nora) - 2008년 멕시코
듀 데이트 (Due Date) - 2010년 미국
이층의 악당 - 2010년 한국
송곳니 - 2009년 그리스
애프터 라이프 - 2009년 미국
러브드 원스 - 2009년 호주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 201년 미국
스플라이스 - 2010년 미국
인빅터스 - 2009년 미국
언싱커블 - 2010년 미국
12월내 개봉(감상)예정 작품
베리드 (Buried) - 2010년 스페인
브라보! 재즈 라이프 - 2010년 한국
아메리칸 (The American) - 2010년 미국
아웃레이지 (The Outrage / アウトレイジ) - 2010년 일본
토일렛 (Toilet / トイレット) - 2010년 일본
투어리스트 (The Tourist) - 2010년 미국 / 프랑스
황해 (Hwanghae / The Yellow Sea) - 2010년 한국
예전 블로그를 다시 확인해 보니 21살때 끄적여본 첫번째 시상식의 타이틀은 <제 1회 나름 진지한 시상식>이였다. 그렇다면 본 예고 포스팅의 후속 글은 <제 2회 나름 진지한 시상식>이 되야만 할것같다. 4년의 공백을, 이번 만큼은 제발 매꿔보자는 의미와 의지에서 4년전 1회 수상작들을 긁어와봤다.
제 1회 나름 진지한 시상식 - 원문 Link
2006년, 한해의 영화들을 돌아보며...
예전부터 제 나름대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은하고 다녔지만, 고3 주제에, 재수생 주제에 영화를 봤으면 한해에 몇편이나 봤겠는가. 그나마 2006년 올 한해는 개인적으로도 극장에 찾아갈 시간적 여유가 많았을뿐 아니라, 90년대 후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다양하고, 개성있는 작품들이 많이 선보여진 한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제3국의 영화들은 언제나 '선별적'으로 인정받은 웰메이드 작품들이 많이 선보여지지만 유난히 올해의 외국영화들은 내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참으로 많았다.
2006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왕의남자>와 <브로크백 마운틴> 그리고 <메종드 히미코> 이 세편의 영화가 동시대에 3국의 박스오피스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9.11 이라는 역사적 비극의 시작을 영화계에서 다룬 첫해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계만 살펴보아도 '스크린쿼터' 문제로 붉어진 한국영화 시장의 위기전조와 '괴물' 과 '왕의 남자'라는 두편의 천만영화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영화에 대한 상반된 관심과 우려가 쏟아진 한해였다.
김기덕과 홍상수등의 작가주의 감독들의 사랑이야기도 있었고, 봉준호 최동훈등과 같이 한국 상업영화의 진일보를 이끌게 해준 감독들의 오락영화들도 있었다. 그리고 유난히도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던 작지만 소중한 영화들도 많이 등장했다.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관객들의 외면을 위로받은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이 그나마 웃을 수 있었다면, 아직까지도 양분된 반응 속에서 저주받은 걸작, 혹은 벌을받은 졸작의 사이에 있는 '구타유발자들'도 있었다. '삼거리 극장'과 '후회하지 않아'역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또한 '다세포소녀'와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이 두작품은 대한민국 대표감독들의 실험작들로서 엄청난 욕과 소중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2006년은 이전과 다르게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영화들이 참 많이 등장했다. 매니저와 퇴물가수의 관계속에서, 위험하지만 솔직한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한 소년의 몸부림속에서, 그리고 별볼일 없는 깡패와 우리네 어머니의 대화속에서, 개인적으로는 외국영화 보다는 한국영화속에서 2006년의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나간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극장들과 소통했던 첫해로 기억될것 같다. 비록 아직까지는 상업영화에 가까운 작품들에 많은 '흥미'를 느끼고 있지만, 조금씩 작은 영화들의 매력에 젖어 가는것 같다. 스폰지를 오가며,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다니며, 하이퍼텍나다와 씨네큐브의 상영표를 찾아보며 영화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며, 조금이나마 영화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좋은 영화들도 많았고, 영화를 볼 시간도 많았던 2006년. 극장에서 본 영화는 75편, 그리고 비디오와 DVD, 어둠의 경로를 통한 관람은 정확한 숫자가 나오지는 않지만 극장에서 본것 이상인것은 분명할것이다. 올해의 마지막이 다되서야 이렇게 한해동안 보았던 영화들을 정리하며 생각을 해보니 역시 영화는 프린트의 예술이며, 스크린에서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Best 20 중에서 무려 18편이 극장관람작품인것을 보면 말이다.
