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얼른 보고픈 영화를 이야기 해보라면 라이언 레이놀즈의 극단적 스릴러 <Buried>와 함께 주저없이 <The Illusionist>를 외칠것이다. 프랑스에서 날아온 이 인간미 넘치는 애니메이션은 <벨리빌의 세 쌍둥이>로 주목을 끌었던 실방 쇼메의 신작이다. 이미 프랑스와 영국에선 개봉했었기에 꽤나 예전부터 트레일러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번 미국내 크리스마스 시즌 소규모 개봉에 맞춰 새로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니 문득 기록하고 알리고 싶은 맘에 몇자 적어본다. 몇달전 접했을땐 국적도 모른체 어디선가 딸랑 영상만 봤었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러시아에서 만든 느낌이 들었었다. 이번에 자세히 찾아보니 프랑스 사람이란다. 그 사람들은 참 이쁜걸 잘 만들어내는것 같네. 이쁜 나라에 살아서 그런가. 여튼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추세를 거스르는 온화하고 고풍적인 이미지는 낯선동시에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디즈니에서 선보였던 평면의 재발견과는 또 다른 느낌의 감성이 뭍어있었다.
늙고 빛바랜 프랑스 마술사가 스코틀랜드로 떠나는 과정에서 어린 소녀를 만나 겪게되는 소소한 여행담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란다. 몇몇 국가의 개봉은 물론이고 여러 영화제의 상영을 통해 이미 칭찬이 자자하다. 모두들 한결같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따듯한 동시에 재밌기까지한 작품이라며, 감동도 있는 작품이라며, 괜한 겉치레없이 담백하고 순수한 감상평들을 써놓는거 보니 트레일러가 보여주는 종잇장같은 감성이 작품 전반에 고스란히 담긴 영화인가 보다.
이쯤되면 기대감에 대한 왈가왈부는 실상 의미없음이 떠오른다. 문제는 개봉을 하느냐. 미국내에서도 소규모로 선보이는것 같던데 어느 겨울밤 서울의 멀티플렉스를 찾았을때 <The Illusionist>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12월의 어느 밤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집으로 향한다면 작품이 선물한 따스함에 추위마저 청쾌한 감동으로 느껴질것 같은대. 이건 심한 끌림이다. 정식개봉이 아니더라도 어느 영화제에서 틀어주기만 한다면 그곳이 마라도가 된다한들 날아가고플 정도의 끌림이다. 요 몇년간 극장에서 감상한 프랑스 영화들은 걸작 아니면 기적같은 행복이었다. 정말 작은규모라도 개봉했으면.
스토리 전개에 있어 대사보단 움직임과 세세한 소리에 집중하는, 눈을 시작으로 발가락 마디 마디까지 나른하게 만드는 종잇장의 따스함을 지닌, 이 작품은 가슴엔 감동을 입가엔 미소를 선물하는 작품이라고 하네. 허... 참 보고싶다. 아래 영상들은 2003년작의 트레일러와 98년작 단편이다. 점점 기발함이 휴머니즘 쪽으로 굴러가는 방향성이 읽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