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알몸 수색 (Strip search) / 2004 장르 : 드라마 감독 : 시드니 루멧 출연배우 :매기 질렌할, 켄 렁
STORY
중국에 체류중인 미국 여성이 영문도 모른체 중국 공안에게 체포된다. 같은 시각 지구 반대편에선 미국에 체류중인 아랍 남성이 정부요원에게 체포된다. 그들은 테러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심문을 받는다. 조용한 대화로 시작된 심문은 어느새 인권의 사각지대로 까지 밀려나고, 결국 국가안보라는 미명하에 이성 관리 앞에서 알몸으로 수색 받게 된다.
Alanshore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전에> 개봉시 이동진 기자는 80대 중반에도 걸작을 만들 수 있는 괴력이라 그를 평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로 전설적인 데뷔를 한 시드니 루멧 감독은 80대의 중턱에 올라서도 <악마가..,>를 통해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연로하신 연유에선지 2000년대에는 많은 작품을 연출하진 못했지만, 이번에 소개할 작품인 2004년작 <스트립 서치>는 분명히 눈여겨볼 작품이다. HBO란 믿음가는 타이틀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9.11 테러 이후 국가안보란 미명하에 자행된 인권말살적 알몸수색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는 곧 애국이란 글자가 어느 수준까지 인간을 침식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TV 영화이기에 접하긴 쉽지 않지만, 너무나 당연한 고민거리를 두려움이란 이름앞에서 너무나 당연히 무시해온 우리들의 과거를 생각해볼때 이 작품은 찾아서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2001년 9월 어느날의 음성이 들려온다. 갈등이 빗은 희생의 기록들이 나열된 후 화면은 미국의 평범한 교실로 넘어간다. 교수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위해 우리는 개인의 권리를 어느정도 포기할 수 있는지 묻는다. 한 주? 학생들은 그 정도는 참아 널길 수 있다한다. 한 달? 이 역시 괜찮다 한다. 일 년? 다소 머뭇거리지만, 테러의 두려움은 그들을 수긍시킨다. 10년과 평생이란 물음에는 너무나도 당연스레 그들은 권리의 침해를 거부한다. 그렇게 짤막한 시퀀스가 막을 내리면 중국에 체류중인 미국여성과 미국에 체류중인 아랍 남성의 사정이 펼쳐진다. 국가 안보와 관련한 의혹을 받는 그들은 이성 수사관 앞에서 심문을 받기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 부터 영화는 자신의 생각을 펼쳐간다. 오프닝을 통해 관객에게 슬며시 질문을 던져놨다면, 이 지점부턴 시드니 루멧 감독의 의견이 진술된다. 중국 공안과 미국요원의 심문 상황을 동일선상위에 얹어놓고 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상황을 설명해간다. 피해와 가해를 오가는 교차편집을 통해 안보와 인권 사이의 관계는 더욱 효과적으로 설명된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반성을 이야기 하지만, 이는 꼭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국가와 인권 사이의 고민은 이전은 물론이고앞으로도 수 없이 반복될 질문이기에 <스트립 서치>는 짧고 단순하지만 너무나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막바지에 이르러 낯선 목소리가 들려온다. 당신은 국가안보를 위해 자신의 권리를 어느정도 포기할 생각인가. 한 주? 한 달? 일 년? 아니면 평생? 이번 질문은 영화 도입부에 들려왔던 질문의 무게보다 훨씬 무거워 졌으리라 믿는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목적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