2006년, 내가 사랑한 영화들
사실, 이 Best movie를 선정하는 기획은 누군가의 블로그에 있던 것을 보고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신나는 일만은 아니라해도, 나중에 뒤돌아보면 좋은 추억이고, 좋은 정보가 될것같다는 생각에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영화들의 작품성과 오락성을 가늠해 정확히 줄세울만한 재주도 없을 뿐더러 그럴 자격도 없는것 같다. 그냥, 별다른 기준을 두지 않고 내가 좋은데로 조심스레 정성스러운 순위의 탑을 쌓아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영화의 순위를 매긴 기준은 무엇이냐. 기본적으로는 '나'와 잘맞아야한다. 영화를 사랑하는데 있어서 내가 재미있고,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논리가 언제나 기본에 깔려있었다. 마냥 재미있을 필요도 없다. 재미가 없어도 좋다. 내가 보고 그냥 좋으면 되는것이다. 업무가 아닌이상 나에게 뭐라할 사람은 없을테니, 내 가슴이 반응하고 감정이 뒤흔들린 영화들 중에서 나름대로 순위를 정해보았다.
평소에 영화를 보고 별표를 달곤 하지만, 그건 그다지 신빙성없는 그때 마다의 감정적인 즉흥 점수이므로 여기의 순위와는 별개로 보겠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영화'라는 이유만으로도 그것에 무한한 애정을 심을 수 있는 이 별난 특성떄문인걸 생각해 보면 올해 내가 본 영화들은 단 두편을 제외하고는 다들 괜찮은 친구들이었다. 그렇다면 그 괜찮은 녀석들 중에서 가장 신나고 멋진 녀석들을 소개하겠다. 그전에 우선 후보에 올랐다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녀석들이 여기 있다.
20위 프레리 홈 컴패니언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유작으로서 앞으로 더욱 유명해질 영화 <프레리 홈 컴패니언>. 기억이 날진 모르겠지만, 최근에 한국에서 개봉했던 영화이다. 상영규모도 작았을뿐 아니라, 흥행성적 역시 좋지 않아 이 영화를 극장에서 접한 이들은 얼마없을 것이다. 참으로 슬프다. 이 따듯하고 낭만적인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니...
유명 라디오 프로의 마지막 밤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오프닝 부터 나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송신탑하나가 외롭게 서있다. 친근한 라디오의 지직거림과 함께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차례로 배우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이름만 봐도 설레게 하는 그런 배우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영화는 시종일관 출연진들의 사사로운 잡담과 낭만적이고 힘찬 노래들이 배열된다. 그안에는 죽음도 있고, 사람들 사이의 말못할 사연도 담겨있다. 거장, 혹은 고령의 감독의 작품인 만큼 우리나라의 일반 관객들이 느끼기에는 다소 적응이 되지 않는 답답함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편히 갖고 여유롭게 이 작품을 즐긴다면, 추운 겨울 경치좋은 별장에서 따스한 차 한잔을 손에 쥔체 LP판을 틀어놓고 안락의자에 누워 세월의 흔적들을 되집어 볼만한 따듯하고 인간미 가득한 영화이다. 날카롭기만 하던 그의 눈빛이 많이 부드러워 졌음을 느낄것이다.OST는 두말할것없이 정말 최고이다.
19위 구타유발자들
연말이 되면, 각종 잡지와 매체들은 그해의 최고 영화들을 언급하기 바쁘다. 그외의 많은 영화들은 조용히 관객들의 추억속에만 잠기게 된다. 그나마, 연말 연시가 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다른종류의 영화들이있는데, 아마도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타이틀 아래 언급될 작품들이 그것일 것이다. <가족의 탄생>이야, 이제 누가봐도 '저주받은' 걸작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것이다. 허나, 이 불쌍한 영화 <구타유발자들>은 아직까지도 매질과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걸작' 논쟁이 한창이다. 잔혹 마당극 정도로 이름붙일 수 있는 이 작품은 분명히 2006이라는 숫자와 함께 우리의 기억속에 남을 작품들중 한편임에는 틀림없다. 몇십년이 지난 후 시네마떼끄에서 재상영될 영화중에 한편임은 분명하다. 한석규와 이문식 그리고 오달수라는 배우들의 가장 훌륭한 모습들이 담겨있음이 틀림없는 작품이다.
