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단어를 마주할때면 항상 뒤따라다니는 의문과 아쉬움이 있다. 어떤 의미로든, 어떤 사유에서든 대의와 분류를 위해 뭉뚱그려지고 분해되는 개개인의 단면들. 어쩔 수 없는 한계지만 역시나 어쩔 수 없는 미련이다. 불편한듯 편이한 기억의 눈들 모두가 소유할 수 있는 요즘, 어쩌면 완벽은 아닐지라도 일정수준 이상의 갈증은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우리는 시도때도 없이, 어쩌면 필요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으로 시간만이 기제된 수 많은 문화와 일상을 밀어넣고 있다. 먼훗날. 일상의 역사란 측면에서 이들을 뒤돌아 볼때면 파편처럼 흩어진 우리의 수 많은 기록들은, 충분한 자료인 동시에 흐름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여기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매체의 긍정적 장악이 있어 기대감을 걸어본다.
2010 년 7월 24일,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몇몇가지 기준점을 찍어 지구별을 하나로 묶는다. 숫자로 명시된 제한적 시적 범위와 햇빛과 달빛이라는 단 하나의 조명 그리고 닮은듯 다른 수십의 언어와 감정들. 리를리 스콧과 케빈 맥도날드는 보편적인 통로를 통해 국적불문, 주제불문의 일상을 모집한다. 한 가지 조건은 2010년 7월 24일의 일상이여야 한다는 점, 개인적으로 가장 흥분되는 단서다. 세계각지의 생활인들이 하루의 일상을 담아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업로드한 것을 리를리와 케빈의 선택으로 다듬고 이어붙여 한편의 영화로 탄생시켰다.
<Life in a day> 197개국의 45개국어로 구성된 8만여개의 하루. 비록 95 분의 최종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해프닝은 그 과정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추억이며 모두에게는 소소한 역사가 됐을 것이다. 편집과 연출을 맡은 케빈 맥도날드 감독은 이번 작품을 미래 후손들에게 건내는 어떤 하루의 타임캐슐이라 칭했으며, 선댄스 집행위원장 존 쿠퍼는 이 작품을 영화제에 추가하며 전 세계인의 스토리텔링 지원과 경험과 감정표현에 대한 플랫폼 기능으로서의 역활을 언급했다. 뜨겁고도 이토록 따스한 해프닝의 핵심을 비춰주는 좋은 취지들이다.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명쾌한 설명이다. (트레일러에서 가장 눈부신 단어 역시, Filmed by YOU)
이 작품은 지금껏 2가지 방식으로 공개되었다. 지난 선댄스를 비롯한 몇몇 영화제 상영과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단 한번의 유튜브 중계. 솔직히 말해서 간발의 차로 중계를 놓치긴 했지만, 이처럼 스펙터클한 로케이션과 신선한 내러티브의 다중플롯으로 구성된 의미있는 작품을 극장에서 처음으로 접할 생각을하니, 이 역시 나쁘지 않은것 같다. <인사이드 잡> 의 정식개봉을 바라보며 이번 작품, 그야말로 영상매체의 새로운 바람으로 기억될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극장에서 마주할 날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 귀여운 트리비아는 본 작품의 북미 개봉일은 2011년 7 월 24 일이다. IMDB rate - 8.4 (491 vote)
트레일러를 살펴보면 감상자들에게 인사를 건내는 한 사나이가 있다. 이번 작품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2001년 부터 9년간 자전거를 타고 190개국을 돌아다닌 자전거 탐험가 윤옥환씨 이다. 여행이란 특수성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조건이지만 같은 나라 사람을 이런 곳에서 마주하는건 꽤나 신나는 일이긴하다.
몇개월 전부터 가장 소개하고 싶던 작품이었고, 얼른 완성하고픈 포스팅이였다. 어쩌다보니 이제야 올리게됐지만, 참 기분이 좋다. 훌륭한, 하지만 상업성의 불확신으로 인해 주류에선 밀려난 타국의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정말로 즐겁다. 인터넷은 일단 언어로서 구획을 나눈 후, 주제로서 각자의 틀을 완성하는 느낌이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한국어로 이뤄진 정보를 접하며, (이런 페이지를 떠도는 우리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다. 수 많은 블로거와 정보제공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떼어놓고 읽는다면 분명 무게감있고 존재가치 있는 조각으로서 각자의 몫을 다하고 있지만, 다소 편중된 경향이 보인다. 영화정보의 장이라는 틀 속에 그들의 조각들을 모으면 대부분은 겹칠것이며, 커다란 덩어리 사이사이로 무수히 많은 빈큼과 공백이 생길 것이다. 발견은 거창하고 필수는 과하지만, 이런 비상업적 작품에 대한 소개와 공유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전시를 위한 단문의 감상보단 잠시의 흥분과 유익한 교류가 가능한 이와같은 기회가 더 늘었으면 한다. 언젠가 불어와 일어도 공부하고 싶다. 깊이도 중요하지만 폭의 매력에 점점 빠진다. 본편과는 다소 무관하나, 상당히 매혹적이고 경쾌한 트레일러를 마지막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