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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의 협력자 샐리 멘케 - Hi Sally

2010. 12. 4. 22:22 Data/Video


DVD 타이틀 속에는 제값을 하는 재미들이 있다. 수십 수백의 인력이 동원됨에도 정작 영화를 떠올려볼때면 감독과 배우 그리고 몇몇 주요 스텝의 이름만 아른거리는게 사실이다. 작품성을 논하고 평하는데 있어 그들의 땀방울은 논외로 하는것이 기본이기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됨에 있어 누군가가 일궈낸 소중한 결실들은 쉽게 잊혀지고 때때론 존재조차 의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의 직업적 업무가 뭐 그리 주목할만한 일인가 싶겠지만 관객들에게 있어(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은 관객) 그들이 영화속에서 버텨낸 위치와 노력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긍정적 감흥을 선사한다. 좋게본 영화에는 무한한 애정과 함께 호기심의 답안을 선사하기도 하고, 싱겁게 본 영화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의 뜨거웠지만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노력 정도는 느끼게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DVD의 스페셜 피쳐를 챙겨보는 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긍정적인 느낌을 선사하는 썩 괜찮은 경험이다. 

 DVD 타이틀의 또다른 재미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북적대며 피어올린 현장의 즐거움이다. 상업적 목적하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영화는 백년 이상을 제품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해오면서 때론 예술로 때론 오락으로 그 균형점을 옮겨가며 지금의 자리에 도착했다. 그 과정속에서 영화를 오락거리 삼아 찢고 오려붙이며 성장한 세대들이 어느정도의 궤도에 오른 요즘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힘들긴해도 꿈을 현상하는 오락의 '터'가 된다. 일반화 할순없는 명제이지만, 분명히 이런 영화놀음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건 사실이다. 


 내가 아는한 가장 즐거워 보이는 촬영터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그곳이다. '우리는 영화를 사랑한다'며 촬영장에서 목청껏 소리 높이는 그와 동료들의 모습은 진정 즐길줄 아는 이들의 행복함이 철철 넘쳐난다. 새로운 세대의 시작을 알린지 벌써 20년이 가까워 지지만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의 현장은 여전히 젊고 해맑았다. 

 얼마전 <데스 프루프>의 DVD를 보다 <Quentin's Greatest Collaborator : Editor Sally Menke> 라는 부가영상을 접하게 됐다. 타란티노의 영원한 협력자 Sally Menke를 위한 배우와 스텝들의 장난스런 안부는 마냥 우스꽝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그 속에는 즐거운 현장의 생생함이 잘 담겨있기에 본 포스팅에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Hi Sally>로 불리는 이 영상은 현장이 아닌 작업실에서 타란티노에게 힘을 싣는 편집기사 Sally를 위한 선물이다.  

 타린티노를 떠올리면 로드리게즈의 이름이 가장 먼저 딸려오지만 사실 작품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편집기사인 Sally Menke 이다. 나역시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저수지의 개들>부터 작년에 개봉한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까지 타란티노의 모든 작품을 자르고 붙여넣은건 그녀의 솜씨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에 대한 타란티노의 애정은 남다르다. 현장 밖에서 외롭게 작업하는 그녀를 위해 <데스 프루프>와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의 현장인들은 Hi Sally를 사이 사이 외친다. 훈훈하고 즐거운 영상이니 타란티노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보시길.  




참고로 쿠엔틴 타란티노와 샐리 멘케의 협업은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를 끝으로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죽음을 맞이하기엔 너무나 젊은 56세의 나이로 샐리 멘케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며 감탄하고 전율했던 사람으로서 타란티노의 영원자 협력자 샐리 멘케의 죽음을 뒤늦게나마 애도한다. 


 


  Good bye, S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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