18위 박치기
1968년, 일본 학생과 재일교포 여학생의 사랑의 감정을 다뤄나가면서, 그들을 둘러싼 주변의 환경과 청춘들의 패기넘치는 에너지를 통해 일본 사회와 조총련간의 관계를 그려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69> 못지않은 젊음을 품고있는 이 영화는 <Go> 이상으로 진솔한 시선을 가진 체 때로는 우스꽝 스럽고 때로는 애절하게 그들의 관계를 이야기 한다. '임진강' 을 부르는 일본학생의 그 모습은 아직까지도 눈앞에 선하다. 1/2 일과 5일 양일간 하이퍼텍나다에서 상영이 잡혀있으니,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꼭 한번 봤으면 한다. '자유'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오다기리죠의 모습또한 꽤나 볼만하다.
17위 디파티드
하긴, 갱스터 무비를 이 사람만큼 날것으로 잡아내는 감독이 또 어디있겠는가. 명감독과 환상적인 배우들의 조합으로 많은 관심을 이끈 <디파티드>는 정말 잘만든 영화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회자될 만한 훌륭한 갱스터무비이다. 오리지날 시나리오로 탄생한 영화라면 아마도 Best 5안에는 들어갈 만한 작품이지만, 잘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17위에 랭크하는 이유는 <무간도>에 세뇌된 나의 가슴을 움직일만한 영화는 아니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원작의 주인공들이 보여준 고상한 모습들은 되려 비웃음거리가 되고, 디카프리오와 스콜세지가 보여준 이 시원한 모습들이야 말로 정답일지 모른다. 그래도 어찌겠는가, 너무 빨리 리메이크를 해버린 바람에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음을. 그래도 역시, 스콜세지는 명감독이고 디카프리오는 괴물같은 배우라는것 만은 분명하다. 연출과 연기, ost까지 훌륭하다. 근데 너무 차갑긴 하다.
16위 음란서생
너무나도 세련된 즐거움을 안겨준 영화였다. 사극에 세련되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영상미'에 능숙한 작가의 여유가 느껴지는 '농'까지, 근래 한국에서 만들어진 사극중에서 가장 신선하고 훌륭한 작품이었다. 이도 저도 아닌 장르의 혼합이라는 비판도 많지만, 내 눈에는 장르의 훌륭한 교류 였다고 생각된다. 시나리오 작가에서 연출자로 나아간 '김대우'의 데뷔작. 전혀 음란하지 않았음이 아쉬울 뿐 충분히 훌륭한 코미디와 눈까지 즐거웠던 참으로 깔끔한 작품이었다. 한석규씨는 내년에도 '다작'을 해주었으면 한다. 그의 얼굴은 도데체 몇개인가.
15위 미션 임파서블 3
올 한해에도 많은 후속편들이 등장했다.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슈퍼맨도 돌아왔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잭 스패로우도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의 슈퍼맨은 향수에 젖어있었다. 그나마 잭 스패로우가 훌륭할 정도로 멍청한 모습을 선사하며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지만, 영화 자체가 지루한 감이 있었다. 올 여름 등장했던 블럭버스터 무비 중에서도 미션임파서블의 3번째 스리즈인 이 작품은 단연, 가장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첩보영화임을 포기 한것인지 스리즈가 늘어갈 수록 1편에서 점점 멀어지는 감은 없지 않지만(물론 2편 보다야 첩보영화 스러웠다) 여름철 헐리웃 블럭버스터가 선사할 수 있는 최고치의 즐거움을 보여준 이 영화는 적절하게 '때려 부수고' '날라 다니고' '나름 머리도 쓰면서' 헐리웃 원산지 공산품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본다. 앞으로 등장할 이단 헌트는 '탐 크루즈'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러면... 이거 재미없어질텐데
OST 부문
삼거리 극장 - 프레리 홈 컴패니언
2006년 OST 부문에 있어서 만큼은 '이병우'의 한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장화,홍련>과 <연애의 목적> 그의 작품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한해도 <왕의 남자>와 <호로비츠를 위하여> <괴물> 무려 세편의 영화에 참여하며, 시상식 마다 2편씩을 후보에 올리며 전 시상식의 OST 부문을 휩쓸었다. 나역시 이병우의 음악들을 참으로 사랑한다. 하지만, 그의 음악들은 참 듣기는 좋지만, 영화와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것이 사실이다. 비록 영화 자체는 그렇게 좋게보지는 않았지만, 국내 판타지 뮤지컬 영화 1호인 <삼거리 극장>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지금도 OST를 듣고있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고 있기에 음악에 많은 부분 신경을 쓴것도 있겠지만, 정말 이 OST의 완성도는 놀라운 것이다. 음악을 들을때마다 절로 몸이 움직인다. <자봐라 춤을>과 <똥싸는 소리>는 너무나도 나를 즐겁게 해준다.
