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밝아올때마다 홀로 설레하며 반복하는 일이 있어. 올해는 어떤 흥미로운 작품이 개봉할 것인지...
원작이 없는 영화의 경우는 개봉이 반년가량 남은 시점에선 감독의 성향 말고는 작품에 대해 추측할 단서가 별로 없거든.
어떤 영화가 무슨 이유에서 기대되는지 정확히 이야기 할 수 없는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음속에는 절대로 내게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을 몇몇 감독들이 자리잡고 있기에 홀로 설레하며 기대작들을 꼽아보곤해.
올해 초 내가 기대했던 외화는 5편이었어. 뒤틀린 아드레날린의 향이 풍겨나던 매튜 본의 <킥애스>, 사실 감독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었지만 외국 싸이트를 헤매다 우연히 접한 트레일러는 한순간에 나의 시선을 뺏어갔었지. 힛걸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 했었고, 결론적으로 신명난 영화관람이 된것같아. 그렇게 큰 기대는 안했기에 제대로된 성인용 오락영화의 등장만으로도 흐믓했던것 같아. 다음으론 폴 그린 그래스 감독의 <그린존>. 입회의 현장감을 기대한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액션물이었어. 이젠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익숙해진 이라크전의 불편한 진실은 그닥 관심이 가지 않았기에 박진감 넘치는 현장감에 확실히 몰입할 수 있었던것 같아. 극장에서 영화보는 재미를 다시한번 체감했지.
그리고 당연히 훌륭한 작품일것이라 예상했던 <인셉션>은 아쉬운 점들이 아주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놀란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놀란의 작품들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기에 <인셉션>에 대해서 미칠듯한 기대감을 가지진 않았지만, 분명히 훌륭한 작품일 거란 생각이 들었었어. 그는 메가폰을 잡은 후로 줄곧 기억과 꿈, 그리고 실체와 환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왔잖아. 그러한 주요 관심사를 총괄한 <인셉션>이 <다크 나이트> 이후에 만들어 진다니... 이는 실패할리 없는 확실한 물건이 될것 같았어. 영화 자체도 무척 훌륭하고 재미있었지만, <인셉션>을 보고 가장 기분이 좋았던 건 말이야. 지금까지는 블럭버스터 영화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며, 이곳에서 작품성과 이야기를 찾지 말라는 어느 관객과 제작자의 변명에 자신있게 내밀 카드가 없었는데, <다크나이트>에 이어서 <인셉션>에서 까지 놀란이 보여준 경이로운 균형감각 덕분에 이젠 더이상 그런 핑계가 통용되지 않을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더라.
마지막으로는 애정이 듬뿍담긴 선정. <해롤드 & 쿠마>의 3번째 스리즈야. 예전에 듣기로는 연말 개봉예정이라던데, 꼭 보고싶다. 극장에서 말이지.... 아마 안되겠지? 그래도 새로운 스리즈가 나와만 준다면 정말 감사할거야. 난 이 멍청이들이 너무 웃겨.
그리고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이게 아마도 기대작들 중에서 마지막 극장 나들이가 될것 같아. 패러디 영화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만연하던 이들에게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정말로 끝내주는 어퍼컷이었지. 다시 한번 사이먼 페그를 이끌고 뽑아낸 <뜨거운 녀석들>은 정말 환상적인 작품이었어. 전작에서 패러디 영화의 지혜로운 예를 보여줬다면 <뜨거운 녀석들>에서는 단순히 장면과 내용을 차용하고 비트는 수준을 넘어서 장르 자체를 패러디 하는 대담한 태도에다가 재미와 화근함까지 선사하니, 이 감독의 신작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어. 신인류의 대중영화를 만든다는 에드가 라이트의 이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예고편만 봐도 그만의 몇몇 흔적이 보여서 기쁘긴 한데, 사실 처음 트레일러를 봤을때 원작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들긴했어. 시놉시스 부터 설정까지 ... 다소 유치해 보이는 원작의 틀이랄까나. 그리고 영국을 떠나서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들어온 그이기에 과거 몇몇 감독들의 불운한 징크스가 이어질까 걱정도 되기에 불안한 구석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그가 누구야.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뜨거운 녀석들> 이 두편의 네임벨류 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한것 같아. 트레일러를 보며 한 생각인데, 정말이지 마이클 세라의 얼굴은 찌질한 청춘의 상징이 된것 같아.
어떤 작품이 될것 같은지 트레일러를 보고 생각해 보자고.... 재미... 있겠지?
그리고 이건 개봉전에 공개된 remix 영상 중 하나인데, 제일 맘에 들어서 가져와봤어.
이쁘게 잘 만든것 같아.