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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있는 것들 page.01

2011. 7. 16. 03:58 Film Diary/It track

잊지 않기위한 집착이자 나눔의 열망에 대한 강박으로서 시작해본다. 내러티브의 부재때문일까, 감상과 추억만 쌓여갈 뿐 경험적 학습에 의한 해부도가 보이지 않는다. 영화에 비해 2차 시장의 규모가 적어서일까. 독립적이며 지나치게 순간적인 러닝타임 역시 한 몫을 하는것일까. 음악에 대한 교육을 받지못한 너무나도 평범한 리스너로서 도저히 입을 떼기가 힘들었다. 언젠간 근사한 소개와 함께 음악적 교류를 이루고 싶었다. 허나 곰곰히 생각해봤자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았다. 뭘 좀 알아야 제대로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들도 많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냥 위안과 추억의 매개로서 멀뚱히 세워놓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음악이란게 원래 그런거려나... 생각해 보면서.  It track 의 공간을 주크박스 삼아 무작위로 디스크를 걸고자 한다. 가장 최근의 취향과 맥을 함께하려 한다. 곧 이곳에서 돌아가는 음악들은 동시에 내 일상을 함께하는 녀석들이기도 하다. 기분과 생각들을 은밀히 암시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 장르구분 조차 명확히 해내지 못하는 문외한이기에 친절한 설명보다는 인연과 인상에 대한 몇마디만 날길 수 있을것 같다. 허전한 느낌이 들까봐 이미지를 첨부한다. 이미지와 음악 사이에는 단 한가지 공통점만 존재한다. 바로, 이들이 서로 닮아 보였다는 지극히도 사적인 운명.  



최근 문화적 식성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캐나다 밴드, Brasstronaut 의 Mt. chimarea 앨범 중 타이틀격인 <Hearts trompet>을 첫곡으로 올려본다. 기타 피아노 드럼의 조합위에 트럼펫 클라리넷 그리고 콘트라베이스를 얹어놓은 이들의 음악은 최근의 내 일상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매번 감동과 위안을 선사한다. 마치 하늘 위의 구름조각들을 지상으로 끌어당겨 몽실몽실한 맑은 안개로서 흩뿌려놓은 공간감이든다. 에도 반 브리멘의 몽환적인 음색은 감상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토록 눈부신 안개속으로 뒷걸음질 치며 맑은 대지를 향해 나를 인도하는 따스한 안내자처럼 느껴진다. 올해 들은 앨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지금 흐르고있는 <Hearts trompet>을 포함해 <insects> 와 <six toes> 까지 몇년이고 반복적으로 감상할만한 보물들이다. 언젠간 라이브를 꼭 들어보고 싶다.  
    






Fucked up의 음악은 사실 내가 듣기에는 다소 버거운 부분이 존재한다. 절규의 어느 지점에 걸쳐있는 보컬의 분노에 찬 목소리는 나를 지치게 한다. 그럼에도 이 음악을 자주 듣게되는 이유는 뮤직비디오의 독특한 인상 때문일것이다. 첫만남이 선사하는 독특한 기운이 있다. 남녀로 갈라앉아 서로를 마주보며 외치고 노래하는 그 분위기는 계속해서 내 머리속을 맴돌게 됐다. 독특하게도 뮤직비디오와 실제 음원의 남성파트는 다르다. 뮤직비디오 상에서는 남성보컬의 목소리 대신 작품 속 소년들의 음성으로 대체하였다. 연출상의 특이점인 이 부분이 참 좋다. 소년 소녀의 때창은 묘한 힘이 있다. 뮤비와 원곡을 함께 올려본다. David come to life 앨범에 속한 queen of hearts 는 음색보단 이미지로서 기억될 독특한 추억이 될것 같다.


