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 확실히 포스터 아트는 한계가 있는것 같다. 그만의 매력이 있다지만 일러스트 기반의 재해석이 기획적인 사진매체의 드넓은 스펙트럼을 감당하기는 버거운것 같다. 포스터 아트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기본에 소홀했다는 생각이든다. 2차 해석, 오마주는 어디까지나 예외고 해프닝이다. 하나의 대중예술로도 읽힐 수 있는 영화 포스터에 더 관심을 기울여보고자 한다. 月刊 Poster는 그런 의미에서 다달이 열댓장의 뛰어난 포스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포스터들을 전시하고자 한다. 제작년도 는 구분치 않는다. 오늘 공개된 뜨거운 이미지일 수도, 무성영화 시절의 고전 이미지가 올라올 수도 있다. 月 1회 포스팅을 기준으로 포스터를 보다 더 가까이 들여다 보고자 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영화 포스터를 전시하는 공간에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작품을 대문에 건 이유는 씁쓸한 연상작용때문이었다. 한참을 떠올린 후에야 알게된 사실이다. 지난달 미술관에서 접한 살가도의 몇몇 작품중 유독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소년이 있었다. <아틸로 길위에서의 종교적 화합>이라는 작품. 피난민들의 고된 어깨 사이로 홀로 화창한 미소를 간직한 소년의 얼굴. 처음보는 이미지임에도 너무나 친숙했다. 몇주가 지나서야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류승범이 생각났다. 단단한 현실의 벽의 높이를 잊게 해주는 순진무구한 미소. 영화와 타장르 사이의 교점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던 찰나에 발견한 반갑고 씁쓸한 희망들이다.
Sleeping Beauty 설명이 필요없는 순간도 있다.
Dogtooth 거칠게 담긴 <송곳니>의 스틸. 하나의 작품으로서 독자적인 수명을 가지지만 대체로 포스터란 매체는 사전 전시효과에 주된 기능이 집중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기대감이나 암시보다는 여운에 훨씬 큰 비중이 쏠리는 경우이기에 기억해 두고자한다. 주제면에서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거니와 제목 석자를 잊지 않는 이상, 영원히 잊기힘든 끔찍하고도 비참한 현장이기에 작품의 감상자로서 독특한 여운을 마주한 현장에서 이미지의 박력을 기억하고자 한다.
Submarine 기대작이기에 편애한다는 오해는 말길. 감상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이기에 주의깊게 소식들을 수집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새로 공개된 이번 포스터의 색감은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기에 올려본다. 소소한듯 보이지만 어느 청춘에게는 한없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인생의 질문들. 그 익사의 위기를 스스로를 잠수함이라 믿어보는 대책없는 확신으로서 성장하고 헤쳐갈 시간들. <서브마린>의 포스터는 단순한 이미지 위에 맑은 색감을 통해 주제와 분위기를 대변하는 현명한 작품이다.
그 때 그사람들 속된말이지만, 그야말로 간지나는 포스터다. 제 아무리 잘생긴 배우들을 내세운다 한들 이런 방식의 컨셉과 분위기가 뿜어내는 아우라는 이길 수가 없다. 모든것을 간소화하고 인물들의 상황과 시대상을 보여주는 시각 정보만으로 모든 것들을 설명한다. 전체적인 블랙톤과 주황색 타이틀 역시 훌륭한 궁합. 번호판의 활용은 귀여운 애교.
Page One 소재를 전면으로 내세우다 우연히 딸려온 자신감
Sin nombre 소녀의 여정, 카메라를 응시하는 소녀의 시선 속에 많은 사연이 읽혀서일까? 동행의 욕구가 솟구친다. 좋은 포스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작품 속에 동참하고 싶은 욕구는 지울 수 없다.
Scenes from the suburbs 아케이드 파이어와 스파이크 존즈의 경계를 허무는 재미난 실험. 그 과정을 설명하는데 있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포착도 없을듯. 포스터에 자랑스럽게 찍힌 영화제 마크를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 그나마 이미지의구도에 맞게 살짝 돌려놓은 노력이 귀엽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그런데 결국 저 상은 박찬욱 / 박찬경 형제에게 돌아갔지. 언제나 궁금한 영화, 언젠간 꼭 봐야할.
Life in a day 지구를 하루에 담는 거대한 프로젝트, 대단한 시도지만 본 작품이 유지해야할 시선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사소한 구도. 일상의 위대함을 기록할 따듯한 타임머신. 봄과 여름의 어느 중간쯤 위치한 포스터의 기운이 사랑스럽다. 모두가 행복해지길 비는 마법같은 바램이 뭍어난다. 기분좋은 녀석이다.
THE FUTURE
일대종사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티져 하나만으로 관객 한명은 예약해뒀다. 왕가위의 어떤 매력이 나올지.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