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3. 03:36 Film Diary/Review
Alanshore
"이 영화는 시트콤처럼 보이고, 시트콤처럼 진행되며, 실제로 시트콤이지만, 한편으로는 <왝 더 독>이후 가장 모험적인 정치 풍자극이기도 하다." - 로저 에버트. 로저 에버트의 한줄 평으로 운을 뗀건 <아메리칸 드림즈>에 이보다 더 알맞는 평은 없을것 같단 생각에서야. 정말이지 이처럼 친절한 평론가도 없을거야. 개인적으로 패러디라는 이름의 도전은 언제든지 환영해. 그 무대가 정치판이 됐건 엔터테인먼트 바닥이 됐건, 속물들이 한데 뒤엉켜 벌인 욕망의 촌극을 구경하는건 참으로 재미난 일이거든. 적어도 나는 그래. 특히나 이번 경우는 필모그래피에 <어바웃 어 보이>와 <인굿 컴패니>가 올라 있으니 안볼 수가 없지.
<아메리칸 드림즈>는 부시 행정부와 사이먼 코웰을 본딴듯한 인물이 만들어낸 대중오락물, 이 두가지 무대위에서 우스꽝스레 얽혀버린 이들이 펼치는 한심한 꼬락서니를 꼬집고 있어. 여기 저기 높은 곳에 위치한 인물들을 끌어내려 믹서기에 쳐넣고는 에라 모르겠다, 분쇄시킨 후 무책임한 표정으로 가벼이 미소를 날리는 듯한 느낌의 작품이야. 한마디로 괴상한 구석이 있어. 전반적인 톤은 지극히 평이 하고 대중적인 느낌이지만, 설정에서 부터 전개까지 아껴줄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야. 로저 에버트의 평대로 시트콤 수준의 무게감을 유지하는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이 작품은 에드가 라이트의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뜨거운 녀석들>과 함께 가장 가치있는 21세기 패러디물중 하나라고 생각해. 폴 웨이츠 역시 주시할만한 사람인것 같아. 정말이지 어디 끝내주는 패러디 영화 없을까. 단순히 유명 블럭버스터물의 명장면들과 캐릭터들을 따와서 적당히 화장실 유머로 봉합하려는 안이한 시도가 아니라 <뜨거운 녀석들>처럼 특정 장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장르 자체에 대한 뒤집기와 오마주를 보여주던가, <아메리칸 드림즈>처럼 특정 인물들을 손아귀에 넣고 신나게 주무르는 통쾌한 패러디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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