     
 




시간이 흘러도 절대 외면할 수 없는 몇가지 것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조각의 일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8번째 앨범 <아름답다, 아름다워>는 정말이지 질리기는 커녕 날이 갈 수록 점점 더 좋아지기만하는 신기한 녀석이다. 음악에 있어 모든 관심이 가창에 쏠려있는 요즘, 조금 더 시야를 넓혀 한국대중음악의 보물같은 현역들에게도 박수와 시선을 보냈으면 한다. 이들의활발한 창작을 간절히 꿈꾸며 오늘도 8집의 아름다운 음악들을 감상해 본다. 앨범 사이사이 포진해 있는 4개의 연주곡에 눈길이 간다. 정말이지 봄 여름 가을 겨울 만이 꾸밀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어느 하나 대표격으로 내세우기 힘들기에 본 앨범과 인연을 맺게해준 사랑스런 음악을 올려본다. 부인인 이승신씨와 함께 작사한 사랑의 노래, <사랑은...>.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하모니스트 전제덕씨와 라라라에서 함께한 버전을 들어보시도록.   

        




선천적으로 댄스음악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못견뎌하는 타입이다. 밴드 음악이 아닌 이상 속도가 올라갈 수록 점점 매서워지는 기계음의 떨림은 정서를 불안하게 만든다. 내가 생각하는 적당한 흔들림은 이 정도인듯 하다. 보다 강하고 빠른 음악들도 즐길순 있지만 이정도가 확실히 적정치다. Alex winston의 sister wife를 리믹스한 star slinger 버전은 정말이지 리믹스가 원곡보다 우아해 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너무나도 드문 경우다. 원곡보다 훌륭하다. 어쩜 이렇게 이쁘게 포장한건지.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끼리는 서로를 닮아가며 영향과 취향을 공유하게 된다. 영화와 문학과 음악은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내주기도 때때론 빌려오기도하며 기나긴 길을 걸어왔다. 이야기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벌어지게된 비좁은 틈속에선 또다른 형태의 재미가 발견되곤 한다. 보드카레인 4집 faint의 가장 쾌활한 트랙 <심야식당>에선 원작과는 조금은 다른 온도의 위안이 발견되었다. 꼭 인생사의 굴곡진 사연이 없더라도 찾을 수 있는 편안한 느낌의 심야식당 이랄까나. 일상의 피곤함과 희미한 사랑을 위로하기 위해 자정을 넘긴 새카만 새벽, 얼음보다 차가운 한잔의 맥주와 기름진 안주를 찾아 떠난 여행. 요즘 이 음악을 다시 듣게된건 만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감상하며 <심야식당>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심야식당의 분위기를 전혀 모르던 시절의 감상과는 분명히 다른 감흥이 존재한다. 심야식당이라는 소소한 위로는 대한민국 곳곳의 외로운 이들의 마음속으로 은은히 퍼져간듯 하다.     






Broken social scene (이하 Bss) 의 Forgiveness rock record 앨범에서 가장 분위기있는 트랙, Sweetest kill은 얌전한 서정성으로 내 귀를 단박에 사로잡았다. 본 앨범에서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돌아가는 건 이 트랙뿐이니 말이다. 내 몸을 감싸주는 듯한 분위기를 참 좋아한다. 안정적으로 반복되는 박자와 울리듯 퍼져나가는 음성, 들을때마다 몸을 휘감아준다. 비오는 어느 늦은밤,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큰 볼륨으로 틀어놓으면 정말이지 끝내준다. 참고로 음악에 비해 뮤직비디오의 표현성은 꽤나 강렬하다.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감상해야 할것이다.     






우리가 놓치고 사는 소중한 몇몇가지 중 하나, 그건 바로 연주음악의 아름다움이 아닐까싶다. 이 땅위에 살면서 김광민의 연주곡들을 들어보지 못했다는건 굉장한 불행일테니 말이다. 요즘 가장 열심히 감상중인 국내 아티스트 중 한분이다. 그중에서도 이 곡 Summer rain 은 짜증을 넘어 서서히 하늘을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흘리고 있는 요즘, 불가항력의 순리를 청아한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빠져선 안될 안정제 중 하나이다. 어느 늦은 밤, 쏟아지는 빗줄기를 배경삼아 BSS의 음악을 즐겼다면 어느 개인 오후 촉촉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팔목에 묻히며 이 음악과 함께 산책해보는건 어떨지. 한곡 한곡 참으로 아름다운 음악들이다. 김광민이라는 이름은 평생 잊지 못할것 같다.      