<프레리 홈 컴패니언> 방송의 마지막날, 그곳의 가수들의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흘러나온다. 재치넘치고 신나는 우디 해럴슨의 컨츄리송부터 메릴 스트립의 분위기있고 잔잔한 속삭임을 거쳐 린제이 로한의 재기발랄한 외침까지. <프레리 홈 컴패니언>은 라디오 방송의 마지막 밤을 담고있는 영화인지라, 끊임없이 음악이 흘른다.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유작이된 이 작품속에 담긴 음악들은 영화 만큼이나 따듯하고, 나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질 만큼 진득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14위 비열한 거리
나는 유하감독의 영화를 참으로 좋아한다. 이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좋다. 우리네 현실속에 두 발 담그고 '폭력'과 사회와의 관계를 그려나가는 그의 이야기가 너무나 좋다. 억압된 70년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아름다운 젊은과 '폭력성'의 분출이 좋았고, 새로운 시대의 흐름속에 그들이 '기성'이된 위치에서 다시금 '폭력성'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희생당하는 또다른 젊음의 연장적인 이야기가 좋았다. 비열한 거리는 <말죽거리 잔혹사>의 미래의 모습이며, 앞으로 유하감독이 만들어낼 새로운 영화의 과거이고, 우리의 현재이다. 우리들의 불안정한 '한국사회'를 말하는 도구로 사용된 조폭들의 존재는 그 '폭력성'의 연속성을 가장 비참하게 표현해내는 도구로서, 느와르 영화로서도 큰 의미를 지니게 해준다. <게임의 법칙>과 <초록 물고기> 그리고 <달콤한 인생> 의 뒤를 잇거나 그들보다 더 큰 의미를 품은 꽤나 소중한 영화임이 분명하다. 단순한 조폭영화로 치부하기에는 우리들의 더러운 삶이 너무나도 많이 뭍어난다. 역시, 유하감독의 작품인 만큼 많이 낡았지만 그만큼 영리 하기도 하다. 말그대로 old and wise
13위 수면의 과학
이 세상의 그 어떤 이야기가 자신의 '꿈'자리 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이따금씩 우리들은 어젯밤 꿈속의 환상적인 이야기와 짜릿함을 잊지 못하고, 그 기억들을 더듬어 보려한다. 희미한 기억속의 언뜻 생각나는 그 달콤한 이야기들은 엉성한 모양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비록 말은 안되지만,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신비하게 우리의 마음을 뒤흔든다. 영화 <수면의 과학>은 꿈의 세계와 현실의 중간지점 속에서 한 청년의 사랑과 상처를 그려나간다. '역시 미쉘 공드리'라는 말이 터져나올 정도로 스크린을 가득메운 그의 상상력과 표현력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간지럽힌다. 너무나도 달콤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너무나도 귀여운 영화. 난 정말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즐겨주었으면 한다. 추운 겨울날, 당신의 가슴을 따듯하게 녹여줄 작품임이 틀림없다.
