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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갈리피아나키스 Zach Galifianakis - 공존의 매력

2010. 12. 11. 23:48 Film Diary/Column



 이상할정도로 배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편이다. 작품이나 연출자에 비하자면 연기자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적은편이다. 근데 요즘 묘하게 눈을 끄는 배우가 있어 짧게나마 기록해보고자 한다. 그의 이름은 Zach Galifianakis. 국내에선 개봉하진 못했지만 미국내에선 R등급 코미디물의 흥행역사를 새롭게 쓴 히트작이자 골든글러브에서 코미디부문 작품상까지 거머줘버린 골때리는 물건, <행오버>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존재를 알린 이다.

 <듀데이트>를 통해 재회한 연출자 토드 필립스와 잭 갈리피아나키스의 조합. 스타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합세와 전작의 메가히트 덕분에 (한발 늦긴 했지만) 국내에서도 스크린을 통해 이들의 정신나간 코미디를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극장에 앉아 있을때는 정신없이 낄낄데느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몇일이 지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배우에겐 전에없던 캐릭터성이 숨겨진듯 했다. 



 전에없다는 느낌은 완전한 창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같은 시대에선 사샤 바론 코헨같은 작정한 엔터테이너가 아닌 이상 온전한 의미의 새것이란 존재하기 힘들 것이다. 내가 바라본 잭 갈리피아니키스의 연기속에는 독창적인 새로움보단 기존 캐릭터의 현명한 공존이 느껴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일 수도 있지만 거칠고 유별난 그의 외모 속에는 드라마같은 연민이 흐르고 있다. 가장 쉽고 정확한 예시라면 잭블랙과 스티브 카렐의 동거 정도가 되겠다. 잭블랙과 스티브 카렐은 어찌보면 너무나 거리가 먼 희극인일 수 있다. 잭블랙이 환상같은 존재로서 일상을 해체하고 스스로가 이야기를 발산해내는 스타일이라면, 스티브 카렐은 지극히 평밤한 일상속에 파묻혀 현실에 벽에 자꾸만 부디치고 넘어지며 연민의 이야기를 홀로 씹어 삼키는 이다. 현실을 깨부시는 부적응자와 현실에 자꾸만 미끄러지는 부적응자.

 잭 갈리피아나키스의 많은 연기를 본건 아니다. 4,5 작품을 통해 전달받은 그의 연기 속에는 분명히 저 둘의 기묘한 동거가 느껴진다. 세상에서 가장 당당한 기세로 발을 들여 놓곤 연민의 씨앗을 이리 저리 흘리며 주변과 소통하려는 그의 몸부림은 극단의 최고치는 아니지만 어느 가운데점 쯤에선 평균 이상의 즐거움으로서 관객에게 익숙한 새로움을 선물한다. 
 


 공존의 매력이 가득한 이 배우는 극단의 장점을 취함과 동시에 각자의 단점도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리라 믿어본다. 환상처럼 톡톡 튀지만 지나치게 극의 분위기를 뜨게 만드는 어느 이의 결함과 세상과 사람을 읽을줄 아는 현명한 캐릭터임에도 대본과 연출의 지대한 영향을 받는 어느 누군가의 약점을 특유의 연민어린 괴상함으로 뛰어 넘길 바래본다.

 물론 <스쿨 오브 락>의 주인공을 잭 블랙보다 통쾌하게 해낼 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피스>의 마이클은 스티브 카렐 그 자체다. 배우를 거쳐 캐릭터가 완성된 케이스다. 잭 갈리피아나키스의 적절함은 이들의 극단적 매력을 뛰어넘진 못한다. 적어도 아직까진 말이다. 비록 40대에 접어들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꾸준하고 현명한 선택을 이어가며 익숙한 새로움의 진정한 매력을 전세계인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응원해본다.

 한가지 불안한 점은 토드 필립스 감독의 3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는 그의 최근 행보다. 블루칩으로 떠오른 만큼 다양한 작품들을 하고 있으니 스스로 경계하며 자신의 매력을 다양한 방향으로 발산하는 희극인이 되었으면 한다. 이점에선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있는 송새벽씨의 행보가 떠오른다. 너무 짧은 시간안에 한가지 모습만 반복해서 보여주게되면,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함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한미 양국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두사람이 현명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길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 <듀 데이트>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남자, 은근히 드라마에 탁월하다. 아닌가? 코끝이 찡했던건 나뿐인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코미디에 안착했고, 잭 갈리피아나키스는 드라마에 안착했다. <듀 데이트>는 오랬동안 기억할 괜찮은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될것같다. 물론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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