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30. 06:48 Film Diary/Review
영화의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너무나도 장황하다. 가출을 한 건방진 소녀 디디는 이복 오빠의 집을 찾아간다. 그녀가 처음 오빠의 집을 방문했을때 그녀를 반기는건 오빠가 아닌 그의 남자친구이다. 오빠의 남자친구? 그렇다. 디디의 이복오빠 빌은 게이이다. 그리고 빌의 남자친구는 매트 역시 게이인건 당연 하지만 디디의 유혹에 넘어가 그는 양성애자로 돌아서고 매트와 디디는 빌의 돈을 가지고 도망을 간다. 빌의 옆에 항상 같이 있는 사람이 한명 있다. 빌의 전 남자친구 의 여동생이다. 참고로 그 둘은 학교 교사로서 친분이있으며 이름은 루샤이다. 루샤의 오빠이자 빌의 전 남자친구인 톰은 병으로 세상을 뜨고 없다. 매트의 전 남자친구인 제이슨과 경찰관 칼 그리고 디디가 임신한 아기의 아빠인 랜드에 관한 설명까지 하자니 이게 무슨 시험 보는것도 아니고 여기서 일일이 나열하다 보면 점점 고문에 가까워질것 같아서 관둘란다. 확실한건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더럽게 많고 내용역시 복잡하다는거다. 안그래도 복잡해 죽겠는데 이 건방진 소녀는 일방적으로 나레이션을 비틀어 관객을 속이고 슬며시 거짓정보까지 흘리는 발칙함을 선보인다. 16세 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악하고 버릇없는 소녀는 부모없는 버르장머리로 일관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런 오만방자함과 삐뚤어진 나레이션에 있기에 뭐라 따질 생각은 없다. 만약 게이와 음란한 10대가 나와 이리저리 치이고 뒤섞이는 영화를 아무 설명없이 보여줬다면 이미 이 영화에 대해선 깨끗이 잊었을게다.
요로코롬 삐딱하고 변칙적인 영화에서도 결국 결승점엔 사랑이 있다. 화려한 나레이션을 제끼고나면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남는다. 사랑따위 무의미한 감정은 개나 줘버리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색에 몰두하던 디디의 얼음장같은 심장을 살며시 녹여준 인간 사이의 애정 교류. 희안한 이야기들을 한데 묶어놨지만 결국 한 소녀의 성장 영화이기에 말미에 가면 어쩌면이란 가정법으로 슬며시 진심을 내비친다. 수 많은 일들을 겪고 나서야 그녀는 쪼금은 생각을 바꾼듯 보인다. 꼼짝도 안할 것 같은 그녀의 차가운 마음도 게이간의 이성간의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랑과 사랑을 겪고서야 아주 살짝 따듯해진다. 완전히 인정한건 아니지만 그녀는 많은 경험 속에서 약간의 느낀점이 있는듯 했다. 내레이션을 지 맘대로 이용하기에 진심따윈 우리가 추측해야 겠지만 다시 모두의 곁을 떠나려던 그녀가 결국 떠나지 않은걸 보면 '어쩌면 ... '이란 가정으로 섹스와 사랑의 소중함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준 인간관계의 가치를 아주 조금은 느낀게 아니려나. 건방진 나레이터 역시 소녀이기에 관객들에게 말하기 쑥쓰러웠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마지막 장면에서 멋드러지게 담배를 피우며 관객들에게 외친다 ' GO' 가버리란다. 매몰차게 관객들을 내쫏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그녀는 무조건적인 섹스에서 그 반대편으로 눈을 돌린다. 사랑이 있는 그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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