12위 타짜
신명나는 템포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은 장르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선보인 꽤나 주목할만한 영화였다. 그리고 두번째 연출작 <타짜>, 도박꾼들의 거대한 세계를 최감독 특유의 각색 작업을 통해 영화로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지점으로 끌어올린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는 스크린 위에서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나아갈 방향들을 알고있는 듯하다. 관객들을 이끄는 그의 글솜씨와 거침없는 이야기의 진행은 충무로의 '상업' 혹은 '장르'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감독들 중에서도 단연 선두에 위치한듯 하다. 다만 <타짜>의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빠른 템포 때문인지 전작에서 느꼇던 캐릭터들의 생동감을 느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2006년 가장 훌륭한 상업, 장르 영화중의 한편이다. 앞으로도 그의 '재구성'이 계속 되길 바란다.
11위 열혈남아
꽤나 우울한 엔딩을 맞았음에도, 설경구의 재기 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 영화였다. 별볼일도 없을 뿐더러 언제나 강해보이려 애쓰지만, 한없이 비겁한 삼류 건달과 우리네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모정의 따듯함과 인간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던, 그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증명 느와르'라 부를 수 있는 영화 <열혈남아>. 2006년은조폭과 건달이 등장하는 영화들의 색다른 변화가 시도된 한해였다. 이 작품 역시 건달의 생활을 통해 그들 역시 인간임을,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한동안 우리가 잊고 지낸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그리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나역시 남자임을, 그리고 한번쯤은 우리의 어머니들을 따듯한 시선으로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 좋은 영화였다. 설경구씨는 이 영화의 시사회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영화 보시고, 어머니한테 전화한통 넣어드리세요'라고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10위 디어평양
이 목록들 중에서 유일한 다큐멘터리다. 그렇다, <디어평양>은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이런건 직접 보고 느끼는게 최고이지만, 벌써 우리들은 이 작품을 잊었다는것이 아쉬울 뿐이다.
9위 스쿠프
<스쿠프>는 70의 노인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은 영화이다. 다만 우디 앨런의 작품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이라면... 충분히' 라고 말이다. 77년작 애니홀 이후 쉬지않고 작품을 찍고있어서 일까, 그의 영화는 늙지도않을뿐더러 자신만의 색체를 유지하며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전작 <매치포인트>에서도 유감없이 노장의 실력을 보여줬던 그는, 이번 영화 <스쿠프>에서 젊은 배우들과 함게 깔끔하고 재치넘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성공적인 코미디영화를 이끌어냈다.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노인과 소녀, 그들은 조금은 엉뚱하고 다소 귀엽게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 속에서 시종일관 중얼거리는 우디 앨런의 입담앞에 자지러 질 수 밖에 없다. 우디 앨런의 놀라운 유머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 <스쿠프>, 코미디 영화를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극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온것은 처음이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기발한 유머를 선보이는 노장에게는 경의를... 그리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스칼렛 요한슨에게는 박수를
8위 라디오 스타
이준익감독의 연출에는 조금은 옛날 냄새가 뭍어난다. 그리고 사람사는 냄새도 느껴진다. 아마도 그렇기에 라디오 스타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것 같다. 퇴물가수와 평생동안 그를 챙겨주는 매니져, 그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영화 <라디오 스타>는 올 한해동안 선보여진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따듯한 작품이었다. 그전까지 의심하고 있었던 이준익 감독의 역량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인생에 있어서의 '벗'과 '동료'에 관한 의미도 돌이켜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나는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그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참으로 좋다. 착하고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너와 나'의 관한 영화가 좋다. 극장을 나서면서도 따듯한 가슴을 품고 인생을 돌이켜볼 수 있는 영화였다. 이따금씩 이 사회와 인생에 회의가 느껴질때 이런 영화를 만나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인생은 아름답고, 살만한 것이구나'. 난 이 영화가 참 좋다.
