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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위드 허 (Alone with her) - 소름과 연민사이의 색다른 경험

2010. 11. 3. 21:53 Film Diary/Review


제목 : 얼론 위드 허 (Alone with her) / 2006
장르 : 스릴러 
감독 : 에릭 니콜라스
출연배우 : 콜린 행크스아나 클로디아 탤란콘


STORY

 미국에선 스토킹으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이 매분마다 3명씩 발생한다는 법무부의 자막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곧바로 화면은  한 남성의 캠코더로 옮겨간다. AUG 7 / 11:12 AM. 도촬을 위한 채비를 마친 남자는 많은 인파가 모인 해변가와 시내로 이동한다. AUG 7 / 1:46 PM. 해변가에서 썬탠중인 여성의 나체를 훔쳐본다. AUG 7 / 4:02 PM.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여성의 치마속과 가슴골을 훔쳐본다. AUG 7 / 5:44 PM. 공원에서 강아지와 산책중인 여성에게 시선을 멈춘다. 그녀의 표정과 움직임을 세세하게 쫓는다. 그리고 이 시간 이후로 남성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력을 동원해 여성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조금씩 그녀의 일상 속으로 침입한다. 


Alanshore


 관음이란 그릇된 환상이 쉽사리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는 세상이다. 최소한의 양심과 인간적 도리를 초월할 비정상적 신념만 지녔다면 일방적으로 지목한 욕망의 대상을 뒤틀린 시선으로 관찰하고 은밀히 교감하는 일이 가능한 세상이란 소리다. 한마디로 스토킹에 있어서만큼은 더할 나위없이 이상적인 세상이란 것이다. <Alone with her>는 정교해져만 가는 첨단기기와 변태적 관음욕이 발맞춰 올라갈 수 있는 최고점에서, 가여운 여인을 집요히 희롱하는 어느 수컷의 행태를 힘없이 내려다봐야만 하는 관객에게 절대악몽같은 소름과 무시무시한 경고장을 동시에 내미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관객이 볼 수 있는 시야는 스토커의 절대적 통제하에 규정된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철저한 규칙하에서 스토커가 작동시킨 기기를 통해서만 관객과 소통한다. 통상의 화법을 거부하고 이와같은 시각적 경험을 선택한 순간부터 영화의 방향성은 명확해 진다. 그녀의 집안 구석 구석에 숨겨놓은 몰래 카메라부터 자신의 몸에 숨겨둔 소형 카메라까지, 작심한듯 관음의 모든 가능성과 도구를 활용해 그녀의 삶을 쫓는다. 마치 몇년의 시간이 흘러 검거된 어느 스토커의 소장목록을 돌려 보듯이 영화는 철저하게 기본적 원칙을 지켜간다. 그 집요한 과정과 연출은 명확한 주제 전달을 더욱더 진하게 아로새기는 날카로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단순한 관음욕을 넘어서 전지적 시점으로 그녀의 일상과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순간부터 이는 단순히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넘어 어처구니없고 소름끼치는 절망으로서 장르화된다. 그의 각본아래서 웃고 우는 그녀를 이곳 저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훔쳐보는 관객의 심정이란.... 정말 색다른 소름이다. 자꾸만 소름이란 말을 되풀이하게 되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수컷의 기록이자 역사상 가장 가여운 여인의 방치된 일상이기도한 이 기록물은 찝찝함과 연민사이를 오가며 때론 매서운 경고로 때론 오싹한 조언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기회가 된다면 꼭 봤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을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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