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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의 유언 그리고 그의 정서

2010. 10. 9. 05:15 [Special feature]/Wonderful Life

 


 아주 가까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윤종신의 정서와 노래들을 참 좋아한다. 솔직히 그리 오래된 팬은 아니다. 꾸준히는 아니지만 너무나 갑작스레 그의 정서에 매료된 사람이다. 그땐 아마도 어설픈 경험의 터널을 갓 지났을 무렵일게다. 86년에 태어난 내겐 90년대 초중반을 한없이 빛냈던 그의 멜로디들은 생경했을 뿐만아니라 만날 때도 아니었다. 어린 아이와 윤종신은 인연이 아니니깐. 20대에 들어선 풋내기가 겪을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서야, 보통 남자 혹은 찌질한 남자의 미련을 가슴에 품고서야, 그의 노래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선율과 중독적인 기계음에 침식된 흔한 노랫말들 중에서 유독 그의 가사만이 토씨 하나 하나 빠지지 않고 내 맘속 깊은 곳으로 들어왔다. 허나 그것이 그의 또박 또박한 전달방식 때문만은 아닐게다. 굳이 그의 입을 통하지 않아도 그의 정서는 뼈저린 공감으로 다가오니깐. 

 짧지만 인상적이었던 인생의 몇몇 경험을 통해서야 내 자신을 어느정도 알아가게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거치고 난 뒤 거울을 들여다 보니, 그 곳엔 윤종신의 노랫말에 등장하는 어느 남자의 미련어린 얼굴이 있었다. 어릴적에는 음악인을 좋아할때 동경의 정서가 우선됐던것 같다. 아티스트의 정서와 이야기에 대한 공감 보단 사람 자체에 대한 동경이나 마이너한 정서에 대한 동경이 컷던것 같다. 하지만 어느순간 부터 음악이란 시가 위로의 약이 됨을 알고난 후 자신에 대해 솔직해야 함을 느꼇다. 음악이 날 위로해줄 땐 나와 같은 고민이 담긴 것이 최고임을 알았다. 윤종신의 음악에는 약간의 설렘과 수 많은 미련이 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내딛는 풋내나는 사랑의 첫걸음이, 제 혼자 추억하는 쓸쓸한 행복의 시간들과 미련들이, 그의 앨범엔 가득하다. 참 많이 닮았다. 가만히 듣다 보면 그의 남자들이 하는 시작과 끝은 나와 많이 닮았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윤종신의 음악이 나와 닮아 있었으면 좋겠다. 그도 늙고 나도 늙고, 점점 어른이 되갈 수록 더 공감하고 가끔은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줬으면 좋겠다. 유희열은 윤종신의11집 발매를 앞두고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한국에서 어덜트 컨템퍼러리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가 윤종신이라고. 나도 동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그런 가수였으면 좋겠다. 가수중에 아티스트가 몇 없고, 아티스트 중에 공감할 이도 몇 없으니, 그를 계속 응원해야 겠다. 월간 윤종신을 묶어 연말에 앨범을 낼텐데, 무슨 일이있어도 꼭 사야겟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응원일테니.  

 인간 윤종신이 어떤 사람일진 모르지만, 라디오나 티비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그에 대한 형상은 자신의 음악 만큼이나 정도 많고 따듯한 모습이었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음악과 저런 유언을 남긴 이가 나쁜 사람일리는 없을 것같다. 내가 눈물이 많은것도 있지만 저 영상은 정말 눈물난다. 그가 이야기 한것 처럼 그의 멜로디, 이야기, 웃음들... 가능한한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윤종신씨가 이 글을 읽을리는 없겠지만 한마디 하고싶다. 정말 고마워요.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윤종신이란 정서를 이야기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반말로 호칭했지만, 정말 존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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