7위 굿나잇 앤 굿럭
"굿나잇 앤 굿럭" 이 간결하고 강직한 인사말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아마도 올해 본 영화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사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매카시 광풍에 유일하게 맞선 언론인 머로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담담한 영화 굿나잇 앤 굿럭은 언론인들의 안일한 현실을 뒤돌아보게 만든 역사의 가르침이었다. 흑백으로 표현된 세계와 간결한 연출을 통해 '미니멀'함의 효과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 이 영화는 2006년에 등장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묵직하게 우리들을 향해 돌진하다. 전작 컨페션과 굿나잇 앤 굿럭을 통해 미국사회의 냉전과 진실을 다뤄나가는 '조지 클루니'의 연출가로서의 행보도 기대해볼만 할것 같다. 흑백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6위 플라이트 93
애도하기 위해서, 또한 기억하고자 우리는 앞으로도 9.11에 관한 많은 영화들을 접하게 될것이다. 이 영화 <플라이트 93>은 올한해 가장 충격적이고, 가장 애절한 작품이었다. 그떄 그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옆좌석에서, 혹은 관제탑 속에서 바라보고, 경험한 듯한 강한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플라이트 93>을 극장에서 본 사람들은 알것이다. 영화가 끝난 순간 자신의 머리에 총알 한방이 박혀버렸다는 사실을... 이 영화의 엔딩은 절대 잊을 수 없을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이 작품을 접한 모든 사람들이 말이다.
각본상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은 올한해 가장 찐한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평론가와 관객들 모두 이 새로운 가족의 모습앞에서 따듯한 낯설음을 느꼇다. 비록 Best 20에는 올리지는 않았지만 올 한해 가장 뛰어난 영화중 한편인 <가족의 탄생>은 낯설은 매력을 지니고있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속 가족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이 새로운 가족을 보고있자면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든다.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온 이 훌륭한 작품은 3개의 단편적 이야기들이 한곳으로 묶여나가는 과정속에서 그 참된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무엇보다 '각본'부문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싶은 작품이다. 물론 <달콤, 살벌한 연인>과 <음란서생>, <천하장사 마돈나>와 <괴물>등 훌륭한 각본들이 많았지만, 가족의 탄생의 시나리오는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5위 천하장사 마돈나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가 있다. 사랑스러운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는 코미디 영화 임에도 연달아 두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강한 개성과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영화이다. 올 한해동안 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코미디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작품은 나에게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희극과 비극의 균형과 새로운 희극적 요소들, 그리고 극을 지탱해주는 뛰어난 연기자들까지, 너무나도 부럽고 존경스러운 작품이다. 코미디 영화를 이정도로만 만들어준다면 앞으로 '코미디 장르는 괜한 괄시를 받는다는 아쉬운 소리'는 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이렇게 훌륭하게만 만들어 준다면... 아쉬운 흥행성적은 연말의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로 대신하였으니 모든것이 만족스러운 영화.
4위 괴물
2006년, 가장 말도 많고 상복도 많은 영화. <괴물>은 지나칠 정도로 훌륭한 영화였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작품이 벌써 한국에서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만 3번을 봤다. 물론, 모든것이 만족 스러운것은 아니었다. 봉준호 감독은 단순한 이야기만을 전달하기에는 너무나 현명하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다소 어수선해진 경향은 없지않아 있지만, 나는 <괴물>을 현재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오락영화의 최고치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오락, 상업영화로서 이 영화를 즐긴 나로서는 여러가지 '사회적' 의미들은 단순한 영화적 장치로만 생각할뿐 '의도가 뻔했다느니' 등의 이유로 작품성을 깍아 내리고 싶지는 않다. '주제'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기엔 너무나 단순한 오락영화 이기 떄문이다. 한국 최고의 스릴러를 만들어낸 감독이 다시 한번 다른 장르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오늘날 까지도 사랑받고 인구에 회자되는 위대한 감독들의 공통점은 기본적으로 영화를 재미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봉준호의 영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요즘도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지날때면 가끔씩 오싹한 기분이 든다. 괴물의 첫등장은 아마 평생 지우지 못할 기억이 될것이다.
3위 판의 미로
극장에서 영화가 끝나는 순간 탄성을 자아냈던 <판의 미로>, 스페인 내전의 어두운 과거와 소녀의 판타지적 동화가 교차하는 과정에서 풀어나가는 이 비극의 장은 정말이지 근래에 보기 드문 걸작이었다. 잔혹한 현실을 잊어달라는 자장가소리가 기괴한 판타지의 문을 연것일까. 슬펐다. 놀라웠다. 그리고 환상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판의 미로다. 이 영화를 향해 돌을 던지는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리 취향을 내세운다해도, 기본적으로 훌륭한 영화는 분명히 존재 한다는 것을.
