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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 이별의 온도 (뮤직비디오)

2010. 11. 25. 18:25 [Special feature]/Wonderful Life



 이승환씨의 신보에는 반의 반이란 노래가 있었다. 정지찬씨가 쓴 이 노래는 지난 사랑에 대한 희미한 점을 이야기한다. 몸에 베어 씻기지 않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과 어딘가 숨어있을 그와의 추억들. 반의 반은 지난 사랑에 대한 기억과 쓸쓸함은 조금 조금씩 사라질순 있어도 그건 단지 반의 반으로 줄어갈뿐 결코 완전히 소멸하진 않는다는 무서운 이야기였다. '0' 으로 소멸되지 않을 행복의 대가. 

 물론 좋은 노래였지만, 가사를 가만히 듣다보니 이승환씨보단 윤종신씨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이건 그의 주특기니깐. 찌질한 남자의 순정어린 그리움. 월간 윤종신의 꾸준한 행보는 '행보'란 앨범을 만들어냈다. 사실 월간 윤종신의 신곡들은 회상보단 시작이나 현재를 그리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막걸리나와 바래바래를 외치며 유쾌한 만남을, 그리고 이어지는 본능적인 시작과 그대 없이는 못산다는 철저한 현재 진행형의 사랑들. 치과에 누워 그녀를 추억하긴 했어도 이건 짤막한 푸념이었다. 끝에 와서야 찬바람을 느끼며 후회王의 넋두리를 늘어놓았지만 김연우씨의 목소리를 빌린 것이기에 그의 감성을 완전히 느끼긴 힘들었다. 

 행보의 타이틀곡인 '이별의 온도'는 이별에 대한 일상적인 시각을 포착한 '수목원에서'의 정서와 떠나서도 나를 시리게하는 그 사람에 대한 '몬스터'적 쌀쌀함이 들어있다. 정말 윤종신다운 노래와 정서다. 그래서 반갑다. 과정이야 어떻든 대중으로부터 뮤지션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요즘 윤종신씨는 꽤나 행복할 거다. 앨범 활동 시기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까지 했으니 다양한 곳에서 그의 행복한 이별노래들을 자주 듣게될것 같다.
 
 뮤직비디오를 따로 챙겨보진 않지만 유희열씨와 윤상씨가 나왔다기에 검색해봤다. 윤종신,유희열,윤상,장기하,이상순,배두나. 20대에 접어들며 한번쯤은 좋아했던 이들이 모두 나온다. 후방에서 활약하는 이상순씨도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격력히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엹게나마 기억하고 있다. 결론은 참 맘에드는 뮤직비디오라는거다. 사실 처음볼때는 한참을 웃었다.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줄을 너무 잘 아는 입장에서 그들의 진지함은 은근한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다보니 40대가 된 90년대 스타들의 우정에 약간 질투가 났다. 이 사람들 각자는 멋있게 서로는 재밌게 사는것 같다. 음악만으로 이 자리까지 온 90년대 스타들의 20년 후는 어떨까. 아무리 급변하는 시대라지만 이적, 윤상, 유희열, 윤종신 의 음악은 20년, 30년 후에도 고유의 영역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을것 같다. 장난스레 모인 그들의 끈끈한 우정에는 밝은 미래의 희망 빛이 얼핏 비쳤다.    

* 처음 올라온 이별의 온도 뮤비는 눈부신 캐스팅에 비해 음질이 너무나도 안좋아서 음원을 끌어들여 새롭게 동영상을 만들어봤는데 그새 공존에도 좋은 음질의 뮤비가 올라왔다. 오늘도 허무한 하루. 참고로 공존은 윤종신씨 홈페이지 이름이다. 희열과 장훈의 안주거리였던 장난감. 공존.  
   
이별의 온도, 윤종신씨의 짤막한 설명과 함께 라이브도 들어보자.


윤종신의 유언 그리고 그의 정서

2010. 10. 9. 05:15 [Special feature]/Wonderful Life

 


 아주 가까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윤종신의 정서와 노래들을 참 좋아한다. 솔직히 그리 오래된 팬은 아니다. 꾸준히는 아니지만 너무나 갑작스레 그의 정서에 매료된 사람이다. 그땐 아마도 어설픈 경험의 터널을 갓 지났을 무렵일게다. 86년에 태어난 내겐 90년대 초중반을 한없이 빛냈던 그의 멜로디들은 생경했을 뿐만아니라 만날 때도 아니었다. 어린 아이와 윤종신은 인연이 아니니깐. 20대에 들어선 풋내기가 겪을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서야, 보통 남자 혹은 찌질한 남자의 미련을 가슴에 품고서야, 그의 노래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선율과 중독적인 기계음에 침식된 흔한 노랫말들 중에서 유독 그의 가사만이 토씨 하나 하나 빠지지 않고 내 맘속 깊은 곳으로 들어왔다. 허나 그것이 그의 또박 또박한 전달방식 때문만은 아닐게다. 굳이 그의 입을 통하지 않아도 그의 정서는 뼈저린 공감으로 다가오니깐. 

 짧지만 인상적이었던 인생의 몇몇 경험을 통해서야 내 자신을 어느정도 알아가게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거치고 난 뒤 거울을 들여다 보니, 그 곳엔 윤종신의 노랫말에 등장하는 어느 남자의 미련어린 얼굴이 있었다. 어릴적에는 음악인을 좋아할때 동경의 정서가 우선됐던것 같다. 아티스트의 정서와 이야기에 대한 공감 보단 사람 자체에 대한 동경이나 마이너한 정서에 대한 동경이 컷던것 같다. 하지만 어느순간 부터 음악이란 시가 위로의 약이 됨을 알고난 후 자신에 대해 솔직해야 함을 느꼇다. 음악이 날 위로해줄 땐 나와 같은 고민이 담긴 것이 최고임을 알았다. 윤종신의 음악에는 약간의 설렘과 수 많은 미련이 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내딛는 풋내나는 사랑의 첫걸음이, 제 혼자 추억하는 쓸쓸한 행복의 시간들과 미련들이, 그의 앨범엔 가득하다. 참 많이 닮았다. 가만히 듣다 보면 그의 남자들이 하는 시작과 끝은 나와 많이 닮았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윤종신의 음악이 나와 닮아 있었으면 좋겠다. 그도 늙고 나도 늙고, 점점 어른이 되갈 수록 더 공감하고 가끔은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줬으면 좋겠다. 유희열은 윤종신의11집 발매를 앞두고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한국에서 어덜트 컨템퍼러리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가 윤종신이라고. 나도 동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그런 가수였으면 좋겠다. 가수중에 아티스트가 몇 없고, 아티스트 중에 공감할 이도 몇 없으니, 그를 계속 응원해야 겠다. 월간 윤종신을 묶어 연말에 앨범을 낼텐데, 무슨 일이있어도 꼭 사야겟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응원일테니.  

 인간 윤종신이 어떤 사람일진 모르지만, 라디오나 티비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그에 대한 형상은 자신의 음악 만큼이나 정도 많고 따듯한 모습이었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음악과 저런 유언을 남긴 이가 나쁜 사람일리는 없을 것같다. 내가 눈물이 많은것도 있지만 저 영상은 정말 눈물난다. 그가 이야기 한것 처럼 그의 멜로디, 이야기, 웃음들... 가능한한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윤종신씨가 이 글을 읽을리는 없겠지만 한마디 하고싶다. 정말 고마워요.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윤종신이란 정서를 이야기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반말로 호칭했지만, 정말 존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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