요즘의 내게 편안함을 주는 음악은 몽롱한 공중부유의 감각을 선사하는 것들이다. 주로 기계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절대로 자극적이지 않으며 얼핏보면 사람과 구분이 되지않을 정도로 따스한 기계의 감촉들.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완전히 지워낸 후 음악에 몸을 맡겨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 음악들을 그렇게 듣고 있자면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과 우주의 어느 중간쯤,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어도 분명한건 나의 두 발이 현재 허공을 가르고있다는 느낌만은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그 두둥거림의 편안한 지점. 비슷한 감각을 선사하는 두곡을 함께 소개한다. 이미지를 중심으로 상위에 있는건 이상은의 14집 We made of stardust의 2번째 트랙 <bliss>이다. 그리고 아래 위치한 음악은 Starkey의 <Stars>. 하늘을 중심으로 위 아래, 혹은 양옆으로 붙어있는 두 곡의 음악. 모호하고 몽롱하게 날 쉬게끔 한다.





Cold play를 향한 Frank ocean의 근사한 대답. <Nostalgia ultra> 앨범에 속한 cold play의 커버곡 <Strawberry swing>은 멜로디와 가사의 근사한 분위기를 따듯한 음색을 이용해 현명하게 탈바꿈해냈다. 화려하진 않지만 분명히 웅장한 구석이 있는 음악이다. Hotel california를 커버한 <american wedding>보단 이 쪽의 변화가 훨씬 흥미롭고 신비롭다.      






경황없이 달려가지만 뒤숭숭보단 속시원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몇안되는 치료제 중 한 알. 몸을 흔들 수 있을 정도의 흥겨움이지만 절대로 고막을 불편하게 간지르진 않는다. 반복적으로 굴러가는 이 느낌, 신명나게 바람을 맞을때는 항상 함께하는 음악 중 하나. Is tropical 의 <what>. 제목도 멋지구나. 같은 리듬으로 흔들 흔들. 뭐뭐 어쩌라고. 







요 몇달간 나의 귀를 지배해온 Cults를 어찌 빼놓을 수 있을까. 아무리 많이 이야기했다해도 이런 자리에 모시지 않으면 실례일것 같아 뒤늦게 소개한다. 마르고 닳게 들어온지라 요 몇주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앨범 전체는 아니여도 최소한 몇몇 곡들은 습관적으로 감상해왔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트랙간의 애정척도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최후의 선택, Cults 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가장 명확히 대표하는 트랙. <You know what i mean>. 귀여운 투정이다.     






Robin hannibal 의 음악을 찾아보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보컬이다. 그 남자의 세련된 감각과 그 여자의 사랑스러운 목소리, 근래 들어본 음악중 가장 감각적이고 편안한 흐름이다. Szjerdene의 <Lead the way>. 갑작스럽게 들어왔지만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머리속을 끈임없이 맴돌게 될것같다. 보컬의 목소리를 잠시 지워보고 순전히 비트와 멜로디에 귀를 기울여보자, 정말 깔끔하고 감각적으로 흘러간다. 이런게 현대적인 느낌이다. 최소한 내 기준에선.      






완결성을 위해 수미상관의 아름다움을 빌려본다. 마지막은 다시 Brasstronaut 로 돌아간다. <Hearts trompet> 의 아름다움에는 미칠 수 없지만 이 곡 <Six toes>의 신비로움 속에는 그 어떤 아름다움과도 바꿀 수 없는 마력이 존재한다. 감상을 반복할 수록 더욱 진해져만 간다. 감정의 진폭이 일렁일 때마다 베스트 트랙 역시 바뀌기 마련이지만, 이 앨범에서는 저 두 곡의 범주를 넘어서진 않는다. 그만큼 매력적인 음악들이다. 대척의 다양함과 기묘한 어울림이 있는 사랑스런 앨범이다. 정말이지. 몽롱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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