2위 리틀 미스 선샤인
영화팬들 사이에서 언급되는 작품들중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가 바로 <리틀 미스 선샤인>이다. 각양 각색 루저 가족의 여행을 통해 가족愛와 그 소중함을 전해주는 이 영화는 인디의 질척한 시선을 통해 한층 더 따듯하게 우리에게 다가선다. '가족'은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이 있음에도 서로를 가장 잘 모르는 사람들의 집단일 수 있다. 어쩌면 한집에 모여 사는 우리들은 한없이 어색해질 수도, 혹은 서로를 미워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모습을 가진 그 어떤 사회적 동물들도 '가족'이라는 범위 안에서는 새로운 존재로서 서로 소통하는 것 같다. 그 속에서는 이유없이 서로를 사랑으로 감싸줄 이유가 생겨나느것 같다. 그것이 바로 가족이다. 요즘 너나 할것 없이 가족과 사회의 해체를 말하는 상황에서 속속 등장하는 이런 가족의 관한 이야기들은 우리들에게 참으로 많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준다. 그럼에도...우리는 가족이기에.
1위 브로크백 마운틴
내가 선정한 올 한해 최고의 영화는 홍상수 감독 해변의 여인도 아니고, 미카엘 하네케의 날선 영화 히든도 아니다. 바로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다. 위의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멜로 영화에는 전혀 관심도 없을 뿐더러, 재미있게 본 작품조차 없었다.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들은 언제나 내가 사랑할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작품 만큼은 나의 가슴을 한없이 슬프게 만들었고, '그'들의 사랑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들었다. 이안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히스 레저의 기막힌 연기말고도, 이 영화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그리움 가득한 세월의 흔적들을 잡아낸 그 여백까지. 그 모든것들은 이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후세에 길이남을 걸작으로 남겨지게끔 큰 공헌을 했다. 올 한해 최고의 영화를 넘어서, 10년 20년 후에도 이보다 훌륭한 영화는 등장할 수 있겠지만, 이보다 위대한 러브스토리는 등장하지 못할것 같다. 적어도 나의 눈에는 말이다. 극장의 불이 모두 꺼진체로 자막과 함께 흘러나온 이 음악 또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여기서부턴 다시 2010년의 현재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의 반복이라 실속은 없는게 사실이지만 21살의 영화적 경험이 굉장히 유복했었구나싶은 선명한 기록이 되는것같아 마음에 든다. 2006년에 그렇게 극장을 드나들던게 괜한 시간소모는아니였나보다, 스무작품을 뽑아도 차고 넘칠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은 해였다. 이제보니 정말 그렇다. 극장 관람에 얽힌 추억들이 있다. 거창하진 않아도 분명한 추억거리들이 있다. 좋은 작품을 보고 나설때 느꼈던 감정과 온도들의 지속적인 기억들. 기분좋은 느낌의 지속. 그런 영화적 체험의 8할은 이곳에 다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놓고보니 귀찮더라도 매년 매년 이런 식의 기록을 해야할것 같다. 10년이 흘러도 홀로 들춰볼만한 포스팅은 이런 류의 글들이 유일할것 같으니. 정말이지 아마 생각없이 쓰기 시작한 글이지만 예전 목록을 보니 올해에는 꼭 해야겠다싶네.
* 개인적인 감상뿐 아니라 2006년의 영화들은 2010년과 포개봐도 꽤나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음란서생>의 김대우 <열혈남아>의 이정범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이들 모두 2010년에 <아저씨> <방자전> <이층의 악당> <페스티발>이란 건강한 둘째를 낳았다. <페스티벌>은 아쉽게도 이른 이별을 맞았지만 4명의 감독들 모두 제 자리에서 튼실한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것 같아 참 기분이 좋다. 그리고 <사생결단>의 모난 부분을 완벽히 세공해낸 류승범,황정민의 재회 <부당거래>도 연상된다. 마지막으로 <배트맨> 스리즈를 발판 삼아 자신의 욕망을 순차적으로 표현해내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레스티지> 역시 두번째 욕망인 <인셉션>과 정확히 겹친다.
또 글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조만간 2010년 영화를 대상으로 제 2회 나름 진지한 시상식을 해보겠다는